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진우 프리랜서

- 내달 24~28일 영화의전당서
- 경쟁부문 출품작 배로 늘어
- 체험 프로그램도 대폭 확대

부산에서 열리는 영화제가 '부산국제영화제(BIFF)'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매년 5월 부산국제단편영화제를 시작으로 7월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11월 메이드인부산 독립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가 1년 내내 열린다. 부산에서 크고 작은 영화제가 열리면서 영화도시의 위상을 한층 더 올렸음은 물론이다.

다음 달 24~28일 영화의전당 등에서 제8회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BIKI)가 열린다. 국내 유일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에 의한 영화제이다. BIKI 김상화 집행위원장(부산예술대 이벤트연출과 교수·50)을 집행위 사무실에서 만나 준비 상황과 그간의 성과에 대해 들어봤다.

"BIKI 경쟁부문 '레디액션' 출품작이 지난해 60편보다 배 이상 늘어난 123편 접수됐어요. 그 가운데 프로그래머 심사를 거쳐 출품작 20편을 확정 지었죠. 영화제 포스터 공모전에도 579점이 접수돼 지난해(255점)보다 참여가 크게 늘었고요. 영화제 인지도가 많이 올라간 것 같습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어린이들의 참여가 늘어난 데 대해 무척 고무된 분위기다. 2006년 시작할 때만 해도 행사를 알리는 데 힘이 들었지만, 8년간 역사와 연륜이 쌓이면서 아이들의 영화 축제로 자리매김한 것에 대한 자신감도 엿보였다.

"BIKI는 어린이를 위한 영화제입니다. 단순히 어린이에게 영화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영화를 만들고 영화제를 꾸려나가도록 하며 '영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아이들이 다양한 장르의 복합체인 '영화'를 통해 문화·예술적 감성을 키워나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지요."

BIKI는 영화와 교육을 접목한 커리큘럼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다.

"영화는 아이들의 교육에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제작 수업을 예로 들어볼까요.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시나리오를 쓰면서 역사, 사회 전반에 관해 공부하게 됩니다. 또 시나리오 창작을 통한 창의력 발굴, 영화 촬영 과정에서 과학 원리 습득, 재연을 위한 미술 활동 등 여러 분야를 접목한 교육이 한 번에 이뤄지게 되죠. 어릴 때 BIKI에 참여했던 아이들이 영화를 만드는 데 재미를 느껴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는 사례들도 생겨나고 있는데 그 아이들을 만날 때면 '고생길로 접어들게 해서 미안하다'고 농담을 던지지만 속으로는 뿌듯합니다."

올해 BIKI는 어린이 참여 확대에 더 신경 썼다.

"아이들이 참여하는 '나도 성우다', '모래로 영화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 횟수를 대폭 늘리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축제의 대상자가 아니라 수행자로서 영화제를 만들어 나가도록 배려한 것이지요. 그 과정에서 리더십을 키우고 공동체 의식도 쌓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 위원장은 부산독립영화협회 대표 등을 거쳤고, 문화예술공간 '쌈' 기획 등 문화예술 분야 전반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 영화 축제 네트워크' 구성에도 적극 나섰다. "지역의 작은 영화제를 꾸려가는 인력들끼리 네트워크를 만들어 영화 축제 전문 인력을 키우고 이들의 정규직화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BIFF 외에 작은 영화제가 많을수록 지역에서 다양한 영화 유통이 가능해지고, 지역 영화 인력 유출도 막을 수 있어요. 구체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속도를 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