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대통령선거 후보들이 오는 18일 첫 TV토론을 벌인다. 오는 23, 27일 두 번의 토론이 더 있다. 18일은 경제 분야다. 후보 간 열띤 토론이 예상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등 4명이 대상이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크게 앞서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10일 뒤늦게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됐다. 시간이 부족했던 만큼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다. TV토론은 판세가 굳어지느냐 요동치느냐는 분기점이다. 전략을 잘 세워 차이를 줄여야 하겠다. 대선의 일방 독주는 바람직하지 않다. 경쟁할수록 좋은 정책이 나오고, 유권자도 섬기는 법이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5일 전남 여수시 이순신광장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 참석, 차에서 내리며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15일 나온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NBS)에서 이재명 후보 49%, 김 후보 27%, 이준석 후보 7%를 기록했다. 이번 주 초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의 지지도 차이가 11%포인트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후 이 간격을 더 좁히지 못했다. 차이를 더 좁혀도 모자랄 판에 더 벌어지는 느낌이다. 영남권에서 이 후보 지지도가 20대 대선보다 더 높게 나왔다. 국민의힘이 경선 과정에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준 탓이다.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의 후보 교체가 유권자에게 좋게 보일 리 없다. 김 후보가 첫 TV토론을 전환점으로 삼아야 할 이유다.

김 후보는 15일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권 발동은 부적절했다”고 사과했다. 윤 전 대통령 탈당과 관련해선 “제가 탈당하라 말라 이야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중도층을 겨냥한 사과로 해석된다. 윤 전 대통령과 완전히 결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사과가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당내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탈당 요구 공개발언이 나왔다. 이정현 공동선대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 자진 탈당 권고를 제안한다”고 촉구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탄핵의 강을 넘어가기 위한 과정을 이번 주 안에 다 끝내겠다”고 밝혔다. 취임 간담회에선 당정 분리와 대통령 사당화 금지 방안을 당헌·당규에 넣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첫 시험대인 경제 분야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 게 급선무다. 김 후보 제1공약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 자유 주도 성장’이다. 미국과의 관세 패키지 협상과 세율 인하 등이 핵심이다. 상대 후보가 패키지 딜을 주장하는 이유를 물을 게 뻔하다. 세수가 부족한데 감세가 적절한가란 질문도 예상된다. 이 후보는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안정적 지도자 이미지를 굳힐 공산이 크다. 인공지능 100조 원 시대 개막 등을 내용으로 한 경제 공약을 내놓았다. 재원 조달 방안 등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은 경제적으로 잘 살게 하는 지도자를 원한다. TV토론이 경제 발전 비전의 경연장이 되길 바란다.

※본문에 언급된 여론조사(NBS)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2~14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률은 27.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