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80%가 국책사업 진행
- 주민 밀접시설 공론화 필요
- 인구 증가로 중학교 부족
- 시교육청 민심 읽어주기를

“(부산) 강서는 지금 국책사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강서지역발전소 이종환 이사장은 “역동적이고 젊은 강서는 인근 지역을 아우르는 중추도시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21일 부산 강서구 명지동 강서지역발전연구소 사무실에서 만난 이종환(57) 이사장은 가장 먼저 이 말을 꺼냈다. 강서의 80%가 국책 사업이 진행 예정인 상황에서 잡음은 피할 수 없는 일. 이 이사장은 “부산지역 동서격차 해소 차원에서 지금의 개발 사업은 ‘발전’이 맞다. 하지만 정작 이곳 주민은 옥토를 내주고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해 ‘몸살’을 앓는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강서에는 오션시티에 이어 명지국제신도시 에코델타시티 등이 조성 중이며, 향후 R&D 항공클러스터 서부산유통단지 등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강서지역발전연구소는 이러한 개발 사업에 소외된 주민의 민원과 애로사항을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직접 발로 뛰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처음엔 지역 봉사단체로 시작했다가 지난해 초 비영리단체로 등록했습니다. 지역민 중심으로 조직했고,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변호사도 영입했죠. 법률노동 도로교통 농어민환경복지 여성교육 등 5개 위원회로 구성하고, 매주 3회 주제별 정기 토론회를 열어 회원 간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연구소의 최근 토론회 주제는 명지오션시티 내 중학교 신설 문제. 현재 이 지역 학부모 사이 가장 뜨거운 현안이다. 급증하는 학령인구를 예측하지 못해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이 넘는 ‘콩나물 교실’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이 이사장은 “애초 지구단위계획에는 중학교 2곳이 배정돼 있었는데 지금은 한 곳뿐이다. 현재 오션시티 내 초등학생 인구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 문제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우리 연구소와 지역 국회의원이 함께 간담회를 추진하고, 학부모들도 현수막을 내걸거나 촛불집회를 열고 있는데 부산시교육청이 민심을 읽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발 사업에 따른 보상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명지 어르신들이 3.3㎡당 40만~50만 원에 판 땅들이 지금은 30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물론 사업자가 개발을 했기 때문에 가치가 오른 것도 있지만, 매입 당시 그 부지의 잠재적인 가치에 대해서도 합당한 보상이 있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이 이사장은 지역 내 검토되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명지국제신도시에 들어설 예정인 복합문화회관이 주민 주도형 문화시설이 아닌 다른 용도로써 추진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일방적으로 추진할 게 아니라 주민 생활과도 밀접한 시설인만큼 공론화를 통해 의견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일침했다.

이 연구소는 전신인 봉사단체로서 역할도 하고 있다. 수년째 하는 강서노인복지관 배식 활동도 월 1회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후원회를 결성해 관내 초등학교 운동장에 자외선 차단막을 설치하고, 지사동 아파트에 작은 도서관 개관에 힘을 보탠 것도 연구소의 자랑거리다.

이 이사장은 인터뷰 내내 강서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바다와 산, 철도와 항만, 항공 모두를 품고 있는 강서만큼 역동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풍부한 곳이 부산에 또 어디 있겠습니까. 여기에 신도시 건설로 젊은 사람이 대거 유입되면서 ‘젊은 도시’라는 호칭에 가장 어울리는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강서는 양산 김해 거제 등지를 아우르는 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명지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 이사장은 동아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석사로 졸업했다. 강서 토박이로서 제6대 시의원을 역임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