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획력 가진 인재 육성이 인문학 살 길"

인문역량강화사업단 동아대 박은경 단장

  •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   입력 : 2016-10-31 18:51:36
  •  |   본지 2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교육부 지원사업에 선정
- 지난달 인재양성센터 개소
- 인문학 소양 갖춘 재능 일꾼
- 부산시 전략사업 진출 연계

대학에서 '인문학'은 고사 직전이다. 대학 평가의 모든 잣대가 취업이 되다 보니 돈벌이가 안 되는 인문학은 점점 밀려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부의 '인문역량강화사업(CORE·initiative for COllege of humanities' Research and Education)'은 대학의 인문학을 살릴 기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은경 단장은 "인문학이 대학 밖에서는 붐이 일고 있지만, 대학 안에서는 취업에 도움이 안 된다며 외면당하는 양극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순용 선임기자
동아대 인문역량강화사업단장 박은경(고고미술사학과) 교수를 만나 사업의 의미와 가능성에 대해 들었다. "저는 '인문학의 위기'를 넘어 '인문학이 뇌사 단계다'라고 말해요. 그만큼 대학에서 인문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학생들은 기본 교양이자 기초학문을 외면하죠. CORE는 학생이 기초학문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인문학과 다른 학문 간 융합을 통해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단초가 될 겁니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진행하는 CORE는 기초학문인 인문학을 보호·육성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부터 3년간 600억 원을 쏟아부으며, 현재 전국 16개 대학(부산 동아대 부경대 부산외대)이 선정됐다.

"인문학에 600억 원을 투자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 대학에서 사업을 따기 위해 혈안이 됐어요. 대학 60곳이 응모했다니 말 다했죠. 수도권 7곳과 지방 9개 대학이 선정됐는데, 동아대는 인적·물적 인프라가 강점으로 작용한 것 같아요. 석당학술원을 비롯해 도서관, 함진재(희귀 도서 보관), 석당박물관 등에 보관 중인 인문학 자료가 풍부하고 연구진도 탄탄하거든요. '재창조'와 '즐거움'을 인문학에 접목하겠다는 '동남 콘텐츠 RE-Creation' 모델을 제시한 것도 좋았던 것 같아요."

동아대는 지난달 인문과학대 4층에 CORE를 위한 창의인문인재양성드림센터를 개소했다. 앞으로 3년간 87억 원을 지원받아 ▷기초학문 심화 과정 ▷인문기반 융합전공 과정 ▷인문역량 강화 공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인문기반 융합전공은 인문학 소양을 가지고 문화관광콘텐츠를 기획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 부산시의 전략 산업에 바로 진출할 수 있게끔 연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초학문심화는 사학, 고고미술사학, 한국어문학 등 3개 학문의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것으로 매년 30명을 선발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연구활동비를 지원해요. 돈벌이 때문에 연구에 몰두할 수 없는 학생을 도와주며 전문가를 키워내는 것이죠. 인문기반 융합전공은 ▷인문융합콘텐츠기획 ▷창의인문경영 ▷동북아인문프론티어 3개 분야로 나뉘는데 인문학과 경영학, 외국어, 콘텐츠 기획 학문을 융합한 교육입니다. 마지막으로 인문역량 강화 공통 지원은 산학협력 프로그램 발굴, 진로와 학업 상담 등을 진행하고 일반인을 위한 인문학 콘서트도 기획했어요."

박 교수는 자신의 연구뿐만 아니라 동아대 인문과학대학 학장과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을 맡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이 사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뭘까.

"지금 인문학은 대학 안과 밖이 양극화되어 있어요. 대학 밖은 인문학 붐이 일고 있죠. 예의 질서 배려 등을 상실한 청소년에게 인문학을 가르치며 인간다움을 회복하도록 유도하고, 삶의 목적을 상실한 노년층도 인문학을 공부하며 마음의 위안을 받죠. 하지만 대학 안에서는 당장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문학을 외면해요. 인문학 공부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인문학 소양을 토대로 기획력을 쌓아 취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준다면 대학 안에서도 인문학이 새롭게 조명받을 수 있을 거예요."

그는 "그런 면에서 이 사업이 3년 지원에만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관심을 받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6일 부산·울산·경남 비 또는 눈… 오후 대부분 그쳐
  2. 2故휘성, 오늘(16일) 영결식 및 발인…슬픔 속 영면
  3. 3불안한 주택 시장… 지난해 민간 분양 착공 실적 역대 두 번째로 적어
  4. 4오뚜기 울산 삼남면에 대규모 물류시설 만든다
  5. 5구직 포기한 30대 지난달 '역대 최다'…31만명 "그냥 쉰다"
  6. 63월 복귀 시 의대 정원 이전 수준으로…의대생 돌아올까
  7. 7'초고령사회 목전' 창원시, 올해 역대 최다 규모 노인일자리 만든다
  8. 8'교회 공유 재산 수십억 횡령 혐의' 창원 목사, 수사선상에
  9. 9전국 '청년백수' 120만명 넘었다…취업해도 26%는 '단기직'
  10. 10[속보] 전남 무안 한우농장서도 구제역 발생… 5건으로 늘어
  1. 1김두관, ‘여야 공동 尹탄핵심판 승복’ 기자회견 제안
  2. 2부산교육감 재선거 보수 후보 정승윤·최윤홍 단일화 합의 성공
  3. 3與, 보수 텃밭서 '尹탄핵 반대' 집회, "탄핵 기각 촉구"
  4. 4[속보] 합참, 러시아 군용기 KADIZ 진입…“훈련목적”
  5. 5尹탄핵 심판 선고 임박 관측에…與 "탄핵 무효" 野 "조속 파면"
  6. 6野, '美민감국가' 지정에 "한미동맹 균열 우려…尹 파면해야"
  7. 7하나둘 밀린 숙제 끝낸 헌재, 尹·韓 탄핵 선고도 속도낸다
  8. 8감사원장·檢 3인 탄핵 줄기각…尹심판 영향 촉각(종합)
  9. 9대법관 ‘檢 즉시항고’(尹 구속취소) 권고 후폭풍…與 “번복 개입 사법체계 훼손”
  10. 10여야, 소득대체율 합의...국민연금 개혁 급물살
  1. 1불안한 주택 시장… 지난해 민간 분양 착공 실적 역대 두 번째로 적어
  2. 2오뚜기 울산 삼남면에 대규모 물류시설 만든다
  3. 3구직 포기한 30대 지난달 '역대 최다'…31만명 "그냥 쉰다"
  4. 4전국 '청년백수' 120만명 넘었다…취업해도 26%는 '단기직'
  5. 5[속보] 전남 무안 한우농장서도 구제역 발생… 5건으로 늘어
  6. 6국토부, 올해 전국 10곳에서 ‘스마트 도시’ 조성 사업 추진
  7. 7여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합의…구조개혁은 진통 예상
  8. 8"균형발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지방 자립역량 부족'"
  9. 9교묘해진 SNS '뒷광고'…지난해 2만2011건 의심사례 적발
  10. 10"악성 미분양 17개월째 증가"…與 '취득세 중과 폐지' 추진
  1. 116일 부산·울산·경남 비 또는 눈… 오후 대부분 그쳐
  2. 23월 복귀 시 의대 정원 이전 수준으로…의대생 돌아올까
  3. 3'초고령사회 목전' 창원시, 올해 역대 최다 규모 노인일자리 만든다
  4. 4'교회 공유 재산 수십억 횡령 혐의' 창원 목사, 수사선상에
  5. 5[속보] 전남 무안 한우농장서도 구제역 발생… 5건으로 늘어
  6. 6부족한 울산 조선업 인력 우즈베키스탄에서 공급한다
  7. 7‘최장 기간’ 尹탄핵심판, 금주 중후반 선고 가능성
  8. 8경남도의 인재개발원 이전 논의 과열 조짐,
  9. 9남해군, 해랑 사업 추진으로 4가구 21명 전입
  10. 10지자체 최초 진주시 초소형 위성 ‘JINJUSat-1B’ 발사 성공
  1. 12025 다이아몬드브리지 국제걷기축제 참가신청 안내
  2. 2프로야구 부산·창원 시범경기, 우천 취소
  3. 3롯데 데이비슨·박세웅 흔들…필승조 정철원 깔끔
  4. 4퓨처스리그 14일 개막…체크 스윙 비디오판독 시범도입
  5. 5BNK-우리은행 챔프전은 ‘박혜진 시리즈’
  6. 6[인사이드 아웃사이드] 박정은 감독 ‘언니 리더십’
  7. 7셔틀콕 퀸 안세영, 전영오픈 16강행
  8. 8롯데 키즈클럽 선착순 모집
  9. 9KBO, '미성년자 성 착취물 제작 혐의' 서준원 무기실격
  10. 10마이너리그 거부권 없는 김혜성, 도쿄행 불발 트리플A서 시즌 시작

Error loading images. One or more images were not found.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