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 마케팅 업무로 경력
- 강의·저서 등 대외 활동도
- 대표 ‘갑질’은 구시대 유물
- 기업 이윤 추구는 물론
- 고객 행복 함께 실현해야

“기업의 조직문화가 건강하다는 것은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구성원들이 서로를 믿고 신뢰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상당수 기업은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죠.”

열린비즈랩 안병민 대표가 컨설팅과 기업 마케팅에 관한 자신의 경영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경영연구소 ‘열린비즈랩’을 이끄는 안병민(48) 대표는 경영 컨설턴트이자 마케팅 전문가다. 그가 기업의 마케팅과 경영 혁신을 연구하기 위해 쌓은 내공과 ‘실전 경험’은 이력만 봐도 단번에 알 수 있다. 안 대표는 롯데그룹의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과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자신이 재직했던 대부분 기업에서 마케팅 관련 업무를 봤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열린비즈랩 운영은 물론 기업 및 공공기관 강의와 방송 강연, 칼럼과 저서를 통해 경영혁신을 화두로 리더십과 마케팅의 본질을 전파하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6일 서울 여의도에서 본지와 한 인터뷰를 통해 경영에 대한 관점의 혁신을 가장 강조했다. “마케팅과 리더십의 본질은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느냐’라는 문제의식입니다. 일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설정한 뒤 기업 경영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죠. 진정성이 고객을 감동시키면 그게 곧 마케팅이 됩니다. 문제는 대부분 기업이 단순히 돈만 벌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안 대표가 이렇게 말한 이유가 있다. 최근 한국미래기술 양진호 회장의 ‘엽기 행각’ 등 반복되는 CEO급 인사의 갑질 파문 때문이다. 그는 “리더가 직원을 도구로 보고 있어서 갑질 행태가 계속되는 것”이라며 “좋은 리더가 되려면 먼저 ‘사람’이 돼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안 대표는 “과거에는 ‘수직’이나 ‘카리스마’ 등이 리더십의 연관 검색어로 등장했지만 지금은 ‘수평’ 또는 ‘소통’의 시대”라며 “직원을 목적으로 보는 리더는 종업원이 일을 잘 못 하거나 문제가 있을 때 ‘어떤 지원을 해주면 잘 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직원을 신뢰하는 기업이 대체적으로 승승장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케팅 혁신도 강조했다. “대부분 기업이 고객 지갑을 여는 데 초점을 맞춰 마케팅 전략을 세웁니다. 하지만 마케팅의 핵심은 ‘고객을 얼마나 행복하게 해줄 것인가’입니다. 시장이 바뀌면서 마케팅의 정의도 달라진 것이죠. 마케팅의 핵심은 ‘고객 행복’입니다.”

안 대표는 예비 기업인과 사업 초기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사업을 통해 수익은 물론 궁극적으로 세상에 어떤 가치를 더해 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런 가치를 구현하는 과정이 경영자에게 일의 재미와 보람을 가져다주는 것”이라며 “단지 돈만 보고 시작한 사업은 매출에 따라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위기에 직면해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추진력을 얻게 된다는 설명이다.

부산 출신인 안 대표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와 헬싱키경제대학원(HSE)을 졸업했다. 경영직무 관련 교육 전문업체 ‘휴넷’의 마케팅 임원을 끝으로 직장 생활을 마친 뒤 2013년 열린비즈랩을 열었다. 저서로는 마케팅 혁신을 주제로 한 ‘마케팅리스타트’와 조직문화·리더십 혁신에 관한 ‘경영일탈’이 있다. 이들 저서에는 ‘보통마케터 안병민’이라는 문구가 공통적으로 기록돼 있다. 대기업처럼 멀리 떨어져 있다고 느껴지는 마케터가 아니라 이웃사람처럼 쉽게 볼 수 있는 친근함의 의미가 담겼다고 안 대표는 설명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