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고 있지만 청년 고용 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가 악화하면서 고용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탓이다. 일하고 싶은 청년에겐 취업문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취업 의지조차 없이 그냥 쉬는 청년층을 뜻하는 ‘니트족’도 크게 늘었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 10곳 중 6곳은 상반기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란다. 정부는 5조9000억 원을 투입하는 ‘청년 고용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으나 청년 고용의 키를 쥔 기업 채용 상황이 이처럼 여의치 않으니 ‘언 발에 오줌 누기’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달 취업준비자는 85만3000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2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치다. 취업준비자는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을 위해 학원·기관 등에서 강의를 듣거나 여러 취업 준비를 하는 사람을 뜻한다. 연령별로는 20대가 58만9000명으로 가장 많고, 30대가 17만1000명으로 뒤를 이었다. 20, 30대 취업준비자가 76만 명으로 전체의 89%다. 취업준비자 10명 중 9명이 20대, 30대라는 이야기다. 지난해 2월 77만 명보다 10.8%인 8만3000명이 늘었다. 20대가 5만 명, 30대가 2만4000명 추가된 영향이 컸다. 수치로 확인하는 ‘최악’ 상황 속에 일자리를 바라는 ‘취준생’의 간절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처럼 심각한 취업난 속에 올해 고용 상황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악화하며 니트족이 급증했다는 우울한 두 가지 소식이 더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한 ‘일자리 전망 국민인식’ 조사 결과 70% 이상이 2019년에 비해 올해 고용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니트족은 43만6000명으로 2019년보다 24.2%, 8만5000명가량 늘었다. 2016년 26만2000명과 비교할 때 1.7배나 많다. 니트족 증가는 이들의 생애소득 감소와 같은 개인적 문제 뿐만 아니라 부모세대의 부담 가중, 각종 사회적 비용 유발, 잠재성장률 하락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의 청년 고용 대책에 큰 기대를 걸 수 없는 형편이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청년 디지털 일자리 6만 개 확대, 1인당 300만 원을 지원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의 청년 지원 규모 5만 명 확대 등으로 올해 청년 고용 지원 규모를 79만4000명에서 104만 명으로 확대하고 관련 예산도 4조4000억 원에서 5조9000억 원으로 늘리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지만 정작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는 따로 있다는 이야기다. 청년 디지털 일자리의 경우 단순 반복 작업 등에 그친다는 비판이 그 예다. 결국 청년 일자리 해결의 핵심은 민간 기업의 고용 확대로 모아질 수 밖에 없다. 이는 정부가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 흐름을 바꿔야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