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시장에서 반도체와 자동차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눈길이 간다. 6월 한 달 동안 국내증시에서 4조 원 넘는 순매수를 보이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국의 대표주식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기아, 현대차이기에 국내 수출주 위주로 포트폴리오(Portfolio)상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시가총액 합계가 LG그룹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서게 되었는데 인도법인IPO(기업공개) 등 현대차그룹의 경영전략 발표가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023년 10월까지만 해도 ‘셀 코리아(Sell KOREA)’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11월부터 ‘바이 코리아(Buy KOREA)’로 포지션(Position)을 바꾸는 모습이다. 올 초 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Value-Up Program)을 발표하면서 매수세가 가속화되는 느낌이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미국시장으로 방향을 트는 모습이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고, 엔비디아(NVIDIA)를 비롯한 인공지능(AI)열풍이 빅테크 기업에 대한 매수를 유발했고, 또한 큰 수익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증시로 다시금 외인 매수세가 몰린 것은 중국증시가 올해 저점 대비 15% 이상 반등하긴 했지만 상승세가 주춤해지며 다른 신흥국을 물색하던 중 한국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즉 중국의 대안적 투자처로 외국인들이 한국을 주목했다는 견해다. 산업생산 증가분이 기대감에 미치지 못하면서 중국경기 우려감에 그나마 대미수출 기대감이 높은 한국시장이 반사효과를 보았다는 분석이다. 소위 시장에서 지수를 움직이는 세력은 외국이었다는 과거 역사를 볼 때 중국보다는 미국경기와 동행해서 움직이는 국내증시가 상대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국내시장에 돌아온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연초 30%가 되지 않았던 반도체, 자동차 업종의 시가총액도 현재는 33% 가까이 된다. 특징적인 부분은 국내 유가증권 시장인 거래소에서 유럽 큰 손들의 매수세가 컷다는 점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Value-Up Program)’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영국계 자금의 유입이 부동의 1위인 미국에 이어 올해 10조 원 이상 매수하며 2위로 올라섰다.
이러한 글로벌 증시의 상승을 이끈 것은 미국 반도체주식의 강세에 기인한다. 엔비디아(NVIDIA)가 재차 급등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AAPL)을 제치고 글로벌 시가총액 1위에 오르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반도체 비중이 높은 한국증시 특히 코스피지수의 상승에 도움을 주었다. 금리인하 기대감과 상장사 실적 등이 지수의 큰 폭 하락은 방어해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상속세 부담에 주가가 저평가 상태인 지주회사들의 반등이 이어지고 고금리 부담이 완화될 경우 Valuation(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으로 지수는 추가상승에 무게를 두지 않을까 한다.
반면 긍정적인 경제지표가 발표되면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빅테크(Big Tech) 기업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는 것이 일상인 요즈음이다. 연준 인사들도 물가둔화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 위해서는 데이터(Data)가 더 필요하다는 스탠스(Stance: 입장)다.
국내증시는 환율의 흐름에 따라 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진행되는 양상이다. 거래소 코스피 기준 2년 5개월 만에 2800포인트를 상회하기도 했지만, 환율이 장중 달러당 1400원 가까이 상승할 때 불안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국민연금이 즉각적으로 FX스와프 한도를 350억에서 500억 달러로 증액한다는 소식에 환율급등 양상은 잠잠해지기도 했지만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선전이 지수의 하락을 방어하고 있어 개별종목의 급등락에 비하면 지수의 움직임은 그나마 안정적이다.
한 때 해외 각국에서 ‘K푸드’가 인기를 끌면서 식료품주의 주가가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식료품 업종 내 종목 가운데서도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테마가 바뀌면서 여러 종목이 차례로 상한가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식품주들의 동반해서 주가상승 랠리(Rally)를 보였던 것은 수출모멘텀(Momentum)이 커지고 있음에 기인한다. 이제까지 내수방어주였던 식품주들이 K컬처와 K푸드 유행으로 ‘수출성장주’가 된 것이다. 한국식품에 대한 꾸준한 증가세로 한국음식 기업들이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된 것이다.
기업의 호 실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해외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유가증권시장인 코스피(KOSPI)가 저평가되어 있다는 견해가 많다. 특히 내년에는 코스피(KOSPI)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고, 주요 상장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12%가량 상향 조정하고 있는 추세라 긍정적으로 본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33%가량 증가할 것으로 본다.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SK하이닉스와 LG이노텍을 들 수 있다.
앞서 거래소시장을 저평가 되어 있다고 보는 이유 중의 하나로 자주 언급되는 것이 주가순자산비율(PBR)이다. PBR은 기업의 순자산가치(BPS) 대비 현 주가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기업가치지표다. 보통 PBR이 1을 밑돌면 기업이 보유한 자산을 장부가로 전량 매각했을 때의 가치보다 현재 주가수준이 더 낮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저PBR이 되는 이유로 성장 동력 둔화, 낮은 자본효율성을 들 수 있다.
코스피(KOSPI)지수 3000포인트 회복에 대한 조건은 지금과 같은 개별 이슈(Issue)에 따른 ‘종목 장세’가 지속되고 추가적으로 올해 11월 있을 미국의 대선과 관련된 정책의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Risk)해소가 관건이다. 대선 리스크(Risk) 해소를 통해 미국 경제가 연착륙되며, 글로벌(Global) 경기가 회복되는 한편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기업의 이익개선이 확실시 된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현재 각 증권사에서는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추정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는 만큼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지수상승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도 하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외국인의 시가총액이 팬데믹(Pandemic) 때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코스피(KOSPI)지수가 당시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에 대한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시중에 유동성은 여전히 넘치고 있지만 국내증시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외면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해외 투자가능 대상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증시의 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한 국내 기관들은 주가가 오를 때마다 차익실현의 기회로 보고 움직인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의 경우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반면 국내시장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의구심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KOSPI)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3200포인트를 넘은 2021년 1월 25일 외국인의 국내시장에서의 외국인 비율은 36.92%였다. 외국인 지분율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35.45%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2800포인트(Point)에 미치지 못하는 현 지수대는 부진하다고 평가된다.
개인투자자의 ‘빚투’ 잔액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20조 원을 돌파했다. 그나마 유가증권 시장의 주가흐름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것은 테마(Theme)와 업종 간 발 빠른 순 환매 움직임을 보이자 한탕을 노리고 개인투자자들의 시장진입이 활발해진 영향이다. 신용융자잔고는 투자자가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이다. 빚을 내 주식을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하반기 지수상승에 기대를 가지지만 앞서 언급한 신용물량이 많은 것과 글로벌(Global)증시의 상승을 이끈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 주식들의 급락이 재현될 경우 인공지능(AI)과 관련된 특정업종에 집중된 매수세가 흔들리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우려는 항상 존재한다.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선박 공격과 이스라엘과 이란 충돌 가능성을 비롯한 항만적체, 북미화주들의 조기 주문 등에서 비롯된 물류대란으로 해상운임이 치솟고 있는 부분이다. 운임지수 상승은 물가상승을 유발해 금리인하에 부정적이고 국내 기업들의 경영자체에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