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승강 플레이오프 때
- 2부 강등시킨 상대팀 감독
- “용병·공격 등 보완점 메워서
- 이정협 필두 공격축구 구사
- 2부 리그 우승 꼭 이뤄낼 것”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심정으로 올 시즌 부산 아이파크를 반드시 1부 리그에 올려놓겠습니다.”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조덕제 감독이 10일 부산 강서구 부산아이파크 클럽하우스에서 올 시즌 구상을 밝히고 있다. 김종진 기자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를 이끌 신임 조덕제(53) 감독. 그는 지난달 말 취임한 후 ‘결자해지’란 말을 참 많이 들었다고 한다. 조 감독이 수원 FC 사령탑이던 2015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을 2부 리그로 강등시켰던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당시 2부 리그였던 수원은 부산을 잡고 1부로 승격했고 1부 리그였던 부산은 2016시즌부터 2부로 내려와 지난 시즌에도 아쉽게 승격에 실패했다. 승격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윤겸 감독이 사퇴를 하고 조 감독이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조 감독이 부산의 감독으로 선임된 배경 중 하나는 수원을 승격시킨 경험도 영향을 미쳤다. 조 감독은 “공교롭게 부산의 감독이 됐다. 이번 시즌에는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1부 리그로 자동 승격할 수 있도록 2부 리그 우승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수원 감독 시절부터 조 감독은 ‘공격 축구’로 정평이 나 있다. 조 감독은 “올 시즌 부산이 좀 더 보완해야 할 부분 역시 공격”이라며 “지난 시즌 부산은 득점 2위, 실점 2위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지표지만 선수들에게 보다 강력한 공격과 전방 압박을 주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포지션은 경쟁을 통해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기용할 것이다. 네임 밸류는 의미가 없다”며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조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기 위해 용병을 포함한 전력 보강에 여념이 없다. 그는 “최근 수년간 부산의 용병 농사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미드필더 호물로는 나름의 역할을 해줬지만 최전방 공격수를 맡은 용병의 파괴력이 떨어졌다”면서 “현재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찾고 있다(조 감독은 공격적인 4-2-3-1 포메이션을 선호한다). 기술이 좋은 브라질 용병이나 몸싸움에 강한 유럽 쪽 공격수를 영입 리스트에 올려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선에서 섀도 스트라이커를 맡던 고경민이 경남 FC로 이적하면서 대체 자원이 필요하다. 또 수비형 미드필더 보강도 해야 한다. 나머지 포지션은 현재 자원으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일본 J리그에 임대를 갔다 팀에 복귀한 공격수 이정협에게 품은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정협은 국내 공격수 가운데서도 상위 클래스다. 잠재력이 큰 선수인 만큼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에 합류한 노상래 공격 코치가 현역 시절 이정협과 비슷한 스타일이어서 이정협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덕장보다는 용장 기질을 가졌다. 과거 맡았던 대학과 실업팀, 프로팀에서도 끊임없는 공격을 펼치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으로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렸다. 조 감독은 “과거에는 그런 스타일의 지도가 통했는데 요즘 프로구단에서도 공격과 수비, 전술에서 분업화가 많이 이뤄졌다. 노상래(공격), 이기형(수비) 코치와 중요한 부분을 상의해서 팀을 만들어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노상래 코치와 이기형 코치는 조 감독의 부름에 흔쾌히 동참했다.

조 감독은 부산 아이파크의 전신인 대우 로얄즈에서 선수 생활을 할 당시 일화를 들려주며 팬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프로축구의 인기가 대단하던 시절이었다. 그때는 대우 로얄즈 선수들이 생활체육 현장에 참여해 팬과 소통하고는 했다”면서 “올 시즌 부산 아이파크 선수단도 지역의 팬과 자주 만남을 갖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