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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동훈 이재명 첫 여야 대표 회담…첫술에 배 부르겠나

민생 공통 공약 협의기구 운영 합의

채상병법·25만원 지원법 이견 여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4-09-01 20:05:39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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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어제 오후 국회에서 회담했다. 구체적인 합의 사항은 없었으나 큰 방향을 잡고 논의의 틀을 만들었다는 점에 의미를 둘 만하다. 여야 대표가 의제를 갖고 만난 공식회담은 2013년 당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민주당 김한길 대표 이후 11년 만이다. 이날 두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채 상병 특검법,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 등을 의제로 다뤘다. 또 의료사태 등 민생 문제와 국회의원 특권 폐지, 지구당 부활 등 정치 개혁 의제도 논의했다. 회담 결과 양당은 민생 공통 공약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 기구를 운영하기로 했다. 금투세 폐지와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여야 대표 회담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여야는 주요 쟁점 사안을 두고 당파적 이해관계에서 접근하는 바람에 시급한 민생의제를 놓쳐 정치 불신을 초래했다. 국민과 약속한 공통 공약을 우선적으로 해결할 협의기구가 운영되면 이런 문제 해결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통 공약을 찾고 이행하려면 정부의 적극적 참여도 필요하다. 이날 두 대표가 금투세 폐지를 놓고 구체적인 결론을 내놓지 못했으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합의해 고무적이다. 이 대표가 모두 발언에서 주식시장 살리기, 주식시장 부스트업 정책 등을 강조했는 데 한 대표가 이를 적극 수용한 모양새다. ‘지구당 부활’을 놓고도 양 측이 적극 협의하기로 했다. 정당의 지구당은 1962년 정당법이 제정되면서 40여 년간 한국정치의 실핏줄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2002년 대선 불법자금 사건이 계기가 돼 2004년 폐지됐다. 여야는 지구당 부활이 국민에게 미칠 영향과 정치적 부작용도 함께 살펴야 할 것이다.

우려대로 채 상병 특검법과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을 놓고 양 측은 이견을 보였다. 이 대표는 한 대표가 언급했던 ‘제3자 추천 특검 법안’을 수용할 수 있다고 했으나 한 대표는 국민의힘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혀 합의를 보지 못했다. 전 국민 25만 원 지원 법 처리도 마찬가지다. 한 대표 측은 선별적 지원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한 대표는 “쓸 수 있는 혈세는 한정돼 있다”며 “모두에게 획일적인 복지가 아니라, 맞춰진 복지를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 대표는 “이는 지역화폐 소비쿠폰으로 골목상권 살리기 등을 통해 세수 증대에도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고 언급했다.

합의를 이끌지 못한 의제가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두 대표가 공식 의제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첫 술에 배 부를 수는 없다. 두 대표가 언급한 대로 양 측은 이번 회담을 국회 정상화와 정치 복원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22대 첫 정기국회가 2일 개원식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여야 간 극한 대립의 여파로 역대 가장 늦은 개원식이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국회가 타협과 양보라는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 산적한 현안을 풀어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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