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최동원기념사업회 권기우 이사장이 지난 20일 올해 사업 목표인 '최동원 투수상' 제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 2011년 별세 후 기념사업 시작
- 전국 야구팬들 기부금 모아
- 사직구장 앞 광장에 동상 건립
- 그의 이름 딴 야구장도 구상 중
- 실현되면 비로소 '영웅의 귀환'

"야구의 전설인 '최동원 투수상'을 제정해 메이저리그 사이영상처럼 키울 겁니다."

지난해 9월 부산 사직구장 앞 광장에선 불멸의 투수 고(故) 최동원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 영웅이 고향의 품으로 돌아온 데는 (사)최동원기념사업회 권기우(58) 이사장의 역할이 컸다. 그는 2011년부터 부산은행·BN그룹은 물론 전국의 야구팬들로부터 기부금을 모아 동상 제작비 1억 원을 마련한 주역이다.

지난 20일 만난 권 이사장은 "올해는 최동원 투수상을 제정해 연말 첫 수상자를 배출하려 한다. 미국의 사이영상이나 일본의 사와무라상처럼 '최동원'이라는 세 글자가 한국 프로야구의 상징이 돼야 한다"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이미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 ▷야구 원로인 천일평 OSEN 편집인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허구연 MBC 해설위원 ▷선동열 기아 타이거즈 감독이 최동원 투수상 선정 위원직을 수락했다. 최동원기념사업회 이사이기도 한 양상문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고 권 이사장은 전했다.

"첫 상금 규모는 2000만 원(시상식 비용 포함)입니다. 프로야구 투수 중에서 수상자를 내고 점차 아마추어까지 확대할 겁니다." 상금을 위한 기금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목포의 한 야구팬은 매월 3만 원씩 최동원기념사업회로 후원금을 보내요. 국민 성금으로 주는 상이 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권 이사장은 '최동원 야구장'도 구상 중이다. "현대자동차가 부산 기장군 일광면에 짓는 야구장 4개면 가운데 한 개에 '최동원' 이름을 넣으면 어떨까요? 부산시·현대자동차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전망이 밝습니다."

100억 원대의 재원이 필요한 '최동원기념박물관'은 오는 2016년 문을 여는 '야구 명예의 전당'이 역할을 대신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동원은 부산의 살아있는 스토리이자 스토리텔링이 가장 필요한 인물입니다. 최동원 투수상과 야구장이 생기면 비로소 '영웅의 귀환'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권 이사장이 최동원 기념사업에 뛰어든 것은 2011년 9월 고인의 타계 소식을 접하고서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최 선수가 다섯 경기에 등판해 혼자 4승을 하며 롯데의 우승을 이끌었어요. 자신을 희생하면서 부산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잖아요. 이제는 그에게 보답할 차례라고 생각했습니다."

동아대 법대(석사)를 졸업한 권 이사장은 1989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계에 입문했다. 법무법인 구덕의 대표변호사이며,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