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열흘 남짓 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제47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다. 초접전이 될 것이라는 여론 조사 결과를 뒤엎고 대통령 선거에서 완승한 트럼프 당선인은 이미 2017년도 미국 제45대 대통령을 역임한 바가 있으니, 이번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은 ‘트럼프의 귀환’이라 명명할 만하다.

더욱이 동시에 치러진 상하 양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모두 승리한 만큼 적어도 중간선거가 열리는 향후 2년 동안까지는 의회 지원까지 받게 되어 트럼프는 강력한 통치권력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트럼프의 성향이 가져올 리스크이다. 국제적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세계가 직면할 가장 큰 위험이 트럼프’라고 예고했을 정도로 트럼프는 이미 집권 1기 시기에 수많은 글로벌 리스크를 야기한 바 있다.

과거 미국이 주도했던 세계 자유무역 질서를 사실상 부정하는 보호무역 조치를 대거 추진했고, 미국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탈퇴하기도 했다.

동맹국들에게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요구했었고 이민자를 추방하는 강경한 반(反)이민정책을 실시했다. 미국이 주도해온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미국 스스로 무너뜨리는 상황이 트럼프 집권 1기 동안 벌어졌던 것이다.

이제 곧 시작될 트럼프 집권 2기에서는 위의 상황이 재발되는 것은 물론이고 더욱 많은 사건이 예고되어 있다.

트럼프는 국가 안보와 경제적 이유를 들어 파나마의 파나마 운하 운영권과 덴마크 영토인 북극의 그린란드를 미국이 소유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파나마와 덴마크 정부가 그 소유권을 미국에 팔지 않겠다고 하자 트럼프는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를 미국의 영향력 아래 두기 위해 군대 투입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고까지 말했다.

트럼프는 캐나다에 대해서도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이 어떠냐”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설마 그럴리야 없을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이러한 뉴스들은 분명하게 트럼프의 영토 확장 욕심을 드러내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루 안에 끝내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러시아와의 소통을 중시해왔다. 러시아가 트럼프 당선인 측이 제시한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정안을 거부했지만, 트럼프가 유럽연합의 해체를 주장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불필요하다는 주장도 해온 만큼 미국과 러시아 양국 사이의 밀월관계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트럼프의 미국과 푸틴의 러시아가 손을 잡은 국제질서는 어떤 모습일까?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된다는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 ‘평화’의 질서가 오는 것이겠지만 패권적 강대국이 담합하는 질서 속에서 인류의 미래가 밝을 것인지 자신할 수 없다.

그럼 한반도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국제환경은 어떻게 될 것인가? 바이든 정부 때 제정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폐기 혹은 축소될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한국경제의 주력 산업으로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분야 국내 기업들의 수익률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트럼프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한국에 요구할 것이다. 트럼프가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한국에게 요구한 금액은 무려 매년 100억 달러(14조5000억 원) 정도로 이는 한국과 미국이 합의한 2026년 분담금(1조5192억 원)의 10배 가까운 금액이다.

트럼프가 기존 합의를 무시하고 한국을 동맹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의 표적으로 삼을 가능성도 있어서 걱정인 것이다. 만약 한국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주한 미군 감축이나 철수라는 강수를 제시할 수도 있다. 이는 미국과 북한과의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과 맞물려 우려를 더하고 있다. 북미 회담을 통해서 주한미군 감축 혹은 철수와 북한의 핵무기 동결을 교환하는 합의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미사일을 쏘아 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트럼프 집권 2기의 한국의 외교안보 환경은 그리 밝지 않다.

더욱이 트럼프 집권 1기가 시작되던 2017년 1월과 마찬가지로 이번 트럼프 집권 2기가 시작되는 2025년 1월에도 한국은 대통령 탄핵으로 한미 정상외교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트럼프는 과연 동맹국 한국을 어떻게 평가할까. 매번 정상외교가 불가능한 정치적 후진국으로 평가해 이후 한국을 깔보고 더욱 강하게 압박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는 한국이 현재의 정국 혼란을 빠르게 수습하고 헌정 질서를 다시 제대로 세워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