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발전에 대한 오해를 풀자면, 지속가능발전을 먼저 알아야 한다. 한번쯤 들어본 말인데, 특별한 정의가 필요한가? 필자는 올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 사회복지 전공으로 대학원에 진학했다. 지속가능 사회복지 과목을 수강하면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배운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SDGs를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좋은 계기다. 배우면서 널리 알리는 것 역시 기쁨이라 생각하며 공유해 본다.
지속가능발전은 ‘LEAVE NO ONE BEHIND’(누구도 홀로 뒤처지지 않는 세상)라는 인간관에 기초, 1987년 브룬트란트의 UN보고서 ‘우리 공동의 미래’에서 ‘미래 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으로 처음 정의되었다. 이후 약 40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5년 제70차 유엔총회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등 17개 영역으로 수립되었다(2015~2030년).
울리히 벡은 ‘위험사회’에서 “근대화가 진행될수록 위험과 그로 인한 불안은 증대된다”고 말했다. 즉 경제불평등의 심화, 기후 위기, 새로운 세계적 무질서 현상, 분쟁과 인도주의의 위기 등이 우리가 직면한 위험과 불안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보자. 무차별적 자연환경 개발이 없었다면, 동물 바이러스가 인간사회로 나왔을까? 전세계를 잇는 교통·무역이 발전하지 않았다면, 하루 만에 지구 반대편까지 전파될 수 있었을까? 사회환경도 마찬가지다. 12·3 계엄과 그로 인해 촉발된, 대한민국을 두 동강 낼 것 같은 극한 대립으로, 1987년 6월 항쟁 이후 안착되었다 믿었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신뢰가 무너지는 끔찍한 사회현상도 직접 보았다. 포용적 사회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사회다. 이런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지속가능발전목표’다.
그런데,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몇 가지 오해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가 지속가능발전을 국제적·선언적 활동으로만 인식하는 오해다. 지속가능발전은 약 70억 개개인의 삶의 문제이자 각 나라의 문제다. 대한민국도 노무현 정부 당시 2006년~2011년 제1차 지속가능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첫발을 디뎠고, 2008년 ‘지속가능발전 기본법’이 시행됨으로써 법과 제도로 뒷받침되었다. 두 번째, 지속가능발전을 단순히 시간적 개념인 지속성만으로 인식하는 오해다. 하지만 그 안에는 균형과 조화가 있다. 18세기 독일은 철강산업으로 근대화에 박차를 가했는데, 당시 광물이 생산되는 지역마다 부흥하면 곧 망하는 현상이 반복됐다. 카를로비치는 원인을 조사, 용광로 땔감으로 무차별적 벌목의 결과 나무의 씨가 마르고 결국 용광로를 가동할 수 없어 그 지역사회가 붕괴했음을 알아냈다. 그래서 균형과 조화에 기반한 해결책(연료 절약 기술의 발전·대체 에너지원의 개발·계획적 산림 관리)을 제시한 것이 지속가능성의 기원이다.
세 번째, 지속가능성이 발전의 걸림돌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하지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There is no Plan B. Because we do not have a Planet B”라는 말로 명쾌한 답을 주었다. 즉 지구가 사라지면 인간의 존재 자체도, 개인의 발전도, 기업의 발전도 없다. 네 번째,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식상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내 가족이, 내 이웃이, 내 민족이, 내 사해동포가 살아남기 위해선 아무리 반복해도 부족하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더욱이 2025년 기준 2015년 수립한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약 15%만 달성된 상황이라고 한다. 따라서 2030년이 된다고 해서 그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방법으로 인류의 지속가능발전의 여정에 합류할 수 있을까?’답은 간단하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 요즘 손수건을 가지고 다닌다.
내가 하루에 사용하는 종이타월은 10장 정도였다. 1년이면 3650장이고, 10년이면 3만6500장이다. 그 정도의 종이를 만들기 위해 벌목되는 나무의 수,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표백과정에서 사용된 오염수 등을 고려하면, 종이타월 대신 손수건을 사용할 때 10년이면 1인당 약 260㎏ 온실가스를 감축시킬 수 있다. 놀랍지 않은가? 내가 지구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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