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통영 축제의 빛과 그림자

역사·인물 정신 받든 행사, 한산대첩·음악제 성공적

자연 바탕 지역 특색 뽐낼 트리엔날레 무대는 뒷말…역량 채울 방안 고민할 때

  • 강춘진 기자 choonjin@kookje.co.kr
  •  |   입력 : 2022-08-08 19:58:08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경남 통영은 매력적이다. 육지와 바다, 섬과 바람이 어우러진 자연 풍광이 빼어난 데다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곳이다. 다양한 장르에 걸쳐 20세기 문화를 풍요롭게 한 걸출한 인물을 배출했다. 근대산업문화 흔적이 21세기와 공존하는 고장이다.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인다. 각별한 역사 스토리와 예술가 정신을 버무린 여러 축제도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지난 6일 삼도수군통제영을 중심으로 제61회 통영한산대첩축제의 막이 올랐다. 때맞춰 지난달 말 영화 ‘한산:용의 출현’이 극장가 스크린을 장식한 터라 통영의 여름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탓에 3년 만에 찾아온 전통축제가 화제성 짙은 영화 작품과 맞물려 더 빛 나는 분위기다. 축제는 오는 14일 끝난다.

이번 한산대첩축제의 주제는 ‘장군의 눈물’. 키워드 ‘눈물’의 메시지에는 울림이 있다. 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 측은 “전쟁 기간 어머니와 아들의 죽음, 선조의 견제와 휘하 장수들과 부하들의 죽음, 그리고 피폐해진 나라와 힘없는 백성들의 고통과 죽음을 지켜보면서 남모르게 흘렸을 ‘눈물’이다”고 했다. 장군의 눈물을 고통과 슬픔을 넘어 ‘위대한 눈물’로 해석한 대목이 이채롭다. 한산대첩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이 왜군과 벌인 바다 싸움 중 가장 큰 승리다. 한산대첩 승전일(1592년 8월 14일)을 전후해 매년 8월 열리는 축제가 시대 흐름을 반영한 통영의 역사성을 높이고 있다. 1962년 시작한 축제는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받들고 있다. 현실은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와 문화예술 도시 발전에 방점이 찍혀 있을 게다. 실제 행사 기간 통영은 밤 늦은 시간에도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앞서 지난 3월 25일부터 4월 3일까지 열린 통영국제음악제는 통영이 낳은 작곡가 윤이상의 정신을 받들어 탄생한 음악예술 축제다. 올해는 ‘다양성 속의 비전’을 주제로 파격적인 퍼포먼스가 여럿 선보였다. 클래식 공연은 물론 소리꾼 이희문의 무대와 영화 ‘디 오케스트라’ 상연을 프로그램에 삽입했다. 고전과 낭만, 현대의 색채를 균형 있게 아우르겠다는 주최 측 의도가 잘 드러났다. 1999년 ‘윤이상 음악의 밤’에 이어 2000년과 2001년에 열린 ‘통영현대음악제’를 모태로 해 2002년 공식 닻을 올린 통영국제음악제는 스무 살 연륜이 쌓였다. 매년 주제가 다른 페스티벌시즌을 비롯해 아시아 음악 인재를 지원하는 아카데미시즌, 윤이상국제콩쿠르를 시행하는 콩쿠르시즌이 봄 여름 가을 진행된다. 동·서양 전통의 조화와 자연 간의 화합을 추구한 윤이상의 음악세계를 새롭게 풀어내고, 젊은 인재 발굴과 육성에 주력하는 미래 지향성이 돋보인다.

지난 3월 18일부터 5월 8일까지 마련된 통영국제트리엔날레는 ‘섬·바람’을 주제로 전통과 미술 음악 무용 연극 미디어아트 등을 한데 묶은 복합장르 축제의 장이었다. 강석주 전임 시장의 선거공약이었던 통영옻칠비엔날레가 용역 과정을 거쳐 3년마다 여는 통합형 예술축제(트리엔날레)로 이름과 내용이 바뀌었다. 먼저 출발한 한산대첩축제(역사)와 국제음악제(인물)를 묶어 트리엔날레(자연)가 통영만의 특성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3대 축제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반면 올해 첫 번째 트리엔날레는 통영의 자연과 예술을 펼쳐보이는 데는 모자란 구석이 많았다는 의견이다. 예산 80억 원에다 기업과 각종 단체 후원금까지 보태져 적지 않은 돈이 투입된 대형 축제의 성과를 점검할 때다.

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은 산하에 추진단을 꾸리는 등 의욕적으로 트리엔날레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개막 이전부터 추진단장과 예술감독 간 알력과 전문성 논란 등이 문제가 됐다. 행사 기간에도 이런저런 잡음이 불거졌다. 트리엔날레는 한산대첩축제 예산 11억3000만 원보다 7배 많은 비용을 들이고도 뒷말만 남긴 행사로 기록될 판이다. 올해 3개 시즌 통틀어 23억9000만 원의 예산이 책정된 국제음악제와 비교해 “가성비가 떨어진 축제였다”는 지적이 많다. 행사 진행 인사들만 바빴고, 트리엔날레 주인공인 예술인과 관람객은 뒷전으로 밀린 것은 아니었는지 따져볼 일이다.

통영에서는 ‘역사’와 ‘인물’을 바탕으로 한 축제가 지역 이미지와 위상을 높이는 등 무형적인 시너지 창출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이다.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유형적인 효과도 만만찮다. 덧붙여 타지와 차별화한 ‘자연’을 밑바탕으로 한 축제가 안착한다면 금상첨화다. 섬과 섬을 잇는 트리엔날레 첫 무대가 많은 숙제를 안고 막을 내린 게 아쉬운 까닭이다. 축제의 배경을 문화예술의 장으로 풀어낼 사람들의 역량이 덜 여물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자연과 사람이 어떻게 더불어 살 것인가’. 통영국제트리엔날레의 세 가지 모토 중 하나다. 3년 뒤 다음 행사를 생각한다면 되씹어볼 말이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뉴스 분석] 서부산 ‘쇼핑몰 삼각편대(롯데·신세계·현대百)’ 시너지…유통상권 팽창 예고
  2. 2일본 신칸센 멈추고 주민 대피령…삿포로·아오모리 등 혼비백산
  3. 3부산대 여자기숙사 드론 알고 보니 외주업체 야간 촬영
  4. 4“원전 밀집 부울경, 전력 다소비 수도권…전기료 차등 마땅”
  5. 5잦은 흥망성쇠, 척박한 생존환경…음모·술수가 판쳤다
  6. 6'3金 낚시론''이게 뭡니까' 김동길 교수 별세
  7. 7영화의 바다 별들 다시 뜬다…BIFF, 10일간의 항해 시작
  8. 8“전력 열세에도 적 심장부 돌진…충무공 정신이 난제 풀 열쇠”
  9. 9한미 북 추가 도발 억제용 미사일 발사...낙탄에 주민 '화들짝'
  10. 10‘역대 최대’ 부산미술제 14일 개막…직거래 아트페어도
  1. 1“원전 밀집 부울경, 전력 다소비 수도권…전기료 차등 마땅”
  2. 2한미 북 추가 도발 억제용 미사일 발사...낙탄에 주민 '화들짝'
  3. 3최인호 "HUG 권형택 사장 사의, 국토부 압박 탓"
  4. 4국감 첫날 파행 자정 넘겨 마쳐...둘째날 '부자감세' 논란 예고
  5. 5외신 “북한 풍계리 주변 활동 증가”
  6. 6민주당 "여성가족부 폐지 땐 여성 타깃 범죄 취약" 우려
  7. 7[뉴스 분석] “지금 임금으론 생활 어렵다” vs “매일 출근도 아니면서…”
  8. 8메가시티 합의 못 했지만, 부울경 초광역 사업 첫삽은 뜬다
  9. 9부산시의회, 박형준 핵심 공약 '영어상용도시' 사업 제동
  10. 10尹 대통령 "北 4000㎞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결연한 대응 직면"
  1. 1[뉴스 분석] 서부산 ‘쇼핑몰 삼각편대(롯데·신세계·현대百)’ 시너지…유통상권 팽창 예고
  2. 28년째 이용객 1위… 에어부산 김해공항 활성화 일등공신
  3. 35년 간 부산지역 중고차 관련 위법 행위 412건… 전국 2위
  4. 4"애플 일방적 앱가격 인상에 韓이용자 3500억 추가 부담"
  5. 5잡히지 않는 부산 '생활물가'…무 119%·돼지갈비 14%↑
  6. 6농식품부 “김장철 배추대란은 없을 것으로 본다”
  7. 7주가지수- 2022년 10월 4일
  8. 8올해 4분기 수출전망 더 나빠졌다…"환율 변동성 확대"
  9. 9월급쟁이 소득세 9% 늘 때 기업 법인세 4% 증가 그쳐
  10. 10메타버스에서 르노車 꾸미면 NFT가 보상으로
  1. 1부산대 여자기숙사 드론 알고 보니 외주업체 야간 촬영
  2. 2'3金 낚시론''이게 뭡니까' 김동길 교수 별세
  3. 3"학교용지부담금 분양 시점 학생수 고려해야"
  4. 4김해시 의생명산업 중심 도시로
  5. 5부울경 5~20㎜ 강우...낮 바람 불어 쌀쌀
  6. 6‘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 순천 할머니 부산 전시
  7. 7코로나 위중증 58일 만에 최저…해외유입도 감소세 뚜렷
  8. 8“해외동포 등 전국체전 참가선수 불편없게 도울 것”
  9. 9오늘의 날씨- 2022년 10월 5일
  10. 10울산시교육청 내년 중등교사 등 임용후보자 채용계획 공고
  1. 1거포 가뭄 한국, 홈런 펑펑 미·일 부럽기만 하네
  2. 2권순우, 세계 23위 꺾고 일본오픈 16강
  3. 3필라델피아 막차 합류…MLB 가을야구 12개팀 확정
  4. 4처량한 벤치 신세 호날두, 내년 1월엔 맨유 떠나나
  5. 5김수지 ‘3주 연속 우승’ 도전…상금 1위까지 두 토끼 잡는다
  6. 6이대호 고군분투했지만…가을의 기적은 없었다
  7. 7손흥민, UCL 첫골 쏘고 토트넘 조 1위 이끈다
  8. 8‘또 해트트릭’ EPL 홀린 괴물 홀란
  9. 9국내 넘어 세계무대서 맹활약, 한국 에어로빅계 차세대 스타
  10. 10김하성, MLB 첫 가을야구 진출 축포 ‘쾅’
우리은행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복지환경위원회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이영희와 우영우, 그리고 우리들
제1부두서 부산비엔날레가 열린다고?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표류하는 가덕신공항
기고 [전체보기]
효율성과 안전성이 입증된 세계적 흐름
바이오융합 방위산업으로 국가산업 구조 개혁
기명칼럼 [전체보기]
다시, 시민의날 곱씹는 이순신 정신
네옴시티와 행복도시
기자수첩 [전체보기]
표현도 가지각색, 부산 팬들의 뜨거운 롯데 사랑
김해시 현안, 전 시장 일이라도 수습을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민주당, 가망 있을까?
당신들의 세상이 아니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출산율 0.73 부산에 수의대를 허하라
4차 산업혁명과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영화관을 지켜낼 수 있을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새로운 음악생태계 모색
유형과 무형의 문화유산이 만날 때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부산 조정대상지역 이번엔 해제될까
부산 역사 담은 롯데타워 되길
도청도설 [전체보기]
가을축제
등 번호 10번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영암 어란
기장군 말미잘탕
사설 [전체보기]
정부 마중물 예산서 확인한 메가시티 불씨 중요성
북한 미사일은 본격적인 전략 도발, 선 넘지 말아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인구가 많아야 부자국가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험난한 선진외교의 길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에너지 가치사슬의 완성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국, 세계의 중심국이 되다
푸틴, 리더의 함정에 빠지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정치인의 언어
우리는 농업을 지킬 수 있을까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대한민국의 미래, 부울경 메가시티
새 대통령에 거는 기대, 두잉(Do-ing)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난국 탈출, 대통령의 공감과 감응부터
민주당, ‘닮은꼴’ 영국 노동당에 배울 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외로워
인 비노 베리타스, 그리스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국민 언니’의 원조 강수연 배우를 떠나보내며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베토벤의 머리카락
‘보리밭 사잇길로’ 윤용하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신명연의 ‘양귀비꽃’
민화에 대한 수상한 시선
  • 2022골프대회
  • 맘 편한 부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