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휴학 후 청년문화 활동
- 공중파에 관련 다큐 2회 방영
- 대학언론 독립 모델 제시
- 부산 최초 팟캐스트 운영도

오늘날 청년들에게 세상은 취업을 위해 뛰어들어야 할 전쟁터이자 아직 도전하기에는 머뭇거릴 수밖에 없는 치열한 삶의 현장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들에게 세상은 이래저래 낭만적일 수가 없다. '청년문화'라는 단어가 사전에는 '젊은 세대의 독특한 정체성을 표현하는 문화'라고 정의돼 있지만, 현실에서 좀처럼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정욱교 대표는 "각 대학언론이 연합해 콘텐츠를 공유하고 공동의 재정 방안을 마련하면 학교로부터 편집권 독립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전민철 기자

청년의 낭만이 실종한 시대에 부산의 청년문화를 알리기 위해 전국을 무대로 종횡무진 중인 대학생이 있다. '부산의 달콤한 라디오(이하 부달라)'의 정욱교(26) 대표다. 부달라는 부산 최초의 온라인 음원 다운로드 방식의 라디오 팟캐스트 방송으로 출범해, 3년째 28명의 학생 작가·프로듀서·디제이 등이 참여하는 독립 미디어로 활동하고 있다.

정 대표는 오는 31일 KBS 1TV '열린채널'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15분짜리 청년문화 관련 다큐멘터리 방송을 앞두고 있다.

정대표는 이미 지난해 이 프로그램에 또 다른 다큐멘터리를 선보였다. 그는 "첫 다큐는 부산진구 양정동의 비밀기지라는 청년문화 아지트의 반상회를 주제로 한 '함께하는 가치, 헛짓거리 반상회'였다. 청년 활동을 함께하면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획의도였다"고 소개했다.

방송을 앞둔 그의 두 번째 다큐멘터리 '대학언론 캠퍼스 밖으로'도 청년문화 소개의 연장선에 있다. 그는 "학교 방송·신문사 등 대학언론이 존재감을 잃은 지 오래 됐다"며 "대학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언론의 기능을 찾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대학언론이 오프라인 비중이 높고, 수직적인 소통 방식을 고수한다고 지적한다. 연세대의 인터넷 라디오, 광주 공동체 라디오 등 4곳의 독립 매체에서 대안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학내에서 편집권의 간섭을 받고, 그 밖에서는 재정·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대안 모델은 대학언론협동조합이다. 조합은 한국외대 이화여대 등 5개 학교에서 지점 형태로 독립 학보(알리)를 발간하는 '알리' 프로젝트 중이다. 각 알리가 탄핵 등 대형 이슈에 대해서는 기사를 공유하고, 작은 이슈는 개별 보도하는 식이다. 조합 운영진이 영업으로 얻은 광고는 각 알리에 배분해 학교로부터 재정독립을 꾀한다. 부산도 대학 언론이 연합해 콘텐츠를 고급화하고 재정 독립 방안을 마련하면 편집권 독립도 가능하다는 게 정 대표의 주장이다.

이어 정 대표는 "청년문화를 꽃피우려면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다큐를 만든 것도 그런 취지에서다. '마이너'지만, 이런 젊은이들도 있으니까 한번 봐달라는 거다.

정 대표는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4학년 2학기 휴학생이다. 부달라를 직장으로 내세우기에는 수익이 없다. 그는 "나도 서류 스펙이 전무한 20대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겨도 후회는 남기지 말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당찬 소신을 밝혔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