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지도가 12·3 비상계엄 이전으로 복귀했다는 여론조사가 잇달아 나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의힘 지지도 40.8％, 더불어민주당 42.2％다. 양당 간 지지도 격차는 지난해 9월 셋째 주 이후 16주 만에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지난주 발표한 한국갤럽 조사도 국민의힘 34%, 민주당 36%로 비슷한 차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은 64%로 3주 전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때는 압도적 찬성 여론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권영세(왼쪽부터) 비상대책위원장,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의장실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돼 정치 현안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야당의 내란 동조당이라는 비판에 몸조심하던 때와 분위기가 다르다.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재집행에 “국격을 떨어뜨린다. 불법집행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내란특검법에 대해선 특검 후보 추천권의 야당 독식을 비판하고, 수사 인력과 기간 등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여 대법원장 추천권으로 변경, 비토권 삭제, 인력과 기간도 줄여 발의했다. 이제는 특검 후보 추천권자로 대한변협 등을 추가하고, 수사 범위에서 외환죄와 내란 선전·선동 혐의를 제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안의 수정안 대신 여당답게 자체안을 내겠다는 주장도 나온다. 야당이 자당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니 꼬투리를 잡아 다른 것을 요구하는 행태를 보인다.

민주당은 가짜뉴스를 손보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가짜뉴스에 기대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퇴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카카오톡으로 내란 선동 관련 가짜뉴스를 퍼뜨리면 고발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온라인 사이트 ‘민주파출소’를 통해 고발을 받고 있다. 장·노년층 사이에서 보수 유튜버의 부정선거와 이재명 대표 관련 콘텐츠가 퍼지고 있다. 가짜뉴스가 효력을 발휘해 여론조사가 이렇게 나왔다고 보는 것이다. 가짜뉴스가 효력을 발휘한 사례는 2016년 미국 대선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등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래도 가짜뉴스 때려잡겠다는 것은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

여야는 탄핵 민심을 제대로 읽어야 하겠다. 중도층이 흔들린다는 것은 양당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의 계속된 수사 거부, 헌재 변론 불출석, 내란특검법 공전 등으로 탄핵정국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정국 주도권을 쥔 야당에 실망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잘한다는 평가로 인식한다면 그야말로 오독이다. 야당에 정권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여당 지지층이 결집하는 경향도 있다고 봐야 한다. “나라를 바로 세우는 데 힘을 모으라는 질책과 당부의 뜻”이라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발언은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당의 이익만 앞세우지 말고 협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마땅하다. 여론은 변한다. 국민 위해 진심으로 일하는 정당에 미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