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파생상품 시장 육성
- 해외거래소 교차상장 추진
- 중소기업 지원 시스템 구축
- 다양한 내부 목소리 경청
- 직원들과도 소통 늘릴 것
제6대 한국거래소(KRX) 정지원 신임 이사장이 지난 3일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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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정지원 신임 이사장은 “부산이 해양·선박·파생상품에 특화된 금융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정 이사장이 취임 인사차 본사를 방문한 모습. 서정빈 기자 |
정 이사장은 거래소가 당면한 최우선 과제로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꼽았다. 올해 고공행진을 펼친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 이사장은 “창업·중소기업 성장 지원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혁신기업이 코스닥시장에 더욱 쉽게 상장될 수 있도록 나스닥시장의 맞춤형 상장요건을 벤치마크해 미래 성장성 중심으로 진입요건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기 중소기업을 위한 주식시장인 코넥스시장도 프리 코스닥시장으로 공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한다. 정 이사장은 “한국거래소가 보유한 대내외 지원 인프라를 활용해 창업·중소기업 통합지원체계인 팜시스템(Farm System)을 구축하고 기업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시장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그는 “첨단 기술주처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우량 기업의 코스닥시장 유치를 추진하고, 기관투자자의 시장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다양한 수단을 마련하겠다”며 “코스닥시장에 기반을 둔 ETF(상장지수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세제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코스닥시장의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직·예산운영의 자율성 확대 등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기업, 투자자, 벤처캐피털, 금융투자업계 등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의 경쟁력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높이는 것도 정 이사장이 제시한 주요 업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글로벌 경쟁력 확보는 필수적이다. 해외 거래소들은 기업과 투자자를 자국 거래소에 유치하기 위해 무한경쟁을 펼치고 있다. 정 이사장은 “해외 거래소와 공동상품을 개발하고 교차상장을 추진하겠다”며 “글로벌 시장과의 협력 체계를 기반으로 국내 상장기업들과 함께 투자자 유치를 위한 IR(기업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거래소는 부산을 명실상부한 해양·파생상품 금융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한다. 그동안 다소 침체해 있던 파생상품 시장을 건전하게 육성할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장내 파생상품시장은 금리·외환 파생상품 등을 확충함으로써 코스피200 상품에 대한 편중을 해소하고, 다양한 구조화 상품(ELS·DLS 등) 개발에 필요한 신상품 상장을 확대해 기관투자자 중심의 위험관리시장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외 파생상품시장도 글로벌 선진거래소의 사업 다각화 전략을 벤치마크해 장외청산 대상상품을 확충하고 거래정보저장소(TR)도 차질 없이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내부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하겠다”며 “한국거래소를 부산 대표 금융기관으로 만들기 위해 ‘부산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하여 함께 발전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1962년생으로 부산 대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무부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를 거쳐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2015년 말부터 최근까지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지냈다.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