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울산 경남 3개 시·도 단체장이 오는 12일 만찬 회동을 갖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부산·울산·경남 특별지방자치단체(메가시티)에 대한 의견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라고 한다. 3개 시·도의 주요도시를 중심으로 일일 생활이 가능하도록 연결된 대도시권을 구성하는 메가시티는 지역 주도 균형발전 전략인 초광역협력의 선도모델로 평가받는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1월 출범할 메가시티는 박완수 경남지사의 반대와 김두겸 울산시장의 잠정 중단 선언으로 좌초 위기에 놓였다. 울산과 경남은 실익이 없고 특정지역(부산) 쏠림 현상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박형준 부산시장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번 회동을 주목하는 이유다.

앞서 세 단체장은 지방선거 이후인 지난 6월 메가시티에 관한 공식 논의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울산과 경남의 간담회 불참 통보로 무산됐다. 오는 12일 만남이 메가시티를 논의하는 실질적인 첫 회동인 셈이다. 3개 시·도의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실타래처럼 얽힌 매듭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일방적인 의견 전달이 아니라 서로 소통을 강화하는 회동을 기대한다. 이를 위해 가파른 속도로 진행 중인 인구 감소와 청년층 이탈 현상 등에 공동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광역자치단체가 공동 번영을 추구하는 메가시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최근 불거진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번 회동은 성과 없이 세 단체장이 밥 먹고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 데 그칠 여지가 많아 보인다. 실제 지난 7일 울산시청에서 열린 제2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여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부산 울산 경남 세 단체장만 대상으로 별도 간담회를 열어 중재에 나섰지만, 울산과 경남 단체장은 불참을 선언한 종전 이유를 되풀이했다. 이 장관은 지난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메가시티는 대통령 공약사항이므로 행안부에서 중재 역할을 적극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3곳의 메가시티 추진 주체 가운데 2곳이 발을 빼겠다는 의지가 강해 정부의 중재 노력에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대책이 요구된다.

결국 메가시티 논의를 위한 첫 공식 회동에서 물꼬를 트려면 이견을 보이는 두 곳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 메가시티를 위해 민선 7기 때 부산 울산 경남 단체장 합의와 광역의회 의결을 거쳤다. 단체장 소속 정당이 모두 더불어민주당이었던 당시와 달리 국민의힘으로 바뀐 민선 8기 들어 무산 분위기로 급변했다. 울산 경남은 그 나름의 반대 논리를 내세웠지만, 시대 과제를 외면할 만큼 상황이 바뀐 것은 아니다. 지역 공동화를 초래할 지방소멸을 극복하고 공동 번영의 바탕이 될 메가시티 구축 필요성은 더 커졌다. 지역이기주의에 매몰된다면 공멸할 게 분명하다. 오는 12일 미래를 생각하는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