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대통령선거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냈다. 유력 후보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대선 출마선언 영상에서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주요 국정 목표로 경제 성장과 생명 중시를 제시했다. 이념은 국민 생활에 직결되지 않는다며 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했다. “우리 경제는 사면초가”라며 “정부가 지난 3년간 경제를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비전 발표회를 열어 포부를 밝히고, 공식 슬로건도 공개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10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선 출마의 각오와 의지를 밝혔다. 이재명 캠프 제공.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도 속속 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 출마 예상자가 10명이 넘을 정도로 난립 양상이다. 당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김문수 전 노동부 장관은 “깨끗한 후보인 나를 선택해야 이 전 대표에게 이길 수 있다”며 지난 9일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노동운동가로 노동자와 서민을 자기보다 많이 아는 후보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10일 국회 분수대 앞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시대교체론을 전면에 내걸었다. 당내에서 계엄에 자유로운 사람은 자기뿐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3일 출마를 선언한다. 약자 동행 정책을 핵심으로 내걸 것으로 보인다. 11일 시장직을 사퇴하는 홍준표 대구시장은 오는 14일 여의도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당내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신 민주당에 맞서 중도 보수세력 합작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경선 룰을 확정해 발표했다. 총 2차 경선으로 나눠 진행한다. 1차에서 국민 여론조사 100%, 2차에서 국민 50%, 당원 50% 비율로 조사해 결정하기로 했다. 2차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끼리 결선투표한다. 오는 22일 1차, 29일 2차 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최종 경선은 다음 달 1, 2일 여론조사 후 3일 전당대회를 열어 후보자를 확정한다. 모든 조사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기로 해 당내와 보수층 지지에 약한 후보에게 불리해졌다.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이 대표가 30%대, 김 전 장관이 10%대를 달리고 있다. 나머지 후보는 한 자릿수다. 현재까진 이재명 대세론이다. 하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도 차이는 오차범위 내이다. 국민의힘이 개혁신당 등과 손을 잡고 범보수 단일 대오를 이뤄낸다면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대선 후보라면 국가를 이끌어갈 시대정신을 밝혀야 한다. 누가 돼선 안 된다는 반사체식 전략으로는 유권자 선택을 받지 못한다. 자기 강점과 비전을 떳떳이 제시해야 대선 후보답다. 국민의힘 후보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부적절하다. 헌정 질서를 어지럽힌 장본인이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수사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출마를 선언한 이철우 경북지사 등이 윤 전 대통령을 만나 덕담을 들었다며 이 사실을 알렸다. 친윤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로 보이나 대통령 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이렇게 처신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