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사태라는 대형 악재에 고환율 쇼크까지 부산 경제를 덮쳤다. 서민경제는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고, 기업들은 경영환경이 악화하면서 고사위기에 처했다. 부산시는 악재가 쌓여가는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부산시는 23일 2025년 시정 업무 보고회를 열고 민생 경제 회복에 선제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사진은 부산시청에서 열린 가덕도신공항 비전과 전략 선포식. 국제신문DB

부산시가 23일 박형준 시장 주재로 ▷미래혁신 물류거점 ▷디지털혁신·금융창업 ▷저탄소 그린·시민안전 시민행복·문화·복지 ▷시정혁신 등 5대 분야에 대한 ‘2025년도 시정 업무보고회’를 연 것은 이런 차원이다. 새해 업무계획을 조기 점검해 탄핵 정국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생 경제 회복에 선제적으로 나서겠다고 하니 잘한 일이다. 미래혁신 물류거점 분야에서는 가덕도신공항 조기 착공과 트라이포트 물류혁신을 위한 배후 기반 시설 조성, 북항2단계 외자 유치 등을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디지털혁신·금융창업 분야 업무에선 경제 회복, 소상공인 자생력 강화, 금융과 블록체인 기술융합, 인공지능(AI)·양자 기반 디지털 혁신산업육성 등에 주력하기로 했다.

부산시가 이날 논의된 주요 시정 업무를 차질없이 진행해 내년 경제와 민생안정에 힘써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부산 경제는 고령화와 청년층 이탈로 계엄령 사태 이전부터 위축됐다. 우리나라 제2위 도시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다. 부산의 지난해 지역내총생산(GRDP)은 103조2840억 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7위를 기록했다. 인천은 111조7140억 원으로 2년 연속 부산을 앞질렀다. 그동안 부산 경제를 지탱하던 조선과 자동차, 철강부품 산업생태계가 무너졌으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으로 산업구조 고도화를 이루지 못한 결과다. 경제 활력이 떨어지다 보니 대형 악재가 터질 때마다 큰 피해를 입을 우려가 커진다. 실제로 23일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가 중소기업 326개를 대상으로 내년 1월 경기전망지수를 조사한 결과 67.6을 기록해 전월보다 11.0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8월(68.1) 보다 낮은 수준이다. 기업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코로나19 사태 때보다 더 어렵다는 뜻이다.

부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송년회 일정을 아예 잡지 않거나 잡아놓았던 송년회마저 취소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갑을 열지 않는다. 예산과 역량을 총동원해 민생경제가 회복되도록 ‘긴급 민생안정 5대 프로젝트’ 강력 추진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앞서 부산시는 민생안정 자금 4500억 원을 긴급 투입해 동백전 캐시백 확대, 해외 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조기 지원 등 다양한 경제 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부산시는 직·간접적 소비 진작 대책을 더 과감하게 추진하길 바란다.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 디지털 혁신산업 육성을 비롯한 내년 경제 정책을 흔들림 없이 실행해야 부산 경제 체력을 강화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