얼마 전 이대 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일이 있었다.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기에 많은 사람이 안타까워했다. 현재 그 자세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하니 곧 밝혀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저조하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조사 가능한 224개국 중 219위이며 OECD 35개국 회원국 중에서는 최하위이다. 가임여성 한 명이 낳는 아이가 1970년에 4.71명이었던 것이 2016년에는 1.17명에 불과하다. 태어나는 아이의 전체 숫자도 2007년에 49만 명 정도에서 2016년에는 40만 명 선도 위협받았다.

정부나 언론 할 것 없이 저출산은 심각한 사회문제라며 출산율이 낮은 이유를 분석하고 있고 정부도 심각한 위기라고 하면서 출산율을 올리기 위하여 이런저런 많은 대책과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지난 10여 년 동안 출산을 장려하기 위하여 쏟아부은 예산만도 80조 원을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을 올리기 위한 정책들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해마다 태어나는 아이는 줄고 있다. 출산율이 낮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인구감소가 인구 고령화와 생산인구의 감소, 소비부진 등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야기하기에 출산율이 늘어나야 이러한 현상을 줄이거나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선은 아이를 낳는 이유가 가족과 아이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 빠져 있고 경제를 위하여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말로만 들려 불편하다. 기존에 살고 있는 사람의 부양과 경제를 위하여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말인가?

접근부터 잘못되었다. 논의의 출발은 출산과 이로 인한 부모와 태어나는 아이의 행복이어야 한다. 아이를 낳으면 행복한가, 그렇지 않은가라는 것에서 출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으면 훨씬 행복하고 그에 따르는 부수적인 효과로 사회·경제적인 발전도 가져온다는 식으로 말이다. 접근 방법도 잘못되었거니와 개인적으로 더 나아가 출산율이 낮으면 사회·경제적으로 단점만 있다는 시각에도 동의하기 어렵다. 출산율은 낮고 인구는 고령화되어도 그에 맞도록 사회가 적응할 수도 있고 또 그에 따른 새로운 시장이 얼마든지 등장할 수도 있음에도 지금 현재 상황을 기준으로 출산율이 낮으면 우리의 미래가 암울하다고 하는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남한보다 면적이 조금 큰 아이슬란드는 전체 인구가 34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위에서 본 것처럼 한 해 태어나는 아이의 숫자가 40만 명이 넘는다. 아이슬란드의 인구가 적어 우리보다 불행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는 인구가 지나치게 많아 지금보다 더 인구가 적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출산율이 낮아지고 점차 인구가 줄면 우리 사회가 노령화되는 등으로 몇십 년간은 경제적으로 힘들겠지만 그 시점을 극복하고 나면 지금보다 줄어든 인구로 훨씬 쾌적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도 이러한 주장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미래는 노동집약적 산업이 위주이거나, 오로지 인구가 그 나라의 국력을 상징해 주는 사회도 아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많은 인구를 기반으로 한 내수를 바탕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 경제를 이유로 출산율을 올려야 한다는 논리는 별로 설득력이 없다. 인구가 줄어들면 지금보다 좀 더 넓은 공간에서 더 행복하게 살 수도 있지 않을까?

만약 진짜 출산율이 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근본적으로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 삶이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와 대책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아이를 낳는 것을 당연히 생각하여 출산율이 올라가지 않을까. 출산율을 늘리려면 지금처럼 정책이 어떻니, 인구가 줄어들게 되면 어떻니 하는 식으로 경제적 측면만을 강조하여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아이를 낳게 되면 아이를 낳지 않을 때보다 훨씬 행복하다는 점을 설득시키고 그러한 사회가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노동력의 재생산적 측면에서만 출산율을 바라보지 않아야 한다. 출산율을 올리려는 시도는 아무리 많은 예산을 편성하여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행복지수가 올라가지 않는 한 효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부산지방변호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