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동·청소년을 중심으로 독감(인플루엔자)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유행이 심각한 상황이다. 코로나19에 이어 호흡기 감염증이 한꺼번에 몰려와 시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가뜩이나 소아청소년과 진료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에서 환자까지 늘어나 의료 현장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학교 현장도 비상이 걸렸다.

독감 환자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1월 첫째 주(10월 29~11월 4일) 국내 독감 입원환자는 505명이었는데 넷째 주(11월 19~25일)에는 728명으로 늘었다. 독감 의사환자(의심환자) 분율도 같은 기간 1000명당 39.0명에서 45.8명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넷째 주 7~12세와 13~18세의 어린이·청소년 환자가 1000명당 각각 100.9명, 104.0명으로 집계되면서 전체 의사환자 분율이 높아졌다. 코로나19 유행 단계는 여전히 지속하는 상황이라 걱정이 앞선다. 실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도 지난 10월 넷째 주(10월 22~28일)부터 증감을 반복했고, 11월 둘째 주(11월 5~11일)부터 넷째 주까지 꾸준히 6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10% 안팎이 0~19세 어린이·청소년 환자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최근 중국에서 급속히 유행한 뒤 우리나라에서도 입원환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국내 입원환자는 11월 둘째 주 226명, 셋째 주(11월 12~18일) 232명, 넷째 주 270명으로 증가세다. 1~12세 소아 발생 비율이 지난달 기준 80.7%에 달했다. 주로 학령기 아동에서 발생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인 2019년 국내에서 유행한 적이 있다.

교육·의료 현장은 아우성이다. 지난 5일 부산 사하구 한 중학교에서는 21명이 정원인 한 반에 7명만 등교하는 일도 있었다. 결석한 학생 대부분이 독감 등에 걸렸다. 병원에는 어린이 환자 등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어린이 대기환자가 많아 진료를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환자가 생길 정도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8일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의료계 등과 함께 ‘호흡기 감염병 관계 부처 합동 대책반’을 꾸리고 병상과 치료제 수급 상황 등을 매주 점검하기로 했다. 특히 일선 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 등을 대상으로 하는 호흡기 감염병 예방에 주력할 방침이다. 부산시도 폐렴 환자 확산에 따른 상시 모니터링과 예방수칙 홍보 강화에 나섰다.

의료계는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규제 등 영향으로 그동안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던 아이들이 다시 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결국 개인위생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누구나 손이나 팔로 입을 막는 기침예절을 실천하고 올바른 손 씻기 생활화, 씻지 않은 손으로는 눈 코 입 만지지 않기, 실내 환기, 발열 및 호흡기 증상에는 진료받기 등 기본적인 위생수칙을 지키는 것이 호흡기 감염증을 이겨내는 최상의 방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