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의 관세 위협 부담이 커지면서 정부가 한미 양국의 조선해양산업 협력을 확대하는 ‘윈윈 전략’을 미국 측에 제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해양조선산업 중심지인 부산으로선 놓칠 수 없는 기회다. 트럼프 행정부 경제정책 영향 분석과 해양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응전략을 면밀히 수립해야 한다. 글로벌허브도시포럼이 25일 오전 11시 부산롯데호텔 3층 크리스탈볼룸에서 ‘트럼프 2.0시대 해양조선산업 새길 찾기’를 주제로 포럼을 여는 이유다. 기조연설자인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명예사무총장은 동북아 신해양시대의 해양수도 부산이 나아갈 방향에 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글로벌허브도시포럼은 25일 트럼프 2.0시대 해양조선산업 새길 찾기를 주제로 포럼을 연다. 사진은 한진중공업 작업하는 현장 직원들. 국제신문DB

중국 정부는 지난 23일 미국이 자국을 겨냥해 잇따라 내놓은 해양·물류·조선 산업 견제 조치에 반발, 필요한 수단을 택해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배정철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장은 ‘트럼프 2.0 시대 조선해양산업 영향과 대응방안’을 통해 미중 관계를 분석하고 우리 조선업 발전 전략을 제시한다. 압도적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이지만 해군은 조선업 1위 중국에 밀린다. 현재 미국 존스법은 모든 선박과 군함을 미국에서 건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선박 분야 경쟁력이 낮아 해양조선업 강국인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동맹국 조선소에서도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 함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2건을 이달 초 발의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선박 유지보수(MRO)뿐만 아니라 미 함정 건조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배 원장은 국내 중소형 조선소 일부를 국방 MRO 분야로 전환하고 중국산 기자재 의존도를 선제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HD현대마린솔루션테크 김복한 팀장은 ‘MRO 사업과 성과’를 주제로 생생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하니 글로벌시장 진출을 꾀하는 부산 조선기자재업체들의 관심이 쏠린다.

한국 조선업이 순항하려면 친환경이나 AI기술을 적용한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 제조 기술을 위한 투자와 전문 인력을 키워야 한다. 최근 조선 ‘빅 3’ 대기업인 한화오션이 부산에 설계 엔지니어링 거점을 구축하기로 했다. 앞서 삼성중공업 한화파워시스템 오리엔탈정공 등 조선·해양 주요 기업의 설계 및 R&D 센터가 둥지를 틀면서 부산이 조선업 설계 및 R&D 집결지로 주목받는다. 삼성중공업 박정기 팀장은 조선해양플랜트 R&D 센터가 부산에 설립된 이후 성과와 과제를 소개한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속에서 글로벌 선주들이 한국에 구애의 손길을 보낸다. 선박 건조와 MRO 등이 호재를 맞았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것은 우리 몫이다. 부산 해양조선 기업들은 이날 포럼에서 나온 의견에 귀를 기울여 대응전략을 수립하길 바란다. 해양수산부와 부산시는 해양조선산업이 대호황을 누릴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