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첫 고장력 항공용 개발
- 곡사포용 제품 국산화 등
- 국가 기간산업 발전에 한몫

- 다양한 사회단체 활동으로
-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

1978년 부산 서면 공구상가의 한 볼트 상사. 온몸에 기름칠을 한 20대 청년이 쉴 새 없이 공구를 조립하고 있었다. 볼트와 너트를 풀었다 조이기를 수십 번.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닦는 목장갑을 낀 오른손 약지 부분이 흔들거렸다. 작업 중 오른손 약지가 일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청년은 이렇게 40년간을 매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땀방울을 닦았고, 3평 남짓하던 가게는 연 매출 200억 원 규모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볼트회사로 성장했다.

금성볼트공업㈜ 김선오 대표가 부산 강서구 화전산단 내 사무실에서 경영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제35회 부산산업대상에서 기술대상을 받은 금성볼트공업㈜ 김선오(64) 대표의 얘기다. 김 대표는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연구 개발로 국내 최초 고장력 항공용 볼트를 개발하는 등 금성볼트공업을 국내 볼트 너트 제조 분야에서 최고의 선도 기술을 확보한 기업으로 성장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155㎜ 곡사포용 볼트 너트 제품을 국산화해 국가 기간산업도 한 단계 발전시켰다.

부산 강서구 화전산업단지에 자리잡은 금성볼트공업의 저력은 기본을 강조하는 김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이 회사의 사훈은 40년 전 김 대표가 단돈 50만 원으로 금성볼트상사를 창업할 때 만든 ‘약속을 지키는 회사, 노력하는 회사, 창조하는 회사’. 김 대표는 “40년이 지났지만 제 마음은 회사를 처음 만든 그날과 다르지 않다”며 “좋은 품질로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고, 이를 바탕으로 사원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도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가벼운 운동과 목욕을 한 뒤 하루도 빠짐없이 이른 아침 회사로 가 직원들을 맞이한다. 어느새 직원들도 사장님의 이른 출근에 익숙해졌다. 김 대표는 일과가 시작된 뒤 하루 네 차례 생산 설비를 점검하고,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눈다. 그 덕분에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글로벌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에 부품을 납품하는 등 매년 20% 이상의 연 매출 증가를 기록할 정도로 튼튼한 회사로 성장했다.

그의 경영철학은 오로지 일에만 있지 않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어느 광고 문구처럼 김 대표는 주 5일제의 개념조차 없던 30여 년 전부터 토요일 오전 근무제를 시행하는 등 직원 복지에도 신경을 쓴다. 특히 직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직원 생일과 각종 경조사는 물론 자녀 학자금, 장기근속 포상금 등 동일 산업군이나 회사 규모보다 다양한 복지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회환원에도 관심이 많다. 새로운 기술을 창조해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한국청년회의소, 자유총연맹, 법무부 범죄예방 부산지역 운영위원, BNK경남은행 사랑 나눔재단 이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김 대표의 사무실은 정부와 각종 사회단체로부터 받은 200개가 넘는 감사패와 공로상으로 가득 차 있다.

어느새 60대 중반이 된 김 대표의 목표는 금성볼트공업이 ‘존경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금성볼트공업이 100년, 200년 이어지게 하면서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남은 시간을 창업 때와 같은 의지로 살아가겠다”며 “지역에서 성장한 기업으로서 청년 일자리 창출 등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