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독자권익위원회 6월 온라인 토론회가 25일 8명의 위원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위원들은 이번 토론회에서 미국산 쇠고기 사태와 관련해 다소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과열된 촛불시위의 현장과 이에 따른 과잉보도를 지적하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추가협상에도 불구하고 시위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주목하거나 그동안의 보도가 다소 부족한 감이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국혼란과 관련해 내놓은 청와대 개편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많았다. 이와 함께 부산항의 물류대란을 맞은 상황에서 정부 측의 대응력과 지역신문으로서의 심층보도가 부족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더불어 고유가 시대의 대응책이나 노인 문제에 대한 보다 더 큰 관심을 주문하기도 했다.


◇참가자(가나다 순)

▶김원명(음악평론가, 경성대 교수)

▶오창호(부경대 신방과 교수)

▶이현만 (메가마트 부장·부산유통업모임 회장)

▶이희숙(주부)

▶진강수(언론인)

▶채승영(참교육학부모회 부산지부장)

▶한동희(노인생활과학연구소장)

▶황소민(좋은문화병원 미용성형재건센터 소장)

진강수

▶진강수 = 6월3일자 '나란히 참가한 엄마와 딸의 편지'로 시작된 촛불집회 현장의 목소리가 '촛불집회 릴레이 인터뷰', 6월10일의 '6.10항쟁의 그날, 촛불을 이야기하다', '각 세대가 말하는 촛불집회' 등 다양하게 보도돼 왔다. 기사 의도가 집회 참가자들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므로 한계는 있었겠지만 촛불의 당위성만을 독자들에게 편식시킨 감이 든다. 더우기 촛불집회가 미국 쇠고기 문제뿐 아니라 국정 전반에 걸쳐 반대 투쟁을 천명하고 정권퇴진 운동으로 변질되고,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한 13일의 긴박한 상황 이후까지도 릴레이 인터뷰는 계속되었다.

나라의 구겨진 자존심을 아파하며 말 없이 집회를 지켜보아온 많은 국민들이 과연 '촛불'의 이 같은 '권력'마저도 온당하게 볼 것인지는 의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촛불이 승리했다고 해서 모든 정부의 정책에 대한 반대투쟁을 위임받은 것도 아니며 촛불민주주의로만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지적한 18일자 시론 '촛불의 승리 촛불의 책임'은 시의적절했다.

김원명

▶김원명 = 대통령이 마침내 반성을 했다. 국제신문 6월 20일자 1면에는 '靑 뒷산서 촛불보며 뼈저린 반성'이라는 제하에 고개를 숙인 대통령의 모습을 실었다. 100여일 전 취임 때의 오만함은 자취를 감추었다. 지금이 봉수대나 파발마로 민심을 전하는 시대도 아닌데, 국민의 뜻을 진작 알아차리지 못하고 버틴 날수 치고는 꽤나 길었다. 국민과의 단절된 소통이 부분적으로나마 해소된 듯해 그나마 다행스럽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눈앞에 닥친 현실이다. 실정의 책임을 물어 청와대 수석 대부분과 내각의 상당수를 개편하겠다는 의지는 좋지만, 새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여전히 걱정이 앞선다. 허황된 정책들로 국민을 절망의 나락으로 내몰았던 '인수위' 멤버들이 얼굴을 바꿔 내밀었다. 100일 만에 한국 경제를 주저앉힌 아마추어 경제 관료들은 여전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별로 다를 바 없는 인물들이 바통을 받아 이어달리기를 하는 꼴이다. 진정한 반성은 행동이 뒤따라야 하는 법이다. 이 정부가 정말 뼈저린 반성을 했는지 국제신문은 국민들과 같이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황소민

▶황소민 = 촛불의 행렬이 심상치 않다. 쇠고기 추가협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촛불은 꺼지지 않고 있다. 촛불집회의 향방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사도 여전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언론의 보도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소리가 높다. 인터넷 하나면 모든 장면을 실시간으로 방송할 수 있는 요즘 인터넷매체의 힘은 너무나 크다. 물론 시민기자들의 취재는 조금은 편파적일 수 있지만 전경의 군홧발에 밟힌 여대생이나 물 대포를 맞고 고막이 손상된 젊은 청년에 대한 보도 등은 지지를 받았다.

반면 시민의 귀와 눈이 되어야할 기존 언론에는 불만들이 가득했다. 자칫 시민들을 자극할 수 있어 조심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언론의 기본 의무인 사실 보도를 소홀히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역신문들도 역시 그런 양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국제신문의 경우 부산지역의 촛불시위나 그 시위의 속내 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보도했다. 촛불을 든 사람과 이를 막아야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인터뷰를 하는 코너 등은 눈에 띄었다. 자칫 한쪽으로 쏠릴 수 있는 생각을 한 번 더 다른 입장도 고려하게 만든 점에서 괜찮았다.

물류대란과 관련한 보도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세계적 물류도시를 지양하는 부산에서 이번 화물연대의 파업에 관련된 심층보도는 중앙지를 크게 넘어서지 못했다.

채승영

▶채승영 = 유월 미국에서 쇠고기 추가협상이 이뤄지는 동안 화물대란이 일어났다. 2003년과는 달리 이번에는 경유값 폭등으로 생존권을 위협받은 화물차주들이 파업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리고 파업이 예고됐는데도 정부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화주와 화물차주 당사자의 문제로 미룬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갈등조정 역할이 필요한 일에 그런 태도를 취한 것은 마땅히 비판받을 만하다.

6월13일 '화물연대파업'을 시작으로 거의 매일같이 국제신문은 숨가쁘게 소식을 실어 날랐다. 6월13일자에 물류파업 왜 되풀이되나, 다단계 알선 병폐 방치, 표준운임제도 미적미적, 5년 전과 닮은꼴 등의 기사를 통해 '예고된 대란'이라 전했다. 지속적으로 6월14일, 17일, 21일 사설을 통해 '물류대란 땜질처방으론 해결 불가능하다', '화물운송체계 이번엔 제대로 정비해야', '화물운송 체계 개선 근본 대책 세워야'라는 심층 보도로 독자로서 충분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정부가 30개월 이상의 소에 대한 교역을 금지한다고 미국과의 추가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30개월 미만의 경우 등뼈와 내장 등 광우병 위험이 큰 부위는 여전히 수입이 가능하고 사골뼈·골반뼈·꼬리뼈 등도 수입금지 품목에 결국 포함시키지 못했다. 추가협상 결과 발표 이후에도 촛불집회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6월17일자에 탐사기획 '김해평야는 없다-위기의 식량주권'을 게재했다. 현재 우리 나라의 식량자급률은 밀 0.2%, 옥수수 0.8%, 콩 13.6%에 그치고 있고, 개발을 위한 농경지 잠식을 당연시하는 정부정책을 비판했다.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는 것은 미국산 쇠고기뿐만이 아닌 식량 주권을 빼앗길 위기에 있음을 지적하면서 지역의 과거, 현재, 미래를 점검하고 조망하는 집중탐사 기획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이희숙

▶이희숙 = 장마가 시작되어도 촛불은 꺼지지 않고 있다. 홀로된 노인들은 심지가 타들어간다. 6월 15일은 제3회 '세계 노인학대 인식의 날'이었다고 한다. 6월 16일자, 학대받는 노인들이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쉼터가 꼭 필요하다는 내용이 있었다. 최근 노인들의 고독사가 늘어나고 있고, 노인의 자살률 또한 10년 간 3배 가량 증가했다. 이런 문제들은 혼자 사는 삶과 큰 관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국제신문에서는 4월과 5월에 노인요양보험제도에 대해 자세하게 기사를 실었고, 6월 9일자에는 요양보험 재가급여 이용에 대하여 알기 쉽게 설명해주었다.

6월 2일자, 노년기 이혼자 63%가 재혼을 희망하며 홀로된 노인 대다수가 이성교제를 원한다는 기사도 눈에 띈다. 노인들의 이성교제나 재혼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노인을 잘 봉양하는 것이 효도가 아니라, 노인이 원하는 것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효도일 것이다. 홀로된 노인의 가슴에도 촛불을 붙여서 노년의 문화를 밝고 건강한 분위기로 이끌어야 한다. 그들이 이성교제를 하든 재혼을 하든 그들의 선택에 대해서 지지해주어야 할 것이다. 국제신문은 앞으로도 노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기사를 다양한 각도에서 실어주기 바란다.

이현만

▶이현만 = 베트남은 낮은 임금과 저가의 토지비용, 그리고 베트남 정부 차원의 투자촉진 방안으로 외국기업에 대한 일정기간 비과세라는 파격적 혜택 등으로 인해 많은 국내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6월 16일자 '베트남 진출 국내 기업들 - 여기서 또 환란 겪나' 제하의 기사는 베트남에 진출한 부산, 경남 업체들의 어려운 현지실정을 소개하여 눈길을 끌었다.

기획기사로 연재되고 있는 '김해평야는 없다 - 위기의 식량주권' 6월 19일자 보도는 강서지역 어느 임차농의 절규를 소개하며 생산비보다 매출액이 적은 상황과 임차농으로서의 불안감을 확연히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수요 부족과 복잡한 유통구조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통해 식량주권 문제에 대한 경고와 함께 척박한 농업환경에 대한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지난 6월 19일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심각성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조선(造船) 관련 3가지의 기사를 종합면과 경제면에 비중있게 다룬 것은 조금 의아했다. 종합 2면 톱기사로 '수빅조선소서 1호 선박 건조', '100번째 초대형 유조선 인도', 또한 경제면에 '한진중 조선소 이원화로 제2도약'의 기사를 실었다. 당시 화물연대 파업으로 화급한 상황에서 이렇게 비중을 두어야 했는지 이해가 어렵다. 해당 조선소가 부산 연고인 점은 알지만 당시 중대한 지역 현안에 대한 국제신문의 적극적인 자세에 반하는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한동희

▶한동희 = 고유가와 물가 폭등으로 인하여 시민들의 삶의 질이 악화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대응책들이 제시되어야 할 시점이다. 국제신문의 보도를 살펴보면 6월2일 고유가에 나들이도 줄었고 아파트 주차장에 차들 빼곡 주차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주목을 끈다. 또한 6월10일 '을숙도 자전거 이용 아찔'이라는 박스기사와 고물가 생활속 대응책이라는 제목으로 '대중교통 출·퇴근, 자전거 ,워킹, 카플족 급증', 외신란에 자전거를 타고 있는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오바마의 사진을 동시에 게재하였다. 좋은 기사라고 생각하고 생활속에서 실천하고 있는 국내외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 같다

이런 관점에서 6월16일 비오는 날 쇼핑을 하면 할인혜택을 준다는 보도와 6월17일 '고물가에 리필제품 판매 증가'의 기사는 독자들이 눈여겨 볼 수 있는 기사라고 생각한다. 계속적으로 고물가 시대에 대처할 수 있는 시민들의 대응책을 폭넓게 보도했으면 좋겠다.

국제신문에는 요일별로 기사의 제한점이 있어 보도내용이 그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간혹 나타나고 있다. 세계노인학대방지네트워크의 한국지부가 부산에 있으며 국제사회의 동향을 국내에 알리는 역할을 추진하였다. 그런데도 국제신문에서는 행사가 열린 12일에 기사를 보도하지 않고 노인과 관련된 기사를 다루는 월요일을 기다려 보도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 신속한 보도는 기사를 더욱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는 것을 새겼으면 한다.

오창호

▶오창호 = 개인적으로 늘 고민하는 문제가 있다. 마치 정해진 규칙처럼 나를 향해 육박해 들어오는 삶의 방식에 대한 것이다. 남들이 부동산에 투자한다는데, 혹은 남들이 자식들의 영어 교육을 위해 외국에 언어 연수를 보낸다는데 나도 따라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등등의 고민이다. 주위에서 그리고 언론에서 이런 저런 뉴스거리들을 보거나 들을 때, 이런 고민을 늘 하게 된다. 때로 이런 소문을 듣고 따라 해서 쏠쏠한 재미를 볼 때도 있고 또 때로는 괜히 이용만 당하고 낭패를 보는 일도 있다. 그러나 손익을 떠나서 보다 심각하게는 나만의 삶의 방식이 없다는 혹은 지켜지고 있지 못하다는 상실감이 더욱 심각하게 고민하게 한다. 즉 대안적 삶의 문제다.

이런 점에서 국제신문이 기획기사로 다루고 있는 '대안과 모색'은 매우 흥미 있는 주제다. 이 기사는 대안적 삶을 모색하고 있는 선구자들을 찾아서 그들의 인생철학과 실천적 노력들을 소개하고 있다. 흔히 비판하기는 쉽지만 대안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예컨대 신자유주의나 공교육 시스템, 혹은 현대 문명에 대해 비판하기는 쉽지만 대안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다만 대안이 무엇에 대한 것인지 불분명하게 되면 의미전달이 불투명하게 된다. 이번 기획의 경우 기자가 단순히 인터뷰만 할 것이 아니라 취재의 방향이나 배경에 대해 요령있게 제시해야 비로소 완결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