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로 시작하는 23쪽의 정치 팸플릿 '공산당 선언'이 1828년 2월 24일 런던에서 발표됐다. 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지은 '공산당 선언'은 계급 해방, 나아가 인간 해방을 꿈꿨다. 한때 유럽의 모든 보수 세력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혁명적 실체로서의 공산주의는 혁명적, 과학적 이데올로기이자 실천적 강령으로 뿌리내리는 듯했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결국 자기 모순으로 멸망할 것이라던 마르크스의 예언은 실현되지 않았다. 마르크스주의는 공산당 엘리트들의 지배 권력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로 경직화되고, 그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였던 현실 사회주의가 붕괴함으로써 더 이상 절대적 지위를 누릴 수 없게 되었다.

'공산당 선언'은 공산주의가 몰락할 때까지 200여 개 언어로 번역, 발간돼 인류역사상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려나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