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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대통령 취임 3년차, 더는 국민 불행하지 않아야

  •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  |   입력 : 2024-04-17 19:42:32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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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했던 22대 4·10총선이 끝났다. 전국적으로 윤석열 정권심판론이 휘몰아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야권 182석)을 거뒀지만, 부산에서는 국민의힘(지역구·비례대표 108석)이 낙승을 거두는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영남권 최대 격전지인 부산 낙동강벨트 선거구 6곳 중 5곳을 국민의힘이 쓸어 담는 등 전체 18개 선거구 중 17석을 여당이 차지했다.

국민의힘 부산 의석은 21대 총선보다 2석이 더 늘었는데, 정권심판론 여론보다 개헌저지선(100석)은 지켜야 한다는 보수층 결집이 더 컸기 때문이다. 부산에서마저 민주당 돌풍이 불었다면 개헌저지선 확보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같은 결과에 “윤석열 정부는 PK(부산 경남)가 살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예년 선거와 달리 이번에는 각종 여론조사와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 만만찮은 야세를 점쳐왔기에 ‘17 대 1’은 부산 민주당으로선 뼈아프다. 그간 민주당에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올 때마다 국민의힘 측은 ‘샤이 보수’를 간과했다거나, 진보층 표본의 과다 표집 등 여러 해석을 내놓았지만 용산발 ‘이종섭·황상무’ 사태에 대파 논란 등을 덮을 만한 이슈가 나오지 않으면서 민주당은 불가능할 것 같던 목표치인 9석까지 가능하겠다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개헌저지선을 지켜야 한다는 보수층이 막판에 똘똘 뭉치면서 부산 민주당은 그나마 있던 3석 중 2석을 빼앗기는 참패를 겪었다. 선거 다음 날 만난 70대 택시 운전사(해운대갑 거주)는 “민주당 홍순헌 (전) 구청장을 잘 안다. 코로나 기간 택시기사들에게 마스크도 나눠 주고 참 잘했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나라가 무너진다는 생각에 친구들과 다같이 2번을 찍었다”고 말했다.

부산 민주당의 핵심 관계자는 이번 부산 총선의 패배 원인을 7가지로 분석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극혐오증 ▷민주당에 유리한 김어준의 ‘꽃’ 여론조사 ▷2030세대의 보수화 ▷양문석·공영운(민주당), 박은정(조국혁신당) 남편 등의 내로남불 ▷문재인 전 대통령 등장(그가 방문한 사상 강서 금정 양산갑 등이 공교롭게 모두 패했다) ▷보수언론의 조직적 개입 ▷진보당과 연대한 민주당 좌클릭에 ‘자유민주주의 수호’ 호소 적중 등이다. 이 관계자는 “4년 전 총선처럼 막판 보수결집을 예상했으나 워낙 각종 지표가 좋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아쉬워했다.

부산 민주당 1석은 16년 전인 2008년(18대) 총선 당시 의석 수와 같다. 그렇다면 부산은 16년 전 지역주의로 회귀한 것일까.

‘양남(서울 강남·영남) 자민련’으로 전락했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상황에서 부산 민심은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 더 줬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민의힘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대통령 탄핵’ 등이 공공연하게 언급되자 윤석열 정부의 남은 3년이 지난 2년과 같아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의 표현이었다고 본다. 지난 2년간 우리 정치는 여소야대 정국에서 극한 여야 대치, 대통령의 마이웨이식 국정 등에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집권 3년차를 목전에 두고 치러진 총선은 대통령의 중간평가 성격인 만큼, 윤 대통령이 대오각성해 국정을 쇄신하고 야당과 협치해 경제와 민생 안정에 최선을 다하길 바라는 마음이 앞섰을 것이다. ‘조기 레임덕’을 넘어 ‘데드 덕’으로 가는 것을 조금이나마 피하기 위해서라도 개헌저지선을 넘는 의석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혹시나가 역시나’로 바뀌는 것은 아닐지 우려스럽다. 윤 대통령은 총선 참패 6일 만인 지난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총선 관련 입장을 발표했지만 국민이 기대한 반성과 사과, 야당과의 협치나 영수 회담 등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국민 앞이 아닌 국무위원들 앞에서, 대통령실 관계자를 통한 ‘간접 사과’를 전해 들으면서 진정성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다음 달 10일, 취임 3년 차를 맞는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이 더는 불안하고, 불행하지 않도록 일방불통식 행보는 그만 멈춰주길 바란다.

임은정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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