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24일 ‘청년G대 공감 콘서트’를 열어 올해 청년지원정책을 발표했다. 중구 복합문화공간 청년작당소에서 박형준 시장이 청년과 대화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신규 사업으로 구직관리책임제 도입, 이사비 지원, 부산 유입 활성화 방안 등을 소개했다. 구직관리책임제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일대일 맞춤형 구직 상담이다. 이 제도로 취업한 청년에게 1인당 100만 원의 청년도약지원금을, 기업에 연간 720만 원의 인건비를 지원한다. 부산으로 전입하거나 이사하는 청년에게 1회 40만 원의 이사비를 주기로 했다. 부산에서 생활하는 타 지역 청년에게 각종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도 관심을 끌 만하다.

지난해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내 청년두드림센터에서 열린 ‘부산 청년잡(JOB)성장 카페’ 발대식. 부산시 제공

기존 사업을 확대하거나 이미 발표한 사업을 끼워넣은 사례는 아쉽다. 일자리 매칭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청년잡성장 프로젝트’ 예산은 31억 원에서 35억 원 규모로 확대했다. 일자리 매칭기관인 ‘잡성장 카페’는 한 곳을 추가해 총 3곳으로 늘린다. 좋은 기업을 청년에게 알려주는 ‘청끌기업’과 청년고용우수기업 확대도 마찬가지다. 자산 형성을 도와주는 ‘부산청년기쁨두배통장’ 수혜자와 심리적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의 정서 회복을 지원하는 사업 대상자 확대도 기존 사업 틀 안에 있다.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구축 사업은 청년 체감형 지원 정책보다 대학 지원 정책에 가깝다. 이 예산이 전체 청년정책 예산(4146억 원)의 절반을 차지한다. 예산을 부풀렸다는 지적을 받기 십상이다.

물질적 지원 못지 않게 부산에 사는 자긍심을 키우는 정책도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청년봉사단과 멘토단 운영은 바람직해 보인다. 청년봉사단은 청년이 자발적으로 봉사팀을 만들거나 운영하면 시가 심화 교육과 우수 참여자 시상 등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처음 도입하는 것으로 다음 달 중 봉사단을 모집한다. 20개 분야 20명으로 구성된 멘토단은 멘토링을 통해 청년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로 청년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한다. 취업·사업·인생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 방안을 제시해주는 멘토야말로 청년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다만 늘 그렇듯 형식적으로 운영해서는 도움이 안 된다. 자기 아들·딸이나 동생처럼 대해주는 멘토 선정이 중요하다. 멘티 역시 고민이 있는 청년을 선정하는 게 우선이다. 특히 부산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멘토가 힘이 돼야 한다.

박 시장은 늘 “부산의 미래는 청년에게 달려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도 “청년에게 부산에 머물며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청년정책은 당사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대상자가 느끼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청년과 어울리면서 그들의 고민을 경청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야 하겠다. 부산시가 설정한 ‘청년이 만족할 때까지’란 목표가 공염불에 그쳐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