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테이블에 들어서기 전, 대부분의 사람은 불안감과 긴장감을 느낀다. 협상이라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뿐더러 상대방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돌발변수는 없는지 등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확보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긴장된 상황 속에서 결코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고 뒤늦은 후회를 하곤 한다. 협상 테이블에서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7가지 행동 유형을 분석해보면 아래와 같다.

그림 서상균

첫째, 상대방의 첫 제안에는 절대로 ‘예스(YES)’를 외치지 말라. 상대의 첫 제안에 대해 당신이 곧바로 예스를 외치면, 상대방은 이를 고마워하기보다 더 얻어내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워하고 후회하게 된다. 또한 일반적으로 협상에서 상대방의 첫 제안은 최선의 제안이 아닐 확률이 크다. 이유는 간단하다. 첫 제안에서 최선의 카드를 꺼내들었는데, 상대방이 이에 대해 반박을 하면 더는 물러설 곳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방의 첫 제안에 YES를 외치는 것은 협상 결과나 만족도 측면에서 결코 현명한 선택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둘째, 앉자마자 ‘가격’ 이야기를 꺼내지 말라. 상대방이 설득되는 과정을 분석해보면 감정, 인식, 행동 순서로 설득됨을 알 수 있다. 즉, 감정적인 부분에서 먼저 호감을 느끼고 우호적인 감정을 느낄 때, 비로소 상대방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최종적으로 내가 원하는 행동이 이끌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협상 테이블에서 감정지불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감정은 협상에서 쓸데없는 것으로 여기면서 배제시키고, 본인이 원하는 포인트만을 상대방에게 캐묻기 시작하면 상대는 불편함과 적대감을 느끼게 되고, 이것이 협상을 망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셋째, 주어진 권한 밖의 협상을 하지 말라. 협상에서 상대에게 지는 것보다 더 치명적인 것이 주어진 권한 밖의 협상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협상 테이블에 들어가기 전, 자신에게 어떤 권한이 있는지, 자신이 이번 협상 테이블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어디까지이고, 결정을 유보해야하는 사안은 어디부터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넷째, 서둘러 협상을 끝내려 하지 말라. “이 정도면 된 것 같은데 빨리 합의하시지요”라는 말을 내뱉는 순간, 상대방은 당신이 목표치 이상의 만족스러운 지점에 도달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이때부터 상대방은 당신에게 추가적인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극단적으로 시간에 쫓기고 있지 않는 이상, 서둘러 협상을 끝내려 하지 말라.

다섯째, 당신이 최종 의사결정권자라고 말하지 말라. “이 문제는 제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의사결정권자와 상의 후 이틀 내로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 말은 실제 협상 테이블에서 즉답을 피하기 위해 가장 많이 활용하는 협상기술이다. 당신이 설령 최종 의사결정권자라고 하더라도, 최종 의사결정권자임을 밝히지 말라. 이유는 간단하다. 의사결정에 대한 즉답을 요청할 경우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인이 최종 의사결정권자라 하더라도, 함께 일하는 동업자, 투자자,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 등에 의사결정권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현명하다.

여섯째, 협상결렬대안(배트나)도 없이 협상 테이블로 향하지 말라. 협상력의 차이를 규정짓는 가장 결정적 요인은 협상결렬대안이 있는지 여부이다. 협상학에서 협상결렬대안을 배트나(BATNA)라고 한다. 즉, 상대방과의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취할 수 있는 확실한 대안을 확보하고 있다면 당신은 협상력에서 밀리지 않는다. 따라서 협상에 임하기 전 반드시 배트나를 확보하라. 배트나 없는 협상은 총 없이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다.

일곱째, 어떠한 경우에도 비즈니스 매너를 망각하지 말라. 협상이 안 풀린다고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거나, 상대방에게 무례한 언행을 하는 것은 협상 하수가 하는 전형적 행태이다. 협상을 통해 손해 본 것은 다시 회복할 수 있지만, 비즈니스 매너를 망각해 신뢰를 잃고 이로 인해 틀어진 관계는 영원히 회복할 수 없다. 비즈니스 매너는 신뢰의 시작이고, 프로페셔널의 최소한이다.

법무법인 율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