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업계 처음 발 내디뎠지만
- 키즈 빌리지·온더플레이트 등
- 고객 위해 400억대 사업 단행
- 직원들이 자긍심 갖도록 노력
- 서로 도움 주는 팀워크 조성

"경영인으로서 제 전공은 '턴어라운드(turn around)' 입니다. 경영 혁신으로 조직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과감한 투자로 고객에게 최상의 만족감을 제공함으로써 성과를 이끌어내지요.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대표이사로 호텔업계에 처음 발을 내디디면서도 400억 원 대규모 리뉴얼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경영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박재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대표이사는 "직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효 기자

바캉스 도시인 부산을 대표하는 특급호텔인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지난 4년 동안 700억 원 규모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애초 계획했던 리뉴얼 규모는 객실 중심의 300억 원대 공사로, 2015년 대부분 마무리했다. 박재윤(66) 대표는 이때 대표이사 자리로 왔다. 대규모 리뉴얼을 마친 터라 안정적으로 관리만 할 수 있었지만, 그는 과감하게 2단계 리뉴얼을 추진했다. 최근 지역 호텔업계의 핫 플레이스로 주목받는 '키즈 빌리지'와 뷔페 '온더플레이트(O.T.P.)' 등이 대표적이다. 박 대표는 "과거엔 해운대라는 입지 때문에 호텔이 성업했다면 최근엔 고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면서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게 핵심 포인트가 됐다"며 "지난 4년 동안의 리뉴얼은 이러한 고객들의 기대와 니즈에 부응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난 16일 새롭게 문을 연 뷔페 O.T.P.를 '바다를 품은 뷔페'로 소개하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박 대표는 "해풍을 맞으며 수준 높은 요리와 한 잔의 샴페인을 마시는 느낌을 상상해보라"며 "실내에서 에어컨 바람 아래 식사는 어느 호텔에서나 가능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곳은 우리뿐이다"고 자신했다. 요리 메뉴와 시설도 크게 변화했다. 중식 양식 일식 한식 등 모든 스테이션의 주방을 오픈하고, 식자재 발굴을 위한 '파라다이스푸드 R&D 센터'를 특급호텔 처음으로 개설했다. 호텔업계로 오기 전 레스토랑 경영 컨설팅을 하면서 키워온 미식에 남다른 감각과 기준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박 대표가 오면서 바뀐 것은 호텔 시설뿐만이 아니다. 조직 분위기도 이전과 확 바뀌었다. 직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동기부여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직원들에게 무엇(WHAT)을 하도록 명령하는 조직에서 그 일을 왜(WHY) 해야 하고, 어떻게(HOW) 수행해야 하는지를 공유하는 조직으로 변화에 집중했다. 주니어 이그젝큐티브 멤버가 바로 그것. 입사 3~10년 차 직원으로 구성된 이 멤버들은 팀장급 회의와 같은 주제로 박 대표와 직접 미팅하면서 의견을 자유롭게 교환한다. 그는 "주니어 이그젝큐티브 멤버들이 동료들에게 직접 알리면서 경영 전략을 빠르게 확산시키고 참여도 이끌어낼 수 있다"며 "일선에서 일하는 가장 생동감 있는 직원들이기 때문에 피드백도 빠르고 회의 시간이 즐겁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라는 호텔 이름에 걸맞게 도입한 '앤젤서비스'도 그중 하나다. 쉽게 말하자면 '용병'인데 다른 팀에 갑자기 일이 몰리면 자원해서 찾아가 도와주는 식이다. 아울러 한국인이 성장하면서 체득하는 예와 효, 배려심을 근간으로 하면서 개인의 서비스 철학을 더한다면 세계적인 수준의 '케이 서비스(K-service)'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하기도 했다.

부임 1년 반 만에 과감한 변화와 도전을 이어온 그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첫 입사를 현대건설에 했다. 뉴욕지사에서 일하면서 고 정주영 회장님의 해외 방문 때마다 수행을 맡았는데, 정 회장님은 지시를 내릴 땐 항상 '왜' 해야 하는지를 설명해줬다"며 "경영진의 목표의식을 공유하면서 '우리가 나라를 먹여 살린다'는 생각으로 잠을 못 자면서도 즐겁게 일했다. 미션 완수에 대한 쾌감도 그때 배웠고, 지금까지도 끊임없는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10대에 미국으로 건너간 박재윤 대표이사는 워싱턴주립대학교(마케팅전공)와 조지워싱턴대학원(국제경영전공)을 마치고 현대건설 해외주재원, 하이콤 테크날러지, 삼성전자(SISA) 기획 및 영업총괄, 경영컨설턴트 등의 업무를 맡으면서 다양한 분야의 경영감각을 키웠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에는 지난해 1월 1일 자로 부임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