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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시대위’ 제역할 해야 지역이 살고 나라가 산다

시도지사협의회 법안 수정안 타당, 부총리급 행정조직으로 격상하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2-10-03 19:53:02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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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자치분권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통합해 지방시대위원회를 설치하는 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집행력이 없는 대통령 자문기구에 불과한 데다, 위원 32명 중 당연직 15명을 제외한 17명 전원에 대한 위촉권이 대통령에게 있어 “지역이 주도하는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서”라는 입법 취지와 모순되기 때문이다. “신중앙시대로 갈 우려가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법안 보완이 필요하다.

지방 문제를 지방의 눈높이에서 심의·의결할 수 있는 기능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방시대위원회를 세종시에 설치해 균형발전의 구심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자율적 집행권이 없는 기구를 세종시에 둔다고 해서 분권·균형발전 관련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게 아니다. 금융감독위원회처럼 행정력을 갖춘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실질적 기능 발휘가 가능하다. 경남도와 울산시의 반대로 무산 위기에 놓인 부울경 메가시티(초광역도시) 조성 사업을 보면서 그런 기구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메가시티는 윤 대통령의 공약이자 국정과제인데도 정부는 아무런 역할을 못하고 있다. 지방시대위를 시민단체의 주장대로 부총리급 행정조직으로 격상한다면 메가시티 등 분권·균형발전 문제에 대한 컨트롤타워 기능을 할 수 있다.

지방시대위 구성은 자치분권위보다 퇴보했다. 자치분권위는 위원 24명을 대통령(6명), 국회의장(10명), 4대 지방협의체(8명)가 분할 추천해 구성했다. 국회의장과 지방협의체에 비해 대통령의 추천 비중을 낮춤으로써 중앙의 입김을 제한한 것이다. 그런데 지방시대위는 전체 위원의 과반을 대통령이 위촉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이름만 지방시대위일 뿐 내용은 중앙시대위나 다름없게 됐다. 기구가 대통령 뜻에 맞는 방향으로 움직여 나갈 공산이 커서다. 문제를 개선하지는 못할 망정 되레 악화시키려 하니 기가 막힌다. 이러고도 지역 주도 취지를 거론한다면 지방민을 우롱한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시도지사협의회가 지방시대위 법안 수정안을 제출한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협의회는 정부가 주요 균형발전 과제로 제시한 기회발전특구 지정과 해제 변경, 국가혁신융복합단지 지정 등을 지방시대위에서 심의·의결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고용노동부장관의 당연직 위원 추가 등 지방시대위 구성과 자치권 강화, 중앙행정기관의 공모사업 최소화, 지방재정 확충과 관련한 보완 사항도 수정안에 담았다. 협의회의 요구는 타당하다. 윤 대통령이 ‘제2 국무회의’로 명명한 중앙지방협력회의를 각 지자체를 돌며 정례적으로 개최한다고 해서 지방시대가 열리지 않는다. 그러려면 지방이 자립적 기반을 갖출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지방시대위의 부총리급 행정조직 격상이 핵심이다. 지방 문제는 지방의 시각에서 조명해야 한다. 지방 문제를 중앙의 시각에서 보니 중앙 들러리 계획이 수립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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