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화계의 숙원인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부산촬영소가 이르면 오는 7월 착공될 전망이다. 2005년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에 따라 시작된 부산촬영소 건립사업이 늦게나마 본 궤도에 오른 셈이다. 지난해 4월 영진위와 부산시, 기장군이 ‘부산촬영소 먼저 착공, 이후 후반작업시설 단계 추진’에 합의하면서 표류하던 사업이 돌파구를 찾은 뒤 이뤄진 결실이다. 예산 문제 등으로 후반작업시설 건립은 다음 과제로 남겨진 것이 아쉽다. 아시아 최고 영화촬영 인프라를 조성하겠다는 애초 계획에는 훨씬 못 미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부산촬영소는 지난 14일 기장군에서 열린 경관심의를 조건부 통과했다. 지난달 열린 경관심의에서 지적된 외관 디자인과 도로 폭 확대 등을 보완해 다시 심의를 받은 게다. 건축허가와 구조심의만 남은 상태다. 기둥 없이 넓은 공간을 사용하는 스튜디오 특성상 구조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공사 중 받아도 되는 후속 절차라 예정된 착공 일정에는 무리가 없다고 한다. 영진위가 66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기장군 장안읍 기룡리 기장도예촌 부지(24만9490㎡)에 건립하는 부산촬영소에는 실내스튜디오 3동, 야외촬영지원동, 아트워크시설 등이 들어선다. 착공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2025년 7월 준공, 같은 해 9월 개관할 수 있다.

2013년 영진위의 부산 이전으로 본격화한 부산촬영소 건립은 2016년 부산시와 문화체육관광부, 기장군, 영진위가 건설사업 추진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하면서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였다. 앞서 제시된 기장군 일광면 달음산 부지가 2014년 6월 한국개발연구원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경제성 미흡’ 판정을 받아 무산될 위기였지만, 기장군이 기장도예촌 부지(585억 원 상당) 무상 제공을 결정하면서 다시 추진됐다. 실시협약 당시 2017년 착공해 2020년 준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남양주촬영소 부지 매각 문제가 걸림돌이 돼 계속 지연됐다. 결국 영진위가 남양주촬영소를 담보로 금융기관 차입금(660억 원)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후반작업시설이 제외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만큼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사업이다.

영진위는 부산촬영소 건립에만 생산유발효과 1303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550억 원, 고용유발효과 888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영상도시 부산의 위상을 높이고, 영상 제작 인프라의 수도권 집중현상을 완화하는 균형발전 등 무형적인 가치가 남다르다. 후반작업시설까지 들어서 원스톱 제작환경이 구축된다면 경제적 효과는 더 커질 것이다. 영진위는 최초 계획한 시설을 모두 갖추려면 200억 원이 더 필요해 일부 시설 추후 건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신 촬영소 계획 변경안에 ‘후반작업시설 추진’을 단서조항으로 명시했다. 그렇다면 늦어진 부산촬영소의 차질없는 건립이 중요하다. 이후 후반작업시설 등 미흡한 부문을 채워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