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메리놀병원은 지난 12일 7층 회의실에서 ‘메리놀병원 1세대 수녀’ 초청 행사를 마련했다. 메리놀수녀회 소속으로 1950, 60년대 메리놀의원·메리놀수녀의원에 근무한 요한나, 이인혜 수녀는 이날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고(故) 리처드 위트컴(1894~1982년) 장군 36주기 추모식과 부산 유엔평화기념관 ‘위트컴 장군 상설전시실 개관식’에 참석한 뒤 메리놀병원을 찾았다. 위트컴 장군의 딸인 민태정 위트컴희망재단 이사장, 정권섭 위트컴추모사업회 회장 등도 같이 참석했다.

왼쪽 네 번째부터 민태정 위트컴희망재단 이사장, 이인혜 수녀, 요한나 수녀.

이들은 메리놀병원이 준비한 간담회와 병원 역사 동영상 및 홍보 동영상을 감상한 뒤 병동,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 성당, 혈액투석실 등 건물 전체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동영상을 보던 요한나 수녀는 화면에 비친 흑백 사진을 가리키며 “It’s me”라고 외쳐 참석한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조영만(세례자 요한) 행정부원장 신부는 “메리놀병원은 단순히 아픈 사람을 고치는 곳이 아니라, 역사적 가치를 지닌 동시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병원”이라며 “수녀들이 초석을 다진 병원을 잘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메리놀수녀회가 1950년 5월 1일 설립한 메리놀병원(당시 메리놀의원)은 중구 대청동 현재의 부산가톨릭센터·부산평화방송 건물에 위치했고, 위트컴 장군과 미군 장병들의 도움을 받아 1954년 7월 29일 현재의 메리놀병원 부지에서 기공식(국제신문 2011년 6월 11일 자 1·4면 보도) 이 열렸다.

당시 미군 부산군수기지사령관으로 근무하던 위트컴 장군은 지상 3층, 16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세우기 위해 대한미군원조처(AFAK)의 기금을 조달했을 뿐 아니라 병원 신축이 공사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자 휘하 미군 장병들에게 월급의 1%를 공사비로 내게 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