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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학회 개최 편리한 부산을 기대하며 /김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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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8-05 18: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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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항저우에 몇 년 만에 강의 초청을 받아 다녀왔다. 동아대 의과대학과 자매결연한 항저우 저장대학의 심장내과가 주최한 심혈관 바이오헬스 포럼에 초청을 받아서다. 5년 만에 본 항저우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몇 가지가 있었다. 우선, 아침에 첸탕강 너머로 보이는 뿌연 안개와 미세먼지가 마음에 걸렸지만 항저우 사람들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듯했고 거리에 마스크를 쓴 사람도 많지 않았다. 미세먼지가 눈에 띄게 많아진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이었다.

신도시에 생긴 대형 빌딩은 발전하는 항저우의 경제 상태를 말해주는 듯했다. 유명한 관광지인 서호에서는 여전히 많은 인파가 몰려 토요일 저녁의 교통은 이전보다 나빠졌다. 신·구 도시의 조화를 볼 수 있었다. 게다가 학회에 참석한 중국 심장내과 의사들의 강의 수준과 내용이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심장학회 회원자격을 갖췄다.

10년 전에 인상 깊게 보았던 장예모 감독의 ‘인상시후(印象西湖)’를 다시 볼 수 있을까 해서 찾았더니 ‘G20 2016년 버전’으로 탈바꿈했다. 현대적으로 바뀌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부럽고 인상 깊은 변화는 항저우에서 창업했고 여전히 항저우 바로 인근에 본사를 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미래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마윈 회장이 저장대병원에 엄청난 기부를 해 병원과 캠퍼스를 신축 중이라는 얘기였다. 의기소침해 있는 우리 병원의 젊은 교수와 비교해 자신감 넘치는 항저우 의사들이 솔직히 부러웠다.

항저우를 다녀와서 부러웠던 점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항저우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인 서호에서 인상시후 공연을 20년째 하고 있다. 호수를 배경으로 한 공연 콘텐츠는 관광상품화에 성공해 문화관광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10년 전에 애잔했던 스토리가 기억나 다시 찾았는데 좋았다. 새로워진 버전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사는 부산 해운대도 유명한 관광지인데 왜 이런 콘텐츠가 없을까.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 회장은 세계에서 수위를 다투는 굴지 기업의 대표가 되었지만 본사를 옮기지 않고 항저우 인근에 두고 있다. 이는 항저우에 대한 자부심과 애향심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정말 부러웠던 것은 마윈 회장이 항저우 저정대학병원에 막대한 돈을 기부해 캠퍼스병원을 신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를 초청한 의사가 신축 중인 병원에서 대외협력처장 역할을 하며 향후 연구와 대외교류 비전을 말해주는 동안 부러움의 눈길로 듣기만 했다. 도대체 부산의 알리바바는 없는지, 부산 기업인들에게 묻고 싶다.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심장학회(APSC)에 발표차 다녀왔다. 타이베이 국제컨벤션센터(TICC)를 중심으로 무역회관, 그랜드하얏트호텔 등이 인근에 있어 편리했다. 일본 주요 도시에도 고속철도인 신칸센의 역 근처에 학술행사를 할 수 있는 컨벤션센터가 호텔과 함께 있다.

부산에는 벡스코가 있지만 주로 전시행사용 시설이어서 의학학회 같은 중소 규모 학술행사를 치르기에는 불편하다. 더구나 벡스코 주위에 걸어서 갈 수 있는 호텔도 소수다. 행사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특급 호텔급 규모도 아니다.

2015년 개장한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도 학술행사를 치를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주위에 호텔이 없고 보행 덱이 아직 설치되지 않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중소 규모 학술행사는 부득이 비싼 호텔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최근 다국적 제약사협회가 관광지나 바다가 보이는 특급호텔에서 열리는 학술행사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필자가 매년 어렵게 유지해오던 국제학술행사도 더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됐다. 다국적 제약사들의 지원이 끊기면 향후 국제의학학술행사를 할 수 있는 곳은 서면 부산롯데호텔밖에 없게 된다.

부산시가 MICE산업을 육성한다고는 하지만 대형 행사 유치에만 신경 쓰는 듯하다. 대형 행사나 학회는 규모가 크지만 단발성이라 또다시 온다는 보장이 없다. 실제 중소 규모의 학회는 매년 열릴 가능성이 크다. 대안으로 부산역 인근에 중간 규모의 학술행사를 치를 수 있는 컨벤션센터를 건립하고, 향후 북항 재개발사업 계획에 학술행사 개최를 포함할 필요가 있다. 부산이 의학 등 학회를 개최하기 편리한 도시, 그래서 많은 외국인 학자가 찾아 첨단의료를 선도하는 도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동아대병원 심혈관센터장·순환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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