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부산시당이 4·10총선을 진두지휘할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여야 모두 ‘민생’을 공약의 제일 앞에 뒀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지난 15일 출범식에서 정권심판론을 부각하며 ‘부산 8석’을 목표치로 제시했다. 이날 박재호 최인호 전재수 후보는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고 민생을 챙기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어제 발대식에서 서병수 조경태 후보를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조 위원장은 “21대 국회에서 해결하지 못한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을 약속했다. 국민의힘 목표는 ‘18석 석권’이다.

지난 21일 서울 김포공항 항공지원센터에서 열린 2024 공항일자리 채용의 날 행사에서 참석자가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부산을 포함해 전국 선거판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민생이다. “대파 한 단 875원이 합리적”이라는 윤석열 대통령 말이 논란을 일으킬 만큼 물가는 고공행진이고 일자리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도 부산 방문 때마다 “민생을 챙기겠다”면서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 “대한민국 발전의 두 바퀴 축” “남부권 거점” “해양·금융중심지”를 약속했다. 2030세계엑스포 부산 유치가 실패하자 “사람·자본·기업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글로벌 허브”를 공언했다. 체감할 만한 성과는 아직 없다. 오히려 일자리 감소→청년 유출→고령화의 악순환은 심화 추세다. 올해 2월 부산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4% 줄었다. 전국 취업자가 1.4%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정규직이 많은 ‘36시간 이상’ 부산 취업자 역시 1년 전보다 1만5000명 감소했다. 괜찮은 일자리 부족은 격차를 가속화한다. 2022년 부산 상용 노동자 월평균 임금은 364만 원(중소기업중앙회)으로 서울 455만 원보다 20% 적다. 부산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이유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저임금 산업구조는 소비자 지갑을 닫게 한다. 골목상권 위축 원인이다. 지금도 코로나19 한파를 견디기 위해 빌린 돈을 갚지 못한 소상공인이 부지기수다. 빚을 내 빚을 돌려 막는 다중채무자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6월 기준 전국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한국은행)은 743조9000억 원에 달했다. 부산 자영업 다중채무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2700만 원으로 전국 평균(4억1800만 원)을 웃돌았다. 균형발전효과도 체감하기 어렵다. 수도권 일자리만 늘어나는 흐름은 꺾이지 않았다. 연구개발과 기업 혁신역량은 수도권·비수도권 격차가 확대되는 추세다. 정부를 향해 “언제까지 약속만 할 건가. 이제 실력을 보여달라”는 비판도 나온다. 부산시가 자랑하는 “역대 최대 투자 유치” 역시 피부에 와 닿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각종 총선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국정운영 부정평가가 50%를 넘었다. ‘정부 견제론’이 ‘정부 지원론’을 앞선 경우가 많다. 삶이 그만큼 팍팍하고 불안하다는 증거다. 유권자들이 총선 후보에게 바라는 점도 명확하다. 부산 발전 프로젝트를 차질없는 추진하는 한편 먹고 사는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지상명령이다. 경제가 곧 총선 민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