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연합뉴스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LG그룹은 이날 구 회장이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고 전했다.

고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 수 차례 뇌수술을 받았다. 통원 치료를 하다가 최근 상태가 악화되면서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회장의 별세 소식과 함께 그가 제정했던 LG 의인상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다.

일찍이 구 회장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 회장의 뜻에 따라 LG 공익재단은 ‘LG 의인상’을 제정했다.

LG 의인상은 한국사회에서 의로운 행동, 선행으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사람을 선정해 시상하는 상이다. 하지만 시상과정을 살펴보면 다른 상과는 차이를 보인다.

과거 LG 의인상을 수상한 적 있는 사람은 LG 공익재단의 전화를 보이스피싱으로 오해했다. 갑작스레 전화가 걸려와 상금 1억 원을 지급하겠다고 말한 까닭이다. 이 뿐만 아니라 LG 의인상에 선정되면 수상자가 원하는 장소와 시간을 정해 수상을 받을 수 있다. 또 자신의 행적과 수상 사실이 알려지길 꺼려할 경우 LG 공익재단에서 수상 사실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겠다고도 덧붙인다. 이 같은 이유로 LG 의인상을 두고 ‘수상한 시상식’이라고도 부른다.

LG 의인상을 선발하는 LG 공익재단 직원들은 출근과 동시에 컴퓨터 모니터만을 뚫어져라 살핀다고 한다. 포털, SNS에서 회자되는 미담을 수집하기 위해서다. 직원들에 의해 발굴된 사건과 사람은 이후 심의위원회를 거쳐 선정이 확정된다. 선정된 사람은 행적에 따라 1000만원에서 최대 5억 원까지 상금을 받는다.

상금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의 경우 LG 그룹에 특채되기도 한다. 대구 지하철 선로에 추락한 시각장애인을 구한 해병대 최병수 병장은 LG공익재단으로부터 상금, 대학장학금 뿐만 아니라 대학 졸업 후 특별채용까지 약속받았다.

최근에는 ‘투스카니 의인’으로 알려진 한영탁씨 또한 LG 의인상 수상자로 결정되기도 했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