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이 영도·서·중·동구 등 원도심을 혁신거점으로 삼아 지역균형발전의 테스트베드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 인구감소 대응 5개년 기본계획을 오는 6월까지 수립해 인구 감소와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로 했다. 이는 국제신문 신년 기획시리즈 ‘먼저 온 미래, 영도’에서 지적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다. 원도심은 한때 부산의 활력을 상징하던 지역이었으나 도시 기반시설 부족과 주거 환경 노후 등으로 공동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해양·수산 산업, 관광 산업 등의 중심지로 부산 경제를 이끌어왔으나 이제는 소멸 위기에 처했다. 일자리가 줄면서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올 1월 현재 부산 원도심 인구는 중구 3만9627명, 영도구 10만7964명, 서구 10만5036명, 동구 8만6349명에 불과하다. 인구 감소는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이긴 하나 중·영도구 등 원도심 인구 감소 추세는 더 심각하다.

원도심 재생을 위해 박 시장이 이곳을 혁신거점으로 지역 재생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10년간 인구 22%가 줄어든 영도구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 실행하겠다니 기대가 크다. 박 시장이 내놓은 대안은 수리조선업 고도화와 해양모빌리티 규제자유특별구역 추진을 통한 부스트 벨트 육성, 청학동 노후 공업지역 활성화 시범지역 지정, 도시정비사업 등이다. 수리조선은 대표적인 항만 연관산업이다. 최근 세계해사기구(IMO)의 선박유 환경 규제로 선박 개조·수리 시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영도는 수리산업 일번지로 이름 나 있으나 대부분 업체가 영세하고 젊은 근로자를 찾기 어렵다.

박 시장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일자리 확대에 사활을 걸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영도구 대평동 일원에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청학동에는 노후 공업지역 활성화 시범사업, 친환경 도심환경공업지역 조성 등을 통해 영도구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또한 도시철도 영도선(트램) 사업에 대해서도 도시 내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도구 통학로 주변에 있는 빈집 50채를 정비하고 안전한 통학로 확보를 위해 교통안전캠페인도 추진할 방침이다. 박 시장 계획대로 원도심 일자리가 늘어나고 교육 환경이 개선된다면 인구 유입 효과가 클 것이다.

이제는 실행력과 재원 마련이 중요하다. 그동안 전임 시장들이 원도심 활성화 정책을 수차례 발표했으나 제대로 시행된 사례가 적다. 박 시장은 영도구를 비롯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전국 시도에 골고루 나눠주고 있는 이 기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시장은 원도심 해법을 실행할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하겠다. 시는 지난해 부산 출생률이 0.72명에 그쳤다는 사실을 엄정하게 받아들여 오는 6월 발표할 부산 인구 감소 대응 기본계획을 더욱 정밀하게 수립해 소멸 위기에 처한 부산을 살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