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1인 가구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가 연 소득 3000만 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밝힌 ‘1인 가구 현황 및 특성(2020년 기준)’ 자료를 보면 부산의 1인 가구는 45만5000가구로, 전체의 32.4%를 차지하며 가구원수 기준 가구 형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9.0%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구·군별로 살펴보면 중구는 가구 절반 가까이인 48.8%가 1인 가구이며 동구(39.0%), 서구(38.9%)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70대 이상이 20.9%로 가장 높았고 다음이 60대 19.7%, 20대 18.5%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1인 가구를 구성하는 주요 연령층이 청년이지만 부산은 노인이라는 점이 주목해야 할 사회현상이다. 부산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해마다 상승해 지난해 12월 기준 20.4%로 광역시 가운데 처음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저출산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부산 1인 가구의 증가 속도는 해마다 빨라지고 있다. 문제는 이들 1인 가구 상당수가 빈곤에 노출됐거나 노출 가능성이 높은 계층이라는 점이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이 분석한 부산 1인 가구의 73%가 연소득에서 3000만 원 미만이었고 1000만 원 미만도 24.1%에 달한다. 이는 고용상태가 지속적이지 않거나 기본급이 낮은 등 일자리 형태가 안정적이지 않은 1인 가구가 다수 있다는 뜻이다. 홀몸노인층이 많아지면서 경제 활력도가 떨어지고 사회적 부담이 커지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부산시는 여성친화형 1인 가구 안전복합타운 조성, 저소득 노인 일자리 지원 등 1인 가구 지원책을 내놓았으나 한정된 사업대상자 수, 연령별 특성을 반영한 사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1인 가구 증가가 피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실태를 정확히 분석해 종합적인 1인 가구 복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겠다. 특히 부산은 경제력과 건강에 취약한 고령층 1인 가구가 많다는 점에서 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경제 지원사업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아도 도움이 필요한 경제적 사각지대 가구를 발굴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 청년층, 중장년층 1인 가구를 위한 사업은 거의 없는 만큼 연령별 맞춤형 지원 정책 수립도 고민해야 한다.

1인 가구의 사회적 고립으로 인한 자살, 고독사 우려도 큰 만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실제로 여성가족부 실태조사를 보면 부산 1인 가구 44%가 ‘타인으로부터의 고립으로 인한 외로움’을, 65%가 ‘아프거나 위급할 때 혼자서 대처하기 어려움’을 경험했다고 한다. 또 ‘평소 걱정거리나 문제와 관련해 편하게 이야기할 타인’이 없는 사람이 15.6%에 달한다고 하니 이들을 위한 사회적 지지체계를 서둘러 갖춰야 한다. 부산시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1인 가구의 실태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들의 경제적 자립과 안정적 주거확보 등을 위한 관련 제도와 정책을 세심하게 수립해 이행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