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9년1월22일 오후 4시

◇장소:국제신문사 5층 회의실


◇참석자(가나다순)

구명주(부산대 사회학과 3년)

김대갑(국제신문 시민기자)

김원명(경성대 음악학부 교수)

김화일(부산가톨릭대 교수)

박근서(성도회계법인 부산·경남본부장)

박재욱(신라대 행정학과 교수)

유순희(부산여성신문 편집장)

윤경일(부산의료원 정신과 과장)

윤연숙(주부)

이준경(낙동강네트워크 사무처장)

장선화(부산여성회 사무처장)

진강수(언론인)

채승영(참교육학부모회 부산지부장)


본지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2일 오후 편집국 회의실에서 1월 독자위원회 회의를 가졌다. 회의에 참석한 13명의 독자위원들은 부산시 5대공기업 인사경영실태 분석 등 기획성 기사에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영도 노래방 화재참사 기사가 편집상 다소 소홀하게 취급된 점을 지적하는 등 신문제작 전반에 의견을 제시했다.

구명주 씨, 김대갑 씨,김원명 씨

▶진강수=지난 1년 동안 지면 평가와 여러가지 참신한 제안을 해주시느라 수고많았다. 새롭게 독자권익위원회에 참가하신 분들도 계시고 연임을 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올 한해도 국제신문의 지면이 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따끔한 질책과 건강한 제안을 기탄없이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박근서=새로 독자권익위원회에 참가하게 됐다. 오늘은 그동안 국제신문을 유심히 봐 오면서 느낀점만 우선 말씀드리려 한다. 부산에는 지역지가 많지 않아서인지, 인력 문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역 경제와 관련된 뉴스와 정보가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그나마 보도되는 경제 기사의 주된 대상이 소위 잘 나간다는 기업들 위주여서 아쉽다. 비교적 덜 유명한 기업이나 경제주체들에 대한 보다 세심한 관심과 취재, 보도가 이뤄졌으면 한다. 경제면에 대한 질적 양적 확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유순희='사람&이웃'면에 실리는 메인 인터뷰를 너무 명사 위주로 소개하지 말고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도 많이 소개됐으면 좋겠다. 지난 21일자 23면 논술지면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높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지면이지만 편집적인 면에서는 본문이 너무 길게 아래로 흘러 내려 지루한 감을 준다. 눈길을 더 끌 수 있는 편집의 고민이 필요하다. '심층해부-낙동강 녹색뉴딜' 시리즈는 새해 초에 돋보이는 기획기사였다. 특히 친환경적 언론의 시각을 잘 보여준 사례인데다 대안제시까지 이어지고 있어 완성도가 높았다. 새해 1월1일자 1면 메인사진은 농부가 소를 몰고 낙동강변에서 달리는 사진인데, 사진 자체는 색다르고 좋았지만 왠지 어색한 설정의 냄새가 너무 난다. 신년특집과 관련해 덧붙이자면 '메이드인 부산 명품을 키우자'는 좋은 기획이었는데 몇몇 브랜드 소개에 그치고 한번에 끝내버려 아쉬웠다.

김화일 씨,박근서 씨,박재욱 씨

▶이준경=지난해 국제신문은 리더십과 장기플랜이 부재한 부산이라는 도시에 장기적 발전 아젠다와 화두를 던져 큰 반향을 일으켰다. '도시국가 시리즈' '부산 지식네트워크' 등의 기획기사가 대표적이다. 특히 이들 시리즈는 '현실적이다, 아니다 너무 이상적이다'는 등의 논란을 제쳐 두더라도 새로운 도시 발전 아젠다였다는 측면에서 그 가치가 크다 할 것이다. 아울러 새해 초에 4대강 개발과 관련된 녹색뉴딜 정책의 허점을 파고든 심층 기획기사를 싣고 있는데 친환경적 측면에서 총체적으로 이 문제를 다뤘다는 건 상당히 발빠른 대응이었다.

일자리 측면에서, 아름다운 일자리 공공일자리 등에 대해서도 국제신문이 다뤄주면 좋겠다. 시민기자 제도를 보다 확대해 네트워크화 하는 것도 고려해 보길 바란다.

▶채승영=메이저 교복 업체들이 신학기 교복 가격을 일제히 올린데 대한 분석기사와 사설을 관심있게 읽었다. 지난해까지는 20만원 초반대였지만 27만원까지 올려 버린 교복업체들의 행태는 결국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 살아가는 학부모들의 어깨를 더 무겁게 한다. 일단은 이 문제를 기사와 사설로 잘 다룬 것은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2월에는 좀 더 천착해서 보도해 주면 좋겠다. 2월에 학교 배정받고 나면 곧 바로 교복을 구입해야 하는 시기다.

유순희 씨,윤경일 씨, 윤연숙 씨

▶장선화=최근 서울 용산 재개발 참사 관련 보도를 보면서 저절로 눈물이 날 정도로 참담했다. '정부가 무엇을 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도 재개발과 관련된 갈등 등 문제가 있는 곳이 많은 것 같다. 부산지역 재개발 실태에 대해 기획을 해서 심층적으로 다뤄줬으면 한다. 아울러 여성 관련 기사가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싶다. 그나마 메이크업, 옷 잘입는 법 등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가벼운 내용에 그치는 것 같다. 올해는 여성의 실존적 문제를 다루는 속 깊은 기사들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정치권, 특히 국회의 법안 관련 갈등은 그렇지 않아도 힘든 국민들의 눈살을 더욱 찌푸리게 했다. 그런데 국제신문의 관련 보도는 갈등 현상을 전달하는데만 집중했지, 소위 문제가 되고 있는 MB법안 내용에 대한 보다 상세한 소개나 문제점 보도는 부족했다.

▶김대갑=22일자 신문 26면 기자수첩에서 현대차 파업결의를 비판한 기사를 봤다. 그런데 이 기사 내용중 말미에 '이런 신이 내린 직장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노조가 안하무인 격으로 휘두르는 광란의 파업 칼춤을 지켜봐야 하는 실업자나 체불 근로자들은 어떤 마음일까'라는 문장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경제위기 속 대기업 노동자들의 파업이 과연 적절한가에 대한 비판적 인식은 이해하더라도 이같은 표현은 극도로 보수 우파적 편향성을 보인 부적절한 서술이다. 너무 한쪽에 치우친 감이 없는지, 불편부당을 생명으로 삼아야 할 신문에서 숙고해 보길 바란다.

장선화 씨

이준경 씨

▶김원명=새해 초에 부산문화재단 출범과 관련된 여러가지 문제가 많았는데 국제신문에서 여러차례 이 문제를 다뤘다. 1면 톱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아주 반향이 컸다. 이 보도 이후 많은 문제점들이 시정, 수정되기도 했다. 언론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문화 예술인들의 속성 중 하나가 개인적 활동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역에서 어떤 사안이 터지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문화행정 현안들에 대한 정확하고 신속한 보도를 보다 충실히 해 줬으면 좋겠다.

▶윤연숙=최근 국제신문을 접해 보고, 많이 놀랐다. 수년 전에 비해 소재나 내용이 참신하고 날카로워진 점이 두드러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MB법안에 대한 보도 태도는 문제로 지적해야 할 것 같다. 서울의 소위 중앙지와 국제신문 등 여러 신문을 읽다 보면 서로 논조가 너무 달라 독자 입장에서는 혼란과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데 과연 그 법안들의 내용과 실체가 어떻기 때문에 이런 갈등이 생겼는지에 대한 명확한 보도가 없어 아쉬웠다.

채승영 씨

진강수 씨

녹색뉴딜 정책과 4대강 개발 문제를 새해초에 심층적으로 다룬 것은 적절하고 아주 좋았다. 앞으로도 이 문제는 계속적인 감시자로서 사명을 다해주길 바란다.

▶김화일=새해 신년호 톱기사로 다룬 '부산을 지식창조도시로'는 지난해 지식네트워크 기사의 후속 시리즈였는데 참 많이 와 닿았다. 계속적으로 실체와 성과가 날 때까지 다뤄줬으면 좋겠다. 1월7일자 소비자유통면, 추천상품 코너에 담배 신제품이 소개됐다. 종종 이런 일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정말로 의아하다. 담배가 추천상품의 범주에 들어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 지난 8일자 10면에 '중고생 금연클리닉 성공률 40% 넘었다'는 기사도 문제가 있다. 이 기사는 효과면만 강조한 보도자료를 참고한 부산교육청 홍보성 기사가 아닌가 싶다.

1월 중에 부산시 5대 공기업 경영실태와 인사 문제를 지적한 기획시리즈는 상당한 성과로 꼽고 싶다. 공공기관 및 권력기관에 대해 칼날을 세움으로써 새해 달라진 국제신문의 모습을 보였다. 21일자에 부부강간죄 유죄 판결받은 남편 자살 기사는 내용이 다소 불충분하게 다뤄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구명주=국제신문은 기획탐사 기사와 오피니언면 필진이 아주 강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주변 친구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1면의 경우, 뭔가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1면은 신문의 얼굴인데, 과연 국제신문만의 1면은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녹색뉴딜 4대강 기획시리즈는 다른 위원님들의 말씀처럼 아주 좋은 보도였다는 데에 동의한다. 하지만 조금 더 일찍, 그러니까 정부 발표 직후 다뤄졌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울러 부산의 5대 공기업 경영 실태 및 사장선임 문제를 지적한 기획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취재진의 노고와 의지가 잘 드러난 훌륭한 기사였다. 대학생 입장에서 보면, 일간지에서 대학생이 주된 소재로 드러나는 것을 보기 힘들다. 대학생 문제를 좀 더 다뤄줬으면 좋겠다.

▶윤경일=오늘 처음 독자권익위원회 일원으로 참가했다. 바쁜 와중에도 신문은 아침 저녁으로 열심히 읽는데, 인터넷을 통해 접하는 뉴스와 달리 종이신문을 읽으면 전체 배치를 보면서 토픽이 무엇인지 등을 더 잘 알게되는 이점이 있다. 많은 분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좋은 지적들을 많이 해 주시는데 저 역시 의료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관련 분야를 중심으로 충실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박재욱=지방행정의 문제에 관심이 많다 보니 12일자 부산시 5대공기업 경영실태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이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었지만 이렇게 심층적으로 다룬 사례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아주 용기있는 시도다. 단발성에 그치는 것 같아 아쉽다. 차제에 좀 더 심층적인 보도가 필요하다.아울러 시와 공기업 경영을 감시할 의무가 있는 시의회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시민의 공감대와 참여를 더 끌어들여 근본적으로 시스템이 바뀔 수 있도록 해야겠다.

철학자 바다를 뒤집다, 부산을 지식창조도시로, 도시국가론 등 기획면은 재미도 있지만 논리적으로도 아주 훌륭하다. 이들 기획기사들을 한번쯤은 전체적으로 융합해서 다뤄 볼 필요가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든다

▶진강수=신문제작 일선에 선 기자들의 보다 진지하고 세심한 자세를 요구하고 싶다. 지난 연말께 사명대사를 찾아서 시리즈 안에 '벚꽃나무'라는 표현을 봤다. 벚나무가 정확한 표현이다. 기자들이 쓰는 기사 뿐 아니라 외부필진 기고문의 문맥과 표현도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

지난 연말 경제면에서 2008년 경제 결산하면서 편집을 할 때 신호등을 그래픽으로 썼는데, 신호등은 방향성과 연관된 시설물이다. 전망기사였다면 괜찮겠지만 결산기사에 쓰면 어색하지 않나. 지난 1월15일자 1면 톱 '나누는 당신, 희망입니다'는 옴니버스식으로 몇 개 기사를 묶어서 1면톱으로 처리했는데 아주 좋았다. 사진도 적절했다. 그런데 이 기사가 난 그 전날 밤 영도 노래방에서 화재사건이 발생, 조선업체 직원 여러명이 숨졌는데, 밤 늦게 화재사건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희생자 수 등을 고려할 때 사회면(8면) 톱으로만 취급된 것은 다소 부족했다.

13일자 '호텔봉사료 이젠 없애자' 기사는 새로운 사실을 알려줬다. 법에 근거없는 호텔들의 해묵은 관행을 잘 꼬집었다. 좋은 발굴기사다.

▶장병윤 논설실장=독자권익위원들의 지적을 받을 때마다 항상 부족하다는 느낌을 갖는다. 여러 말씀 중에서 특히 공감되는 부분이 '인간에 대한 따뜻한 기사'를 다뤄 달라는 요구다. 따뜻한 기사와 사설을 많이 다루도록 노력하겠다.

▶이처문 편집국장=여러 위원님들의 지적에 감사드린다. 균형감각을 갖고 지면을 제작할 수 있도록 애쓰겠다. 치우치거나 실수를 할 때는 변함없이 따끔한 질책을 해 주길 바란다.

정리: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