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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화의 시사 한자성어 <601> 換骨奪胎

뼈를 바꾸고 태를 벗기다, 낡은 틀을 대대적으로 바꾸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6-12-25 20:13:40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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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꿀 환(-9)뼈 골(骨-0)빼앗을 탈(大-11)아이밸 태(肉-5)

뼈를 바꾸어 끼고(換骨) 태를 빼낸다(奪胎)는 뜻으로만 보면 무시무시하다. 일전 소개했던 刮骨療毒(괄골요독. <557>회)과 같이 扁鵲華佗(편작화타)같은 명의의 현란한 수술 솜씨를 연상하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의 얼굴이 몰라볼 정도로 바뀌었다든가 제도가 일신되었을 때 사용하는 성어이니 일면 그럴 듯도 하다.

하지만 환골이란 仙家(선가)에서 신령스러운 靈丹(영단)을 복용하여 보통 사람의 뼈 俗骨(속골)을 仙骨(선골)로 만드는 일을 뜻했다고 한다. 또 탈태는 옛사람의 훌륭한 문구를 따다가 본래의 뜻과는 약간 다른 뜻을 지니게 짓는 것을 의미했다.

약을 먹어 뼈를 바꾸거나 멋진 시문을 자기 것으로 승화시키는 일이나 어느 것이든 힘든 과정을 거쳐 새롭게 되는 것은 같다. 이것을 아울러 괄목상대할 정도로 새롭게 되고 또 용모 등이 딴 사람으로 되는 일, 환경이나 구태의연한 제도를 대대적으로 바꾸는 일 등을 포함하게 됐다.

王喬(왕교)는 중국 고대 周(주)나라 靈王(영왕)의 태자 晉(진)인데 생황으로 봉황 소리를 잘 냈다. 부왕의 미움으로 항상 伊水(이수)와 洛水(낙수) 강변에서 노닐었는데 어느 날 꽃으로 장식된 배가 나타났다.

그곳 신선이 왕교를 배에 타게 한 뒤 이상하게 생긴 술병으로 술을 대접했다. 그런데 신선이 술을 따르면 끝없이 나오다가 왕교가 기울이니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그 술이 환골이 되는 약이었다. 왕교는 도인에 이끌려 嵩高山(숭고산, 嵩은 산높을 숭)으로 올라간 뒤 가르침을 받고 자신도 신선이 되었다. 劉向(유향)의 '神仙傳(신선전)'에서 살을 보탠 이야기다.

宋(송)나라 문인 黃庭堅(황정견)은 고시의 뜻은 무궁한데 사람의 재주는 유한이라 그것을 빌려 자기 언어로 나타내는 것을 換骨法(환골법)이라 하고 그 뜻을 본받아 형용하는 것을 奪胎法(탈태법)이라 했다. 이 내용은 南宋(남송) 때 승려 惠洪(혜홍)의 '冷齋夜話(냉재야화)'에 실려 전한다.

최근의 어지러운 정국을 보며 참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 많음을 느낀다. 민주화를 쟁취하여 30년이 되었지만 모든 제도가 시스템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곳곳에 드러났다. 국가를 위해 사용돼야 할 예산이 조직적으로 빼돌려지고 공직자는 아무 의식 없이 상부 지시로 움직인다.

인사는 높은 사람의 인맥으로 이뤄져 수첩에 오른 사람이 발탁되고, 산하 기관에는 낙하산이 깔린다. 정당은 대의가 아닌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 제도나 사람이 바뀌지 않고는 선진 사회는 까마득하다.

언론인·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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