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관광산업은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중요한 수입원 중의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빠르게 소비되고, 또 대체되는 관광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 미션이다. 이에 대해,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음식(Food)은 이제 더 이상 여행의 부수적인 요소가 아니라 여행의 목적 그 자체가 된 지 오래다. 음식을 기반으로 여행의 코스를 계획하고, 숙소를 예약하고, 인근 지역 명소를 관광하는 추세이다.

부산에는 영도의 모모스커피와 같은 커피콘텐츠 이외에도, 다양한 로컬 크리에이터가 식품을 기반으로 다양한 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 대만 음식을 지향하는 또시아, 부산에서는 생소한 감자 뇨키를 기반으로 하는 이태리 음식점 그라치에 등이 지역의 청년 스타트업이 운영하는 매장인데, 부산 내 유입 고객 보다 오히려 외지의 고객이 찾아오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한다.

이제 좀 더 저돌적으로 부산의 숨은 식품 로컬크리에이터의 매장을 관광 자원화하여 지원하는 것이 단순히 소상공 지원의 영역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변해가고 있는 젊은세대가 선호하는 관광콘텐츠의 영역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다.

숙박(Accommodation)은 더 이상 여행의 시간을 연장 시켜주는 도구가 아니다. 숙박 자체가 여행의 신선한 경험으로 자리잡고 있고, 숙박만을 위해 여행을 하는 젊은세대 역시 종종 보여진다.

워케이션(Workation)과 같이 일과 여가를 동시에 가능하게 해주는 스타트업이 부산에도 존재한다. 워케이션은 오션뷰와 시티뷰로 나뉘어진 여행의 재미를 일과 여가의 영역으로 숙박에 대한 기준을 확장시킨다.

해운대 광안리와 같은 전통적인 관광지 뿐만이 아닌, 부산의 내륙까지도 일과 여가라는 가치를 기준으로 관광객의 유입이 확장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축제(Festival)는 전통적인 지역의 효자노릇을 하는 관광콘텐츠이다. 불꽃축제, 부산국제영화제, 기장한우축제와 같이 전통적인 축제도 관광객 창출에 매우 의미있는 효과를 제공해 왔지만, 얼마전 크리스마스 기간에 영도에서 진행된 크리스마스 빌리지라는 대형 플리마켓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지역의 스타트업인 푸드트래블 마켓움 등이 주최가 되어 만들어진 이 크리스마스 행사는 일주일 동안, 하루 1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창출했다. 기관에서 지원하는 박람회, 축제 행사와 다를 바가 없는 취지이나, 많은 것들이 달랐고 소비자는 움직였다.

앞으로 플리마켓을 통해 소공인들은 고객이 찾아오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관광객은 원래부터 있던 것을 찾기보다 부산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새로운 경험을 찾아 부산을 찾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의 중심에 스타트업이 있다. 이들은 지원기관으로부터 판로와 수익창출의 다양한 지원을 받으면서도 사업은 생각보다 커지지 못했다. 그러나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홀로서기를 시작하면서 그들은 모이기 시작했고,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시작했고, 내 제품이 아닌, 우리의 제품들을 함께 알리기 시작해서 이루어낸 쾌거이다. 지역의 관광 콘텐츠는 이들 스타트업에 의해 큰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이다.

부산의 관광 콘텐츠가 놀이시설, 글로벌 수준의 호텔들을 유치해야 큰 변화를 맞을 것이라는 생각을 깨고 싶었다. 백종원 대표가 부산의 몰락해가는 전통시장을 바꿔주기만을 바라는 생각도 깨고 싶었다. 이미 답은 부산에 있다. 그동안 도움의 수혜자로 여겨 왔던 스타트업들. 그들을 통해, 부산의 관광은 혁신을 이루어 낼 수 있는 가성비 있는 방식도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