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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추억 사진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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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 낙엽이 쌓이는 날 /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김민기가 작곡한 ‘가을편지’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의 목소리다. 세계가 좁다는 듯 맹활약하는 나윤선과 김민기의 접점은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다. 학전 소극장을 맡은 김민기가 1994년 연출가로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 나윤선은 연변 처녀 ‘선녀’ 역할로 떴고, 유럽으로 진출했다.

김민기는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의 전설로 통한다. 그가 작사 작곡한 ‘아침이슬’ 50주년 헌정 CD 음반 ‘아침이슬 50년, 김민기에게 헌정하다’에 나윤선이 부른 ‘가을편지’가 있다. 나윤선은 이렇게 소감을 적었다. “거장의 음악을 다시 해석하는 것처럼 부담스러운 일은 없다. 나의 부족함을 감추려고 애써봐도 여전히 높은 산의 그늘 아래 머무른다.” 아름다운 동행이다.

‘가을편지’는 김민기의 첫 음반을 주선했던 경음악평론가 최경식의 동생인 가수 최양숙 노래로 1971년 세상에 나왔다. 시적인 노랫말과 유려한 선율 덕분에 이 즈음이면 들려오기 시작하는 레전드 송이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 낙엽이 흩어진 날 / 헤매인 여자가 아름다워요’ 지그시 눈을 감으면 주마등처럼 세월이 지나간다. 풋풋한 청춘, 패기 넘치던 사회 초년생, 사랑과 결혼…. 그 사이 많은 사람이 스쳐갔고, 여전히 머문다. 이건 감성이 아니라 감상이다. ‘지하철 1호선’은 단군 이래 최대 위기라던 외환위기에 찌든 소시민의 삶을 보여줬다.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라는 미증유의 긴 터널을 헤쳐나가고 있다. 퍼뜩 정신을 차리고 인연이 닿았던 사람들에게 연락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스마트폰을 먼저 챙겨든다. ‘가을편지’는 손편지가 제격이지만 세상이 이렇게 변했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 모든 것을 헤매인 마음 보내 드려요 / 낙엽이 사라진 날 /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노래는 이렇게 끝난다. 애써 찾아 들은 이유는 페이스북에서 유행이라는 중장년층의 ‘20대 사진 투척’ 릴레이 덕분이다. 남성이라면 장발에 앙상하다 싶을 만큼 호리호리한 체격이 주를 이룬다. “이런 옛날 사진이…”하며 보여주는 동료의 얼굴에서 그만큼 쌓인 세월의 두께가 느껴진다.

만약, ‘가을편지’를 보내려면 우편요금은 430원이다. 9월 1일부터 규격 우편물 요금이 380원에서 50원 오른다.

정상도 수석논설위원 jsdo@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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