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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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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3-27 19: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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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동안 우리는 기적 같은 일들을 경험하였다. 스케이팅 종목 외에 동계올림픽 분야에 있어 불모지와 다름없는 우리나라에서 스켈레톤의 윤성빈, 컬링의 팀킴, 스노보드의 배추보이 이상호, 남자 봅슬레이 4인승 팀 등이 놀라운 성과를 이룬 것이다. 패럴림픽에서도 신의현 선수를 비롯하여 많은 선수가 철인 같은 힘을 보여주었다. 그들의 간절함이 기적을 만들어 낸 것이다. 간절함이 전부는 아니지만 절대적인 것만은 틀림없다. 지난 10일 국제신문이 보도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소식도 간절함이 이루어낸 기적과 같은 일이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평가받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 추리소설(2012년)이다. 시골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나미야 씨가 사람들의 고민을 상담해 주면서 일어난 기적들을 추리 형식으로 다룬 이야기이다. 사람들이 고민거리를 편지로 써서 잡화점 뒤편 우유함에 넣으면 나미야 씨가 다음 날 답장을 넣어주게 된다. 나미야 씨가 처음 상담을 시작한 것은 이 근처 아이들과의 말장난 때문이었다. 가게 앞에 ‘상품 주문 가능. 상담해 드립니다’라고 써놓았는데 아이들이 ‘그럼 나야미(고민) 상담도 해주느냐’고 장난삼아 물었다. 나미야 씨의 이름이 나야미(고민)와 비슷했기 때문이었는데 나미야 씨가 ‘어떤 것이든 다 받아주겠다’고 하면서 아이들이 고민을 상담하기 시작한 것이다.

‘공부는 하기 싫은데 성적표에는 모두 ‘수’를 받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는 식의 어린아이들의 고민으로 상담이 시작되었다. 장난기 어린 상담에도 최선을 다해 답을 주자 차츰 진지한 내용이 많아지게 되고,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어른들도 고민거리를 편지로 써서 보내오게 된다. 평범한 시골 마을의 나미야 씨는 밤을 꼬박 새우거나 며칠을 고민하면서 상담자에게 가장 좋은 답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 이후 편지를 받은 사람들의 인생이 변화되는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

나미야 씨가 죽고 난 후, 방치된 나미야 잡화점에 우연히 들어가게 된 백수 신세의 젊은 세 친구는 나미야 잡화점에서 시공간이 뒤틀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시공의 제약을 뛰어넘은 과거의 편지에 상담을 하게 되고, 그들의 해답은 상담을 신청한 사람들의 인생뿐만 아니라 청년 자신들의 인생도 변화되는 기적을 만들어 낸다. 비록 소설 속의 이야기일 수도 있겠으나 나미야 잡화점에서 일어난 기적은 타인에 대한 진심과 성실함에 있다고 생각된다. 다른 사람이 처해 있는 상황을 안타까워하고 최선을 다해 도와주고자 하는 간절함이 빚어낸 결과였다.

국제신문은 매일매일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기사를 전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일상 속에서 수많은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독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간절함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매일 반복되는 작업과정과 홍수처럼 쏟아지는 기사들 속에서 자칫 간절함을 잃지는 않을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언론인이자 대학교수로서 2006년 한국기자협회로부터 ‘기자의 혼상’을 수상한 리영희 선생은 ‘전환시대의 논리-기자 풍토 종횡기’에서 “모든 것이 가진 자의 취미와 입장에서 취재되고 기사화된다”며 “지배하는 자의 이해와 취미에서 신문은 꾸며진다”라고 유신시대의 취재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비록 오래전 유신시대의 이야기이지만 시대를 관통하여 늘 경청해야 할 충고이다.
일반 독자들은 보도의 진실성을 믿고 신문의 기사를 대부분 사실로 받아들인다. 만약 고의로 진실을 왜곡하고 주관적으로 개입하더라도 당장은 잘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드러나게 된다. 신문사나 기자들의 세계관이나 가치관에 따라 동일한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는 있다. 중요한 것은 독자들을 사랑하는 간절한 마음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작게는 한 기사를 다루는 데도 전달방식이나 내용으로 인해 혹 억울한 사람은 없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는 마음일 수도 있을 것이다. 국제신문의 수많은 기사가 간절함이 빚어낸 편지가 되어 이 사회와 부산을 변화시키는 기적 같은 일이 많이 일어나기를 소망해 본다.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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