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생활과 법률] 경찰 조사 땐 ‘자기변호노트’ 챙기세요 /이일권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1-01 19:33:56
  •  |  본지 2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형사소송의 역사는 자유를 위한 투쟁의 역사다. 자유는 개인을 속박하는 굴레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얻어진다. 개인의 자유를 가장 강력하게 제한하는 주체는 바로 국가다. 수사기관은 개인을 조사하고 체포·구속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는 인권과 직결된다. 인권과 수사 또한 늘 갈등관계였다. 검찰과 경찰도 그동안 인권 개선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지난해 10월부터 사정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검경 모두 사회적 눈높이에 맞춰 인권 개선 방안을 잇달아 발표했기 때문이다. 무엇이 새롭게 달라졌는지 중요한 내용을 살펴보자. 경찰이 내놓은 인권 개선대책 중 ‘자기변호노트’ 제도가 있다. 자기변호노트는 피의자가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고 혼자서 조사를 받을 때 그 내용을 기록할 수 있는 메모장이다. 자신을 변호하는 기록을 작성해 두면 나중에라도 변호인이 노트 내용을 근거로 짜임새 있는 변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경찰서에 조사받으러 가면 민원실에 비치된 자기변호노트를 챙기는 게 좋다.

다음으로 ‘진술조서 당일 복사’ 제도다. 이전에는 피의자가 경찰에서 조사받은 후 자신이 진술한 조서를 받으려면 별도로 민원실에 정보공개신청서를 접수하거나 인터넷으로 신청해야 했다. 최장 10일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현재는 조사받은 직후 담당 수사관에게 조서의 복사를 신청하면 빠르면 그날 사본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피의자는 경찰 조사가 끝나자마자 조서 복사를 신청하는 것이 편리하다.

마지막으로 ‘진술녹음’ 제도다. 경찰 조사를 받을 때 ‘내가 진술한 대로 조서에 기재돼 있을까’라는 의문이 남는다. 만일 진술을 녹음한다면 그런 불안은 사라질 것이다. 진술녹음은 피의자의 진술 전 과정을 녹음해 저장하는 것이다. 녹음된 파일은 암호화된 후 경찰청에 설치된 중앙서버로 전송돼 보관된다. 녹음한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자동 폐기된다. 피의자나 변호인은 녹음파일 열람을 신청해 직접 듣거나 녹취록을 볼 수 있다. 복사를 신청하면 녹음기록도 제공받을 수 있다. 따라서 조사받을 때 진술녹음에 동의하는 것이 유리하다. 동의하지 않더라도 불이익은 없다.

검찰도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관행 개선안을 내놓았다. 먼저 밤 9시 이후 심야 조사가 폐지됐다. 기존 심야조사는 자정까지였지만, 현재는 밤 9시 이후 심야조사를 하지 않는다. 다만 피의자·변호인이 계속하여 조사를 원하거나, 공소시효 및 체포시한이 임박한 경우 등에 한해 예외적으로 밤 9시 이후 조사가 허용된다. 조서 열람 시간은 조사 시간에서 제외한다. 조서 열람은 밤 9시 이후에도 가능하다. 1회 조사 시간도 총 12시간으로 제한해 조사 이후 ‘8시간 이상의 휴식’을 보장한다.

다음으로 ‘피해자 변호사 조사 참여’다. 과거엔 피의자의 변호인만 조사에 참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제3자인 참고인 등 모든 사건관계인의 조사에 변호사가 참여할 수 있다. 따라서 피해자나 참고인도 조사를 받으면서 옆자리에 동석한 변호사로부터 곧바로 법률 조언을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형사사건 공개금지’다. 종전에는 검찰이 중요 피의자의 소환 일정이나 압수수색 여부 등 수사 진행 상황을 언론에 알렸다. 현재는 수사 중인 형사사건 내용을 원칙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의자 소환도 비공개로 하고 있다. ‘가족 비리’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출석하는 장면이 언론에 비공개된 것도 ‘사건관계자 비공개 소환 원칙’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경찰도 ‘보도자료’ 형식으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일부 죄 없는 사람을 범죄자로 낙인찍기도 했다. 이런 수사관행은 앞으로는 없어질 것이다.

자유와 인권의 이념은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시련을 견디며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갖고 있다. 마치 어둠을 뚫고 아주 조금씩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과 같은 것이다. 새해 경자년(庚子年)의 태양도 그럴 것이다.

변호사·법무법인 시현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벽화 명소 돌산마을(부산 문현동 판자촌) 재개발에…둥지서 내몰린 원주민
  2. 2김해 도심에 NHN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선다
  3. 3수행비서 없애고 셀프 커피…초선들 ‘탈권위’ 앞장
  4. 4이진복·유재중 먼저 시동 건 통합당 부산시장 후보 경쟁
  5. 5마린시티 국내 첫 ‘기립식 차수벽’ 가닥
  6. 6전통산업 쇠퇴, 첨단산업 소외…PK ‘러스트 벨트화(공장지대의 몰락)’ 가속
  7. 7카타르 프로젝트 수주, 조선업 부활 마중물 되나
  8. 8부산지검 부장검사, 성추행 현행범으로 체포
  9. 9사생활 침해 논란에…해운대구 ‘CCTV앱’ 운영 중단
  10. 10“보이스피싱 당한 뒤 실종된 아버지 찾습니다”
  1. 1北 김여정, 남북군사합의 파기 언급 “대북전단 조치 안하면 파기 각오해야”
  2. 2통일부 “대북전단 살포 접경지역 국민생명 위험 초래…중단돼야”
  3. 3‘기본소득’ 논쟁 격화에 한 발 뺀 김종인
  4. 4지역경제 악화 시 정부 선제적 지원 등 ‘활성화 특별법’ 국회 발의
  5. 5김여정 “대북전단 방치땐 군사합의 파기” 정부 “백해무익 행위…방지책 마련 검토”
  6. 6동구, 부산YMCA 시민회와 북항막개발 간담회 개최外
  7. 7위기산업 선제적 정부지원 규정
  8. 8여당 “하늘 두쪽 나도 5일 개원” 야당 “독재 선전 포고하나”
  9. 9수행비서 없애고 셀프 커피…초선들 ‘탈권위’ 앞장
  10. 10이진복·유재중 먼저 시동 건 통합당 부산시장 후보 경쟁
  1. 1연금복권 720 제5회
  2. 2주가지수- 2020년 6월 4일
  3. 3금융·증시 동향
  4. 45년 뒤 도심 하늘에 ‘드론 택시’ 띄운다
  5. 5'이재용 사과' 후속조치..삼성계열사 이사회 아래에 노사자문위 설치
  6. 6부산 감천항 서쪽 해역 오염퇴적물 정화사업 본격화
  7. 7LS 구자홍 등 총수일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
  8. 8전국 양돈농가 방역태세 미비
  9. 9현대차 싼타페 11만1609대 시정조치(리콜)
  10. 10우리 나라 교량·터널 연장 5744㎞…10년 만에 60% 늘었다
  1. 1부산지검 현직 부장검사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2. 2윤산터널내 3중 추돌 사고
  3. 3여행용 가방에 7시간 넘게 갇혔던 9살 초등생 끝내 숨져
  4. 4국민 절반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찬성”
  5. 5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39명…수도권에 36명
  6. 6검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7. 7주촌면 의료폐기처리시설 사실상 논란 매듭
  8. 8오거돈 성추행 피해자 “사과 받은 적 없다…합의 시도할 시 가만있지 않을 것”
  9. 9북한 황해북도 송림 동북동쪽서 규모 2.5 지진 발생
  10. 10부산지역 여성단체 “오거돈 당장 구속하고 처벌하라” 규탄 목소리
  1. 1독일축구협회, 인종차별 반대 세리머니 지지
  2. 2손흥민 “팀 동료 그리웠다…3주 군사훈련 특별한 경험”
  3. 3‘황희찬 83분’ 잘츠부르크, 리그 재개 첫 경기서 빈 2-0 승
  4. 4KBO, 8월부터 2군에 로봇심판 도입
  5. 5하위 타선도 안 도와주네…식어버린 롯데 방망이
  6. 6ESPN “NC 구창모 주목…5월 활약 미국서도 드문 기록”
  7. 7MLB 구단-노조 연봉 갈등 점입가경
  8. 8메시, 바르셀로나서 1년 더 뛴다
  9. 9세계 1위 고진영, 국내파 독무대 KLPGA 우승컵 들까
  10. 10NBA, 8월 1일 시즌 재개 추진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포구예찬
진정으로 변해가는 모두의 시간 되길
기고 [전체보기]
국산 애니메이션 방송총량제 유지하라 /김치용
폭염과의 현명한 동행 /김종석
기자수첩 [전체보기]
부산 고대사는 가야사? 신라사? /권용휘
더이상 ‘오거돈’ 궁금하지 않다 /이승륜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초선 의원들은 잘할 수 있을까
히포크라테스의 거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방탄소년단 슈가와 대취타
공연예술 패러다임 바뀐다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칼 끝 무뎌진 공정위 /이석주
장관 출신에게 관심을 /정옥재
도청도설 [전체보기]
2차 재난지원금
민주집중제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빈자일등(貧者一燈)
우리는 서로의 환경이다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김치의 딜레마
광주의 상추튀김과 쌈
사설 [전체보기]
낙동강수계법 개정안 21대 국회선 반드시 처리하라
생활 속 거리두기 한 달…산발적 집단 감염 안심 못한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
재난기본소득, 정명(正名) 아니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19와 한국의 중견국 외교
허황된 중국경사론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뒷모습을 그린 화가
권력자 마음을 꿰뚫어 본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경제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코로나가 한국에 준 새로운 기회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또 밥만 먹는 협치?
K방역의 힘 보여주는 건 이제부터다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장미꽃과 하프와 5월
문득 찾아온 토마소 알비노니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체인저
와인의 숙성, 사회의 성숙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홍현주의 ‘소림모옥도’
무명 천재 화가의 화조 민화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