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옴부즈맨 칼럼] 맛집의 진정한 멋을 느끼고 싶다 /김두진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0-29 20:00:48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매주 목요일이 기다려진다. 시장 골목 국밥집부터 동네 빵집을 거쳐 고급 레스토랑의 일류 요리까지 우리 일상 생활공간 구석구석 숨어 있는 ‘맛’의 향연으로 초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감칠맛 나는 스토리 전개로 굳이 ‘맛집’을 찾지 않아도 강력한 침샘 자극을 경험하곤 한다. 일상에서 사람이 먹고 마시며 살아가는 이야기가 묻어나는 곳이 음식점이라 할 수 있다. 하루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의 안식처를 찾고자 퇴근 무렵이면 삼삼오오 짝을 지어 향하는 곳이 ‘맛집’이다. 맛있는 음식들로 채워진 밥상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끼곤 한다.

‘맛집’ 은 단순히 우리의 먹거리와 조리만을 소개하는 게 아니다. 한 끼 식사로서 음식은 일상이지만, 사회와 문화로서 음식은 우리 삶 그 자체다. ‘네가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를 내게 말해주면, 나는 네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라는 서양 속담이 있듯이 음식은 그 도시 내 공존하는 철학, 역사, 문화, 사회적 기능과 상징 등 광범위한 분야와 관계를 맺고 있다. 도시를 이해하려면 그 지역 언어와 일상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하지만, 지역민 의식구조와 삶의 방식을 담은 음식문화를 파악하는 것도 필수다. 사회구성원으로서 개인이 먹는 음식에는 그 사회의 판단기준과 그 지역의 정체성을 내재하기 때문이다. 먹는 행위는 사회적 활동이며, 또한 ‘함께’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그 사회의 동질감을 형성해 사회구성원 간 결속력을 다져준다. 친분을 맺거나, 우의를 다지는 방법으로 “식사 한번 하시죠”라고 말을 건네는 것도 모두 이러한 맥락인 듯싶다.

흔히 음식점 역사의 본격적인 시작은 조선 왕조의 몰락으로 궁에서 일하던 전문조리사들이 음식점을 열고, 수라를 수발했던 상궁들이 궁중음식을 민간에 전수하면서부터라고 한다. 명월관 등 여러 음식점이 한때 성황을 이뤘으나 서구의 과학적 사고방식이 유입되면서 전통음식에 대한 편견이 생기고 달콤한 조미료의 도입으로 전통적인 맛을 점차 잃었다. 이어 획일화된 입맛의 외식산업 등장으로 전통의 음식점들이 문을 닫게 되었다. 그나마 전국 몇몇 음식점만이 그 역사성을 이어갈 뿐이다.

몇 해 전부터 광풍처럼 불기 시작한 ‘음식’ 예찬은 이른바 ‘맛집’찾기로 이어졌다. 대중매체도 덩달아 ‘음식기행’이나 ‘먹방투어’에 열을 올린다. 처음엔 국내 맛집을 대상으로 하더니 이젠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그 나라와 도시의 진미를 찾아내는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시청자를 유혹한다. 그런 유행 탓인지 대중매체에 한 번 노출돼 ‘맛집’으로 소문나는 순간부터 그 집은 끝없는 대기 행렬로 기분 좋은 몸살을 앓는다. 비바람이 불어도, 한여름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에도 애오라지 ‘맛집’을 향한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하지만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찾아온 식객에게 음식맛만 전달하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음식으로 배만 채우고, 정서적인 것을 공유하는 ‘멋’을 전달하지 못함에 아쉬운 생각이 든다. ‘맛집’의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음식의 본질과 정체성을 사회적 맥락에서 고민하면서 ‘맛집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거기다 ‘맛집’의 서비스 정신도 한몫 필요하다. 음식 맛은 음식을 담는 정성스러운 손길과 손님에게 전해주는 조력자들의 따스한 손길 속에서 배가된다. 요리사의 손에서 손님의 입으로 전해지는 모든 일련의 과정이 정성과 여유로움으로 이어져야 그 맛집의 고유한 ‘맛’과 ‘멋’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요리사는 요리로 손님에게 직관적이며 감동적인 경험과 문화를 선사하고, 요리 조력자들은 손님에게 무언의 미소와 정성을 제공해야 ‘맛집’으로 거듭날 것이다.

한 가지 음식은 먹는 이에 따라 백 가지 맛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문화와 역사를 더한다면 수천 가지 맛으로 느껴질 것이다. 음식은 사유의 대상이며, 맛집은 사유의 철학적 공간이 된다. 음식은 오랜 추억과 그리움 그리고 무한한 상상력으로 만나는 사유 속에서 즐겨야 그 여운이 오래 간다. 그 여운 속에 함축된 맛집의 진정한 ‘맛’과 ‘멋’을 제대로 느꼈으면 한다.

일신설계 사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서 전문 공개
  2. 27.10대책. 실수요자 주택 구입 부담 줄인다…다주택자는 세금 부담 강화
  3. 3박원순 서울시장 북악산 숙정문 인근서 숨진 채 발견...실종 7시간 만
  4. 4부산 입주·분양권 수 억 폭등…투기과열지구 직격탄 맞나
  5. 5부산시도 고위직 부동산 조사…박성훈 경제부시장 서울 43억 아파트 등 2주택
  6. 6교내 여자 화장실 몰카, 선생님들 짓이었다
  7. 7종부세 최고세율 6%로 인상 유력…임대사업자 稅혜택 축소·폐지 검토
  8. 8정작 공무원은 NO 마스크
  9. 9구릿빛 몸체에 50배 줌 장착…갤럭시노트20 몸값 낮아질까
  10. 10국제선 인천은 뜨는데…기약 없는 김해공항
  1. 1‘추미애 입장문’ 최강욱에 유출 논란…주호영 “이게 국정농단”
  2. 2여권서도 김현미 경질론
  3. 3통합당 원내투쟁 시험대…김창룡 경찰청장 후보 ‘송곳 검증’ 벼른다
  4. 4서훈 “북미대화 재개 노력해달라”
  5. 5합천댐 물 끌어오나…정부, 부산 식수 대책 이르면 내달 발표
  6. 6서울 아파트 후폭풍…박민식·유재중·이진복 “출마 땐 처분”
  7. 7남보다 못한 우리편…시의회 의장선거 여당 반란표가 11표
  8. 8부산시장 보궐 선거에 '서울 아파트' 쟁점 점화
  9. 9윤석열 “수사지휘 존중…독립수사본부 꾸리겠다”
  10. 10정세균 “한 채 남기고 다 팔아라”…당·정·청 고위직에 부동산 ‘역풍’
  1. 1부산 입주·분양권 수 억 폭등…투기과열지구 직격탄 맞나
  2. 2종부세 최고세율 6%로 인상 유력…임대사업자 稅혜택 축소·폐지 검토
  3. 3국제선 인천은 뜨는데…기약 없는 김해공항
  4. 4국민연금 2분기 ‘배터리·소부장·바이오 주식’ 집중 투자
  5. 5노동계 9430원 인하안 제시, 경영계는 8500원으로 맞서
  6. 6부산항 안전 항만 통합플랫폼 개발 추진
  7. 7선박용 디지털 레이더 국산화, 부산지역 해양업체 힘 보탠다
  8. 8동국제강, 부산공장 컬러강판 생산라인 증설
  9. 9‘소부장’ 강국 키운다지만…수도권-지방 격차 더 키울라
  10. 10연금복권 720 제 10회
  1. 1박원순 시장 실종 신고…딸 “유언 같은 말 남기고 나가”
  2. 2박원순, 모든 일정 취소하고 오전 10시께 배낭 메고 나가
  3. 3경찰 “박원순 시신 발견 보도는 오보”
  4. 4 전국 구름 많고 무더위...‘제주·남부 장맛비 시작’
  5. 5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50명…지역발생>해외유입
  6. 6경남도교육청, 관내 현직교사가 학교 여자화장실에 몰카, 대책마련 나서
  7. 7인천 50대 여성 코로나19 양성 판정...‘성남 확진자 동료’
  8. 8은수미 시장직 유지 … 대법 “원심판결 위법” 파기환송
  9. 9경찰, 성범죄자 등 신상 공개 사이트 ‘디지털 교도소’ 내사 착수
  10. 10부산경찰, 해운대 미군 폭죽난동 엄정 대응
  1. 1‘상승세’ 부산, 10일 홈 첫 승 사냥 나선다
  2. 2“이젠 나균안”…나종덕, 롯데 개명 성공계보 이을까
  3. 3김세영·김효주 “LPGA 투어 복귀, 아직 계획 없어”
  4. 4부산·경남 2년제 대학, 야구부 창단 바람 솔솔
  5. 5이강인 ‘2호 골’ 드디어 터졌다 … 발렌시아 구한 감아 차기
  6. 6불펜 악몽 ‘롯데시네마’ 또 돌아왔다
  7. 7'야구로 하나되자' 롯데, 2차 응원 전한다
  8. 8286일 만에 터진 이강인 ‘극장골’
  9. 9손흥민 박지성 홍명보 이영표, AFC 팬투표 월드컵 베스트 11
  10. 10류현진, 마스크 쓰고 캐치볼 훈련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세계유산은 희생 없이 절대 가질 수 없다
포구예찬
기고 [전체보기]
메탄가스 감축, 생존의 문제다 /전성하
악몽 속 공연업계, 그래도 희망을 붙든다 /김광우
기자수첩 [전체보기]
숫자 너머의 의미 /배지열
공공의료 확충 꿈만 꾸면 늦다 /김준용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누가 바람과 함께 사라질까
초선 의원들은 잘할 수 있을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불교의식 음악과 춤 단상
방탄소년단 슈가와 대취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이순재의 사과와 '사소한 일' /이원
후반기 시의회 스스로 위상 강화를 /이병욱
도청도설 [전체보기]
디지털 교도소
탄소중립 실천연대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손편지의 위로
빈자일등(貧者一燈)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남도 갯벌 여름 별미 짱뚱어탕
추억이며 현재인 ‘기사식당’
사설 [전체보기]
내달 나온다는 부산 식수 대책 문 대통령 공약 이행되길
현대차도 힘보탠 ‘부산형 O2O’에 지역 기업 동참 기대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청년 기본소득이 ‘가짜 기본소득’인 이유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6·25전쟁, 끝내야 한다
코로나19와 한국의 중견국 외교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세계 최초의 추상화가
바젤리츠는 왜 거꾸로 그렸나
이홍 칼럼 [전체보기]
경제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코로나가 한국에 준 새로운 기회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민선 7기 반환점…갈 길 먼 지방분권
질본 승격 논란이 남긴 것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6월의 뱃노래
장미꽃과 하프와 5월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빈티지가 중요한가요?
감성을 스치는 샴페인과 펫낫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겸재의 신비한 그림 ‘사직송’
홍현주의 ‘소림모옥도’
  • 유콘서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