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해양수산칼럼] 미세플라스틱에 몸살 앓는 바다 /김웅서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5-28 19:07:19
  •  |   본지 2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바다는 아낌없이 먹거리를 내주는 풍요로운 곳간이다. 그물을 던지면 물고기가 가득 올라왔다. 그런데 언제부터 인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자 대형 열대 해파리가 우리 바다로 몰려들어 그물은 ‘물고기 반, 해파리 반’으로 채워졌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가 늘어나자 그물은 ‘물고기 반, 쓰레기 반’이 돼버렸다.

플라스틱의 발명은 인류 생활을 바꾸어 놓은 큰 사건이다. 인류 역사는 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시대로 이어져 왔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지금 플라스틱시대에 산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예전에는 유리 나무 쇠 등 자연 친화적인 재료로 생활용품을 많이 만들어 사용하였으나, 플라스틱이 세상에 나온 이후로는 거의 모든 소재가 플라스틱으로 대체되고 있다. 유리나 쇠, 도자기 컵은 플라스틱 컵으로, 나무나 쇠젓가락도 플라스틱 젓가락으로 바뀌었다.

통계를 보면 플라스틱 사용량이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는지 가늠이 된다. 1950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150만 t이었으나, 65년이 흐른 2015년에는 215배 증가하여 3억2000만 t에 달했다. 이러한 추세는 점점 더 가파르게 늘고 있으며, 오는 2050년에는 18억 t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0년 사이에 1200배 증가하는 수치다. 18억 t이면 사람 평균 몸무게를 60㎏이라고 가정했을 때 300억 명의 몸무게이다. 현재 세계 인구는 76억 명이다.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지구는 병들어가고 있다. 죽은 바닷새의 소화관을 가득 채운 플라스틱 조각 사진 한 장이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바닷새는 바보처럼 왜 플라스틱을 먹을까?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강한 햇빛을 받아 분해되는데 이때 디메틸설파이드(DMS)라는 화학물질이 만들어진다. 이 냄새는 바닷새들이 좋아하는 먹이인 크릴이 미세조류를 먹을 때도 난다. 바닷새는 이런 이유로 플라스틱을 자신이 좋아하는 먹이라고 착각한다.

육상에서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는 결국 바다로 모인다. 북태평양 한가운데 하와이와 북미 대륙 사이에는 해류에 운반되어온 플라스틱 쓰레기가 모여 거대한 섬이 만들어졌다. 쓰레기 섬 면적은 70만~1500만 ㎢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국토 면적과 비교하면 7~150배나 넓다. 북태평양뿐만 아니라 대서양이나 인도양에도 마찬가지로 쓰레기 섬이 만들어졌다. 얼마 전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 마리아나 해구를 다녀온 탐험가는 그 깊은 곳에서도 플라스틱 쓰레기를 발견하였다고 한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햇빛이나 바닷물, 바람 등에 잘게 부서져 점점 작은 조각으로 변한다. 커다란 플라스틱 쓰레기는 그나마 우리 눈에 잘 보이니 치울 수야 있겠지만, 잘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플라스틱 조각은 정말 골칫거리다. 최근 국민이 미세플라스틱으로 환경 문제에 부쩍 관심을 많이 두게 되었다. 우리도 미세플라스틱에서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바다에서 다양한 수산물을 얻는다. 미세플라스틱은 바다 먹이사슬을 통해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의 몸으로 들어온다.

바다에는 우리 눈에 안 보이는 아주 작은 식물플랑크톤이 산다. 우리가 먹는 홍합은 이 식물플랑크톤을 걸러 먹고 사는데, 이때 미세플라스틱도 홍합 몸속으로 들어간다. 또 대부분 동물플랑크톤도 바닷물에 떠 있는 식물플랑크톤을 걸러 먹고 산다. 이때 미세플라스틱이 식물플랑크톤과 함께 동물플랑크톤 몸 안으로 들어간다. 이 동물플랑크톤을 물고기가 먹고, 우리가 물고기를 먹으면 미세플라스틱은 결국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잘 모른다. 이에 대한 연구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미세플라스틱이 우리 몸에 들어온다고 당장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생물체에 미치는 이런저런 영향들이 보고되고 있다. 하루빨리 영향을 파악하여 미세플라스틱으로 일어나는 피해를 줄이는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우리가 편하게 쓰고 버린 플라스틱은 잘게 부서져 결국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다. 사람 손을 떠난 부메랑이 다시 돌아오는 것처럼 말이다. 플라스틱이 일으키는 환경 문제를 조금이라도 경감시키려면 지금부터라도 버리는 양을 줄여나가야 한다. 버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잘게 조각난 플라스틱을 드넓은 바다에서 일일이 찾아 없애는 일은 엎지른 물을 병에 다시 주워 담는 것보다 힘들다. 플라스틱을 줄이지 않으면 바다는 플라스틱 쓰레기장이 될 것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올 부산교육청 공무원 임용 경쟁률 15.2대 1
  2. 2“부산교육청 이전 원점 재검토…늘봄학교 등은 수정·보완”
  3. 3기장멸치축제 2년 만에 부활
  4. 4아픈 아버지 10년을 간병했는데…“게임 그만해” 잔소리에 폭행 살해
  5. 5부산 제조업 심장, 녹산산단도 성장 꺾였다
  6. 6[근교산&그너머] <1412> 부산 금정산 아기자기 능선~대륙봉
  7. 730년간 못 푼 숙원…낙동취수원 다변화
  8. 8스타벅스 ‘이브닝 이벤트’…오후 5시 이후 최대 반값
  9. 9‘사상 싱크홀’ 대부분 교차로…지반 빈틈 찾아 메우기 나선다
  10. 10부산 전역 7월까지 ‘디지털 아트’로 물든다
  1. 1학교 선후배 부산의원 박수영·정연욱, 金·韓의 책사로
  2. 2국힘 4강 경선, 당심 50% 변수…‘반탄’ 金·洪 유리?
  3. 3교통公 “싱크홀 원인 다양”…시의회 “해명에 급급” 질타
  4. 4대법 ‘李 선거법 재판’ 속도…24일 2번째 심리(종합)
  5. 5한덕수 24일 시정연설…출마 입장 밝힐까
  6. 6개헌 날선 공방…김동연 “시급” 이재명 “민생” 김경수 “신중”
  7. 7어대명 민주, 이재명=당 공약?…안갯속 국힘, 당·후보 ‘투트랙’
  8. 8국힘 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2차 경선 진출
  9. 9김경수 “최대 5조 예산 지원” 김동연 “신재생 벨트 구축”…2K 호남 승부수
  10. 10이재명은 기본소득 말 아끼는데…최저소득 공약 경쟁
  1. 1부산 제조업 심장, 녹산산단도 성장 꺾였다
  2. 2스타벅스 ‘이브닝 이벤트’…오후 5시 이후 최대 반값
  3. 3초품아, 낙동강뷰…서부산 728세대 고급아파트 선다
  4. 4부동산 묶인 가계자산 77%…내수 발목 잡나
  5. 5스테이지쇼 볼까…방탈출 미션할까
  6. 6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검찰 수사 받는다
  7. 7주가지수- 2025년 4월 23일
  8. 8재개발 구역서 해제됐던 ‘괘법1’, 9년 만에 정비구역 재지정 눈앞
  9. 9부산부터 경주·대마도까지… 부산시, 묶음관광상품 내놨다
  10. 10최고 48층 주거복합단지, 범천철도차량 부지 개발 수혜
  1. 1올 부산교육청 공무원 임용 경쟁률 15.2대 1
  2. 2“부산교육청 이전 원점 재검토…늘봄학교 등은 수정·보완”
  3. 3기장멸치축제 2년 만에 부활
  4. 4아픈 아버지 10년을 간병했는데…“게임 그만해” 잔소리에 폭행 살해
  5. 530년간 못 푼 숙원…낙동취수원 다변화
  6. 6‘사상 싱크홀’ 대부분 교차로…지반 빈틈 찾아 메우기 나선다
  7. 7명장공원 공사현장, 재해 예방 안전조치
  8. 8부산 중처법 2호사건도 ‘솜방망이 처벌’…원청 대표 집유
  9. 9오늘의 날씨- 2025년 4월 24일
  10. 10선관위 “22일 3시간 사이버공격 받아”
  1. 1강속구 잘 치는 이정후, 느린 변화구에 당했다
  2. 2롯데 깨어난 레이예스…안타왕 넘보는 전민재
  3. 3다시 뛰는 이강인, 시즌 6호 도움…PSG 30경기 무패 행진
  4. 4조던 4조2900억 원 역대 선수 수입 1위
  5. 5영화 ‘꿈의 구장’처럼…MLB, 15만 수용 레이싱장서 경기
  6. 6이정후 천금 3루타…홈 관중 열광
  7. 7우상혁 빗속 2m30 점프…亞선수권 선발전 우승
  8. 8김진욱 빈자리에 박진…진격의 롯데 이어갈까(종합)
  9. 9수영만 앞바다 대형요트 34척 열전
  10. 10크보빵에 견제구 던진 롯데…‘마!’ 먹거리에 띠부실 동봉
대선 주자 릴레이 인터뷰
“독일처럼 과감한 감세, 기업 지방이전 이끌것”
대선 주자 릴레이 인터뷰
“산은·수은 조속 부산행, 세계 금융물류수도로”
강동묵의 디톡스 [전체보기]
市 노동안전보건센터, 조속한 설립 필요하다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개발의 시대, 꼭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
우리에게 절실한 성장 마인드셋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민감 국가’ 지정 이후, 한국 과학기술의 과제
과학을 만나는 순간
국제칼럼 [전체보기]
희망 주는 정치, 지방분권 개헌에서
‘콘트라베이스’가 말을 걸어왔다
기고 [전체보기]
루마니아 원전 계속운전, K-원전도 함께 한다
부산에서 꿈을 이룬 대만 유학생, J양의 이야기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부산은 왜 망해가고 있을까
이형(고종), 이승만, 박정희, 윤석열 - 그들의 계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계와 통하는 힙한 판소리
조선시대 조상들의 고독 대처법
김창욱의 스포츠 탐색 [전체보기]
골프룰 지키면 매너가 없다?
골프 vs 파크골프, 당신의 선택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공수표로 끝난 낙수효과, 책임은 누가 지나
‘좋은’ 일자리 지키기, 중요한 이유
데스크시각 [전체보기]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
도청도설 [전체보기]
쥐 잘 잡는 고양이
수도 이전 조건
메디칼럼 [전체보기]
메포츠로 약없는 세상, 건강백세 코리아 만들기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간장 질환의 징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노키즈존과 키즈존
금정산성막걸리와 겨울 안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뇌력 키우기 제5원칙, 사회적 소통
뇌력 키우기 4원칙 ‘잘먹기’
사설 [전체보기]
국민의힘 제살깎기 말고 나라 살릴 비전 경쟁하라
‘평화와 사랑’ 유산 남긴 프란치스코 교황 애도 물결
세상읽기 [전체보기]
함께 만드는 예술, 협력으로 함께 만드는 사회
프로파간다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전쟁과 장터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제언
양질의 지속 가능한 건강보장을 위한 개혁 방안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무주공해(無主空海)
트럼프 2.0 그리고 대한민국 해양정책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관세 혼란의 끝이 보인다
트럼프의 속마음 읽기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주민투표로 결정되는 부산·경남행정통합
수능 폐지를 위한 10년 교육 실험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의 8대 명당, 김극뉴의 묘
퇴계 이황과 서애 류성룡의 생가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트럼프의 ‘윤석열 구하기’ 망상
문민을 국방부 장관으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특권의식
유효기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모리스 라벨
겨울 나그네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구본웅의 ‘빈대떡’
시인 권구현의 ‘금강산 풍경’
CEO 칼럼 [전체보기]
부산의 미래, 금융중심지 육성에 있다
국민연금 개정, 어떻길래?

Error loading images. One or more images were not found.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