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도시공원인 사하구 을숙도생태공원(321만㎡)과 강서구 맥도생태공원(237만㎡) 일대의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국가가 예산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국가도시공원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하는 도시공원과 달리 국비 지원을 받아 대규모 녹지를 조성하고 보존할 수 있다. 시가 국가도시공원 지정 요건 완화를 위한 법령 개정 추진과 함께 시민 공감대 확산에 나서 이르면 내년 처음으로 국가도시공원 최종 승인을 받겠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부산시가 사하구 을숙도 생태공원과 맥도생태공원이 국내1호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되도록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을숙도 생태공원 모습. 국제신문DB

을숙도·맥도생태공원은 1999년 시민사회가 ‘100만 평 시민공원’ 조성 운동을 펼친 곳이다. 첫 국가도시공원이 되면 그 의미가 각별할 것이다. 전남 순천 순천만 정원은 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후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졌다. 국가도시공원은 숲과 습지 등 자연환경을 아름답게 꾸미는 정원에 문화·체육시설을 추가한 것이다. 을숙도에는 부산현대미술관과 국립청소년생태센터 등 문화시설이 있어 국가도시공원으로 적합하다. 기존 갈맷길과 연계한 낙동강 생태순례길을 조성하고 낙동강 생태탐방선을 활성화하는 등 기획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무궁무진하다. 을숙도·맥도생태공원을 주요 관광지로 육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본 후쿠오카 국영공원인 ‘우미노나카미치’는 선박을 이용해야 해 접근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거대한 숲에 놀이기구, 동물원, 캠핑장 등을 갖춰 일본 전역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환경오염, 도시민의 정신건강 악화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났다. 싱가포르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외국에서는 도시 녹지화의 긍정적 효과를 확인하고 대폭 늘려가는 추세다. 현재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이 이어지면 2100년이면 을숙도 일대 해수면이 0.73ｍ 상승해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연구자료가 2023년 발표돼 충격을 줬다. 기후변화 위기 대응 측면에서도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서둘러야 한다. 탄소를 흡수하는 녹지를 확보한다면 생태계 보전과 함께 부산이 탄소중립도시가 되는 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이 현실화하면 녹색인프라 확충을 비롯해 일자리 증가 등 경제적 효과가 크다. 국가도시공원은 지정 요건이 까다로워 현재까지 지정된 사례가 없다. 지자체가 공원 부지면적 300만㎡ 이상과 공원 부지 전체에 대한 소유권을 확보해야 한다. 부산 시유지는 237만㎡로 신청 조건에 미치지 못하며, 맥도생태공원 하천 부지는 대부분 국유지다. 국민의힘 이성권(사하구갑) 의원이 부지면적을 200만㎡ 이상으로 낮추고 지자체가 해당 부지 일부의 소유권만 갖고 있어도 신청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최근 발의한 이유다. 부산시는 정치권과 협조해 법안이 개정되도록 노력해야 마땅하다. 또 지난해 9월 출범한 ‘낙동강 하구 국가도시공원 범시민추진본부’를 주축으로 시민의 힘을 모아 정부에 국가도시공원 유치 의지를 보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