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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혁신도시 새 틀 짜기 /초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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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9-18 18:48:28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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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차별주의에는 성차별, 연령차별, 인종차별이 있다. 차별주의의 우려가 충분히 있는 고약한 구조적 불평등과 격차가 우리나라에 존재한다면 그것은 학력 격차와 지역 격차이다. 북유럽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행복국가는 소득 격차, 학력 격차, 지역 간 격차가 크지 않은 사회라고 한다면 UN 발표 행복국가 57위인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 등 심각한 지역 격차 사회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 대표연설에서 수도권에 남아있는 공공기관 중 122개를 지방으로 이전하기 위해 당정 협의를 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번에 거론한 수도권 공공기관에 5만 8000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어서 현재 인원이 그대로 이전하게 된다면 지금까지 혁신도시에 이전 계획된 공공기관 115개 4만1548명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총리 재직 시 강단 있는 대처로 주목을 받았던 그가 새로운 균형발전정책 프레임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 간 불균형 및 수도권 일극 집중 심화, 지방소멸, 강남 부동산값 폭등 등 공간적 차별문제에 대해 이렇다 할 체감적 정책이 빈약했던 시점에 커다란 공간정책의 화두를 던진 셈이다.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최우선 국정철학으로 생각하여 스스로 지역 대통령으로 불리길 희망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재임 때부터 시작한 혁신도시는 이전 공공기관을 수용하여 기업·대학·연구소·공공기관이 서로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혁신여건과 수준 높은 정주 환경을 갖추도록 기획된 프로젝트이다. 수도권과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된 세종시, 정부청사가 있는 대전시 등을 제외하고 전국 10개 시·도에 건설된 혁신도시는 지역 성장거점 구축을 통한 국가균형발전을 목표로 조성되었다. 2007년부터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시작하기로 하였지만 2008년 금융위기 봉착,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등으로 미온적 대응을 거치다가 이제 1단계가 마무리된 상황이다.
혁신도시로 인해 비수도권의 중추 관리기능의 확충, 인구 분산, 지역인재의 고용 등 직접적 효과가 있었지만 가장 가시적인 효과는 지방세수의 확충이다.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으로부터 발생한 지방세 수입은 7600억 원 정도이며 부산만 하더라도 작년 한 해 4059억 원으로 전체 절반을 훌쩍 넘겼다. 2018년 전국 혁신도시의 전체 재정수입은 2조 523억 원으로 증가율은 2015년 대비 35.3%로 크게 증가했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성을 고려하여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첫째, 수도권 집중 해소를 위해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정책은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스웨덴 등지에서 빠르게는 1950, 60년대부터 시작돼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지역의 혁신역량과 결합하여 정책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들 나라보다 심각한 수도권 집중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훨씬 고강도의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둘째, 공공기관 이전이라는 공간의 변화를 통해 지역균형발전의 성과를 거두려면 장기간의 노력이 불가피하다. 그것이 가능해지려면 정파적 입장을 넘어서서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를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이전된 공공기관을 기반으로 산·학·연·관의 협력을 이끌어내어 혁신클러스터로 발전해야 한다. 산업적 연관이 크지 않은 공공기관도 있는 만큼 혁신클러스터의 범위를 넓혀 전략 수립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 산업 및 기술의 급변을 고려하여 유연한 대응의 여지도 남겨두어야 할 것이다. 넷째, 중앙과 지방정부 각각의 책임과 권한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고 지방정부 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부산은 가장 노른자위인 금융 및 해양 관련 기관을 유치하고도 금융중심지가 되기 위한 실질적 전략이 없었다. 더욱이 10년이 지나도록 수도권 소재의 수많은 해양수산 관련 민간기업을 유치할 입지와 계획조차 없었던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산업이나 대학과의 연계 미흡, 정주 여건의 취약성, 높은 단신 이주비율 등 현재 혁신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점도 다수 있다. 하지만 이해찬 대표의 발표로 시작된 2단계 공공기관 이전 추진 시도가 이들 문제도 해결하면서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와 지지를 통해 탄력을 받아 구체적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공공기관 이전, 행정중심복합도시 등 핵심적 지역발전정책의 성과로 지독한 지역 격차 문제를 해소하고 공간적으로 정의로우며 지방소멸이 아니라 지방 활력으로 지역균형발전의 대한민국을 굳건히 세우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신라대 기획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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