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은 2006년 부산대학교 산학협동관에서 창업한 기업이다. 2016년 기술특례상장해 바이오주 투자붐을 일으키며 한때 코스닥 시총 2위까지 올랐다.

부산을 대표하는 바이오기업으로 승승장구하던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와 경영진이 미공개 주식 정보를 이용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며 내리막을 걸었다.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탓에 신라젠 주식은 2년5개월간 거래 중단된 후 지난해 10월 13일 재개됐다. 하지만 주가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16만5000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들 피해가 크다.

신라젠 소액주주들은 전 경영진이 부당 이득을 취한 시점이 상장 전인 2014년이라 특례상장을 허가한 한국거래소(KRX)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8월 7일 기술특례상장한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파두도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뻥튀기 상장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한때 주당 4만7000원까지 올랐던 파두 주가는 16일 1만8500원으로 마감했다. 파두는 지난 8월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조3000억 원이었고 투자 설명서에는 ‘올해 예상 매출이 1200억 원’이라고 기재했다. 하지만 파두의 2분기 매출은 5900만 원에 불과하고, 영업손실은 152억 원에 달했다. 3분기 실적은 더 악화됐다.

파두 종목 토론방에는 ‘우리 동네 음식점도 파두보다는 분기 매출이 많을 것’ ‘한국 증시는 기업과 증권사 전문가들이 짜고치는 대국민 사기극’ ‘파두 파두 논란 소지밖에 없다’는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법무법인 한누리가 파두와 주관 증권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하기로 했다. 실제 소송이 제기되면 기업공개(IPO)와 관련한 첫 집단소송이 된다. 기술특례상장이란 유망 기술 기업이 전문 기관 기술 평가를 활용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기회를 주는 제도다. 심사 평가를 받지만 주관 증권사 입김도 무시하지 못한다. 주관 증권사는 상장·청약 수수료 등 큰 수익을 거둔다. 그래서 예상 매출을 과다하게 추정해 공모가를 부풀려 상장하는 사례가 최근 잇따랐다. 결국 피해는 개인투자자들 몫이다.

금융감독원과 KRX도 이번 사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KRX 코스닥시장본부가 파두 상장 과정을 제대로 살폈는지 의문이다. KRX는 내부 감찰을 통해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 이런 사건이 잇따른다면 KRX뿐만 아니라 한국 주식시장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은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