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커져 주민 화합 절실
- 9월 골프대회 개최 예정
- 아나바다 장터 등도 제안

- 주민총회·자치예산 신설 등
- 자치회 강화 움직임 큰 기대

현재 전국 읍·면·동에 설치된 주민자치위원회는 일종의 ‘풀뿌리 민주주의’를 시험하는 무대다. 뜻있는 시민들이 위원으로 참여해 주민자치센터 시설을 운영하는 한편 시민 복지 확대에도 기여해 오고 있다.

김해시 최진기 주민자치협의회장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역 주민들이 만나서 정을 나누는 ‘스킨십’ 행사를 개최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 김해시는 19개 읍·면·동이 있다. 현재 시에는 상동, 진영, 생림 등 3개 읍·면·동을 제외한 16개 읍·면·동에 주민자치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위원회가 모여 결성된 단체가 김해시 주민자치협의회다. 최진기(60) 주민자치협의회 회장은 지난 2월 선임된 이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재 그는 인구 8만5000명으로 전국 읍·면·동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북부동의 주민자치위원장도 겸하고 있다. 북부동민원센터 주민자치위원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큰 키에 호남형 풍채를 가진 그는 환한 미소로 기자를 맞았다.

“시대 변화에 따라 김해도 지역 주민자치위원회의 활동이 활발합니다. 북부동민원센터만 해도 에어로빅 서예 특강 등 30개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운영권이 주민자치위원회에 있습니다. 비록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보람도 많습니다.”

그는 시 전체 자치위원회의 대표인 만큼 시민들의 복지와 생활 편의 증진에 관심이 많다. 그는 “신도시와 산업단지가 잇따라 들어서는 김해시는 타 도시에 비해 인구 증가율이 높다. 최근 10년 사이 도시 규모가 커지면서 일자리를 찾아온 외지 사람도 급속히 늘고 있다. 주민들 간 화합을 다지는 문제가 핵심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장유 진영 주촌에 잇따라 신도시가 생기면서 기존 시민들과 이질감이 커지고 있는 것. 최 회장은 “자칫 정서가 차이나는 주민들이 서로 양보하지 않고 맞설 경우 지역 발전은 퇴보할 수밖에 없다”며 “살 만한 도시는 비록 출신지는 다르지만 주민 간 소통하고 협력하는 분위기가 어우러질 때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며 소신을 밝혔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역 주민들이 만나서 정을 나누는 ‘스킨십’행사 개최가 절실하다고 전했다. 스포츠 행사나 아나바다 장터 등을 제안했다. 오는 9월 중에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도하는 파크골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을 치며 대화를 나누는 사이 친분이 두터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는 11월에는 장유 서부문화센터에서 주민자치경진대회도 개최한다.

김해시 주민자치위원회도 내년부터 큰 분수령을 넘게 된다. 그는 “관련 법 개정으로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김해시의 주민자치위원회 명칭이 ‘주민 자치회’로 바뀐다. 읍·면·동 자치회에서 직접 시비를 지원받아 각종 주민 복지 사업을 할 수 있는 등 권한이 대폭 강화된다”고 전했다. 김해시도 내년부터 1, 2개 읍·면·동을 정해 시범 실시할 예정이다.

그는 “주민자치회 기능이 갈수록 강화될 전망”이라며 “읍·면·동 숙원사업을 논의할 주민 총회 소집도 가능해지고 주민 자치회 예산이 신설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남 사천이 고향인 그는 김해에 사업을 하며 정착한 지 30년이 넘어 이제는 제2의 고향이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