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서대졸업 의원보좌관 생활
- 환경관련규제 보면서 창업
- 김포공항 출입국장 벽면녹화
- 창업 20개월만에 매출 10억
- 중진공 글로벌창업기업 선정

김포공항 국제선 출·입국장 벽면은 일반적인 건물 벽면과 다른 특별함이 있다. 벽면에 식물을 심어 가꾼 벽면 녹화를 통해 이용객들에게 편안함과 쾌적함을 주는 동시에 실내 공기질 개선에도 효과를 보고 있다.

코르크월드 오동국 대표는 “앞으로 청년 기업인에 자금이나 행정적 도움을 주는 스타트업 기업 지원 투자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이 벽면녹화는 창업 1년8개월밖에 되지 않은 벤처기업인 ㈜코르크 월드가 시행했다. 지난해 2월 설립된 이 회사는 친환경 소재인 탄화 코르크 보드를 활용해 실내외 친환경 마감재와 벽면 녹화재 등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신생기업이다. 30대 중반의 오동국(35) 대표가 이끄는 코르크 월드는 설립 초기지만 벽면 녹화 분야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6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글로벌청년창업 기업으로 선정됐고, 7월에는 벤처기업 인증도 받았다. 한 해 매출도 10억 원에 이른다.

부산 기계공업고등학교 출신인 오 대표는 동서대학교 재학중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그리고 졸업 후에는 국회에서 6년간 국회의원 보좌진 생활을 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부산시 서울본부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오 대표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창업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 권유로 기계공고에 가게 됐는데, 기계공고 출신의 사업가 선배들을 보면서 사업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고교시절 부산 기능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경험과 4개의 자격증을 딴 것이 창업을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그리고 6년 동안 국회에서의 경험은 사업을 위한 행정적 절차를 준비하는 데 자신감을 갖게 했다”고 설명했다.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오 대표는 “창업을 위한 행정적 절차를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 대표는 “사업을 하는 데 자본이 굉장히 중요하다. 정부에서 어떤 지원을 해주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거기에 맞는 사업구조를 먼저 형성한 뒤에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안정적 창업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수한 인력 확보도 창업의 주요 조건이다. 오 대표는 “코르크 원료 수입을 위해 포르투갈에 5번 정도 갔는데 모두 통역을 활용했다. 그런데 메일이나 자료를 번역해야 하는 등 시간도 많이 걸렸고, 일에 대한 연속성도 떨어졌다. 당연히 중요한 바이어와의 협상도 잘되지 않았다”며 “그런 일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인력을 미리 뽑았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고 아쉬워했다.

창업 아이템 선정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오 대표는 “트렌드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아이템을 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특허나 수출과 연계될 수 있으면 더 좋다”고 창업 팁도 공개했다. 그가 코르크를 사업 아이템으로 정한 것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관심이 영향을 끼쳤다.

오 대표는 “국회에 있으면서 지구온난화 관련 정책들을 많이 접했고, 앞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환경 규제를 많이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심 속 녹화가 트렌드가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고 말했다.

오 대표의 꿈은 청년 창업인과 동서대 후배들의 멘토가 되는 것이다. 그는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기업 운영을 잘해서 스타트업 기원 지원을 위한 벤처투자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청년 기업인에 자금이나 행정적 도움을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그는 “취업이나 창업에 어려움을 겪는 동서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